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에 빠진 지길순·이연석 조광피혁, 본업은 뒷전·투자에만 혈안?
주식에 빠진 지길순·이연석 조광피혁, 본업은 뒷전·투자에만 혈안?
  • 박영근 기자
  • 승인 2021.01.21 16:57
  • 수정 2021.01.21 1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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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피혁, 지길순 회장 취임 이후 본격적으로 타사 주식 매수
애플 주식 수익만 총 영업이익의 2배…본업 매출 성장은 감소
직원들 "사장이 본업보다 주식 투자에만 관심있는 듯" 호소
[조광피혁
[조광피혁 청주공장]

모피 및 가죽 제조업체인 조광피혁이 점점 투자회사로 전락하는 분위기다. 지난 2010년부터 자사 업계와는 전혀 관련없는 포스코·남양유업·광주신세계·신영와코루·대한제분·태광산업·동아타이어 등에 수십억 원을 투자하더니 1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보유 주식수를 늘려 '본업보다 주식으로 돈버는 기업'이란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일각에선 "이쯤 되면 조광피혁은 가죽 파는 회사가 아니라 투자은행을 꿈꾸는 게 아닌가 싶다"는 말까지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조광피혁의 이같은 주식 투자 욕구는 지길순 회장이 취임한 1995년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드러났다. 청주방송을 단순 투자 목적으로 16만8000주를 매수하더니 이후 2008년엔 포스코(1만6336주), 2009년 광주 신세계(3만7752주), 신영와코루(5430주), 삼양통상(18만2500주), 2010년 대한제분(7306주), 동아타이어공업(1만8612주), 2013년 애플(6만7217주), 버크셔 해서웨이(236주), S&P500(5663주) 등을 차례로 사들였다. 

지난해 6월30일 반기보고서 기준 조광피혁의 주식 평가 금액은 1600억 원 가량으로 전해졌다. 부동산도 소유하고 있다. 서울·경기 지역에 소유한 토지·건물은 기말장부가액으로 약 200억 원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해 예상 매출의 1/4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조광피혁의 순익은 코스피와 환율에 따라 대폭 움직이는 사례가 잦은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지난해 8월26일엔 조광피혁의 주가가 오전 한때 6만4800원까지 급등한 사례가 있었다. 시장은 이날 조광피혁의 급등 이유가 애플 때문이란 이야기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조광피혁은 애플 주식을 꾸준히 사들여 7만2217주를 보유중이었다. 당시 애플 주가 499.3달러를 적용하면 보유액은 총 428억 원으로 추정된다. 조광피혁의 지난 2019년 연간 영업이익이 158억 원인데, 애플 주식 투자로만 거의 2배를 벌었다는 의미다.

반면 본업 매출은 감소중이다. 매출의 성장이 더디더니 최근엔 오히려 감소세로 들어섰다. 조광피혁 주주들은 '회사가 방향성을 잃은 것 같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주주는 "주식놀음 하느라 본업인 피혁 장사는 뒷전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주 역시 "자고로 큰 돈을 만지다 보면 본업은 내팽겨치는 것이 인간이다"라는 반응을 내놨다. 내부에서도 반응은 비슷하다. 일부 직원들은 "사장과 회장이 회사 경영보다 주식에만 관심이 있는 것 같다" "투자해서 돈 벌어도 회사가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못받고 있다" "직원들은 냄새나고 노후화 된 시설로 녹물을 이용하고 있다"는 등 불만을 토로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같은 조광피혁 방향성에 대해 "급변하는 영업환경과 세계 경제 속에서 지속작으로 자산만 갖고 투자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면서 "경쟁업체애 비해 매출 하락 폭이 심화되는 모습에 자극을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쯤 되면 조광피혁은 가죽 파는 피혁 회사가 아니라 투자은행을 꿈꾸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조광피혁은 엎친데 덮친 격으로 '일감 몰아주기' 의혹까지 받고 있다. 조광피혁 지분율 14.16%를 확보하고 있는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가 해당 의혹을 법원에 검사인 선임을 신청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박 대표는 조광피혁이 조광이란 회사를 통해 일감을 몰아줬다고 주장했다. 조광은 조광피혁으로부터 원단 임가공을 의뢰받아 납품하는 회사로 이연석 조광피혁 사장이 함께 경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광피혁 측 관계자는 "평가이익이지 저희가 매도하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 계속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아직 매도를 실현하지 않은 상태에서 뭘 쓸것이라고는 확정짓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목표 없는 투자를 왜 시작한 것이냐'는 질문엔 "회사 여윳자금으로 운영한 방식 중 하나일 뿐이다. 추후 주가를 매도하면 M&A를 할 수도 있고 회사 증축을 할 수도 있다. 기술 개발이나 본업에 대한 투자도 이미 충분히 하고 있다. 거기서 남은 돈은 유가증권에 투자하고 있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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