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증시 '게임스탑' 종목에서 개인 투자자와 공매도 세력이 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반 공매도 움직임이 시작되는 분위기다. 개인 투자자가 공매도 세력을 꺾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목격한 동학 개미들이 공매도 잔고 비율이 높은 코스피 상장사 셀트리온에 좌표를 찍은 것으로 보인다.
1일 주식시장 개장 후 셀트리온과 에이치엘비 등 관련 종목이 일제히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셀트리온은 이날 오전 9시35분 기준 15.12% 폭등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도 10.44%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셀트리온은 국내에서 공매도 잔고가 가장 많은 종목으로 꼽힌다. 지난 27일 공매도 잔고는 2조1464억 원으로 2위를 차지한 넷마블(1522억 원)의 14배에 달한다.
앞서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주식정보 공유게시판인 '월스트리트베츠'에선 개인투자자들이 공매도 비중이 높은 게임스탑, AMC, 베드배스앤드비욘드 등을 공격적으로 매수해 공매도 세력에 철퇴를 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게 일었다. 그 결과 멜빈캐피털과 시트론 등 두 헤지펀드사는 상상을 초월하는 피해를 떠안고 지난달 27일 백기 투항을 선언했다.
국내 공매도 전쟁에 앞장선 단체는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다. 한국주식투자연합회는 '공매도 폐지' '금융위원회 해체' 등의 문구를 부착한 버스를 내달 1일부터 3월 5일까지 서울 여의도~광화문 일대에서 왕복 운행시키며 홍보에 나설 계획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공매도가 재개될 경우 셀트리온과 코스닥 에이치엘비를 시작으로 게임스톱처럼 해당 종목 개인 주주들과 연대해 공매도 세력에 맞서는 운동을 시작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투연은 이 같은 운동을 추후 여타 종목까지 확산시켜 나간다는 목표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그간 기관과 외국인이 유리한 환경과 제도를 무기삼아 개인 투자자들의 재산을 뺏어왔다"면서 "공매도 금지 기간을 1년 연장하고, 기울어진 운동장을 그 사이 개선하지 않는다면 공매도가 많은 셀트리온과 에이치엘비를 중심으로 단체 주주행동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 대표는 "미국에서 공매도 전쟁이 일어났던 레딧 월스트리트베츠의 한국판 사이트를 개설하겠다"고 강조했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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