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오비맥주에서 선보인 비알코올 맥주 ‘카스 0.0(이하 카스 제로)’의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위반 여부를 들여다볼 계획이다. 제품명에 ‘0.0(제로)’라는 표기를 사용해 알코올 성분이 아예 함유돼 있지 않은 ‘무알코올 맥주’가 아니어서 소비자를 오인시킬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29일 식약처 관계자는 “관련 부서에서 해당 내용을 검토해 볼 예정”이라며 “제품명에 사용된 '제로', '0.0'이라는 표현이 열량이나 당류, 알코올 등 어떤 의미를 담은 것인지 제작자의 의도를 사측에 확인한 후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알코올이나 열량이 0이 아닌데 '제로', '0.0'이라고 표현한 것이라면 명백한 표시·광고 위반”이라고 덧붙였다. 식약처는 사측의 소명 내용을 받아본 후 표시광고법 위반 여부를 판단해 제재 등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시중에서 ‘무알코올’, ‘비알코올’ 음료로 판매되고 있는 맥주 대용의 제품은 만 19세 이상 성인에게만 판매되고 있지만 ‘주류(酒類)’는 아니다. 주세법상 알코올 함량이 1% 미만일 경우 ‘음료류’로 규정하고 있다.

식약처 고시 ‘식품 등의 표시기준’(제2020-37호)을 보면 주류 이외의 식품에 알코올 식품이 아니라는 표현(Non-alcoholic), 알코올이 없다는 표현(Alcohol free), 알코올이 사용되지 않았다는 표현(No alcohol added)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이 표현 바로 옆 또는 아래에 괄호로 성인이 먹는 식품임을 같은 크기의 글씨로 표시해야 한다. 주류 원재료 내 에탄올은 알코올로 표기 가능하다. 

‘무알코올’의 경우 알코올이 전혀(0%) 함유돼 있지 않은 제품에 표시되며, 알코올이 1% 미만의 극미량이라도 포함돼 있다면 ‘비알코올’ 맥주로 구분된다.

제품 겉면에도 무알코올 제품의 경우는 ‘알코올 프리(ALCOHOL FREE)’라는 표현을 쓸 수 있지만 비알코올 제품은 ‘논알코올·논알콜릭(Non Alcoholic)’은 사용할 수 있어도 ‘알코올 프리’라는 표기는 사용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제품 패키지 겉면에 ‘비알코올’이라고 표기돼 있는지 여부를 세심하게 따져봐야 한다. 식약처 관계자는 “알코올 함유량이 1% 미만이더라도 당연히 임산부는 마셔서는 안된다”면서 “음료 제품을 구입할 때 제품에 표시된 사항을 꼼꼼하게 읽어보고 기호에 맞는 음료를 선택하여 구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주류 제품만 생산하던 오비맥주가 ‘탄산음료’로 구분되는 비알코올 맥주를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카스 제로’는 알코올 도수가 0.05% 미만으로 열량은 95kcal다. 

오비맥주에서도 “임산부의 음용은 권장하지 않고 있다”면서 “임산부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은 계획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알코올이 전혀(0%) 함유돼 있지 않은 시중에서 판매 중인 하이트진로의 ‘하이트제로0.00’과 롯데칠성음료의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가 제품명에 ‘제로’라는 표현을 쓰고 있어 ‘카스 제로’ 역시 ‘무알코올 음료’로 오인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알코올 맥주는 하이트진로음료의 ‘하이트제로0.00’과 롯데칠성음료의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가 대표적이다. 두 제품은 모두 알코올이 0.00%로 전혀 들어있지 않아 임산부나 음용 후 운전에도 문제되지 않는다.

두 제품은 제품명과 패키지에 알코올 함량 0.00%를 내세우고 있다. ‘하이트제로0.00’은 ‘제로’와 알코올 함유량을 강조한 디자인을 사용했다. 지난 2016년 마지막으로 개편된 디자인은 하이트진로의 대표 맥주 브랜드인 '하이트(hite)'의 패키지 디자인과 통일성을 유지하되 은색과 파란색을 사용해 청량감을 강화하고, 무알코올 음료임을 강조했다는 부연이다. 

지난 6월 출시 3년만에 제품 디자인을 개편한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는 패키지 중앙에 0을 상징하는 골드링에 레드컬러로 0.00%를 강조해 알코올이 전혀없는 무알코올 음료임을 표현하고자 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는 0.00%의 완전 제로 알코올임을 강조하면서 맥주 본연의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새롭게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위키리크스한국=유경아 기자]

yooka@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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