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부터 한국거래소가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증권(ETN) 신규 상장 제한을 풀면서 증권사들이 관련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K-뉴딜 ETN 상품을 내놓으며 정부의 한국판 뉴딜 정책에 부응하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하나금융투자, 삼성증권, KB증권은 KRX BBIG 2차전지 K-뉴딜 ETN 상품을 줄줄이 내놨다.
ETN은 증권사의 신용을 기반으로 기초지수 수익률에 연동하는 수익을 지급하는 상품으로 자산운용사가 설정하는 상장지수펀드(ETF)보다 운용규제가 적다. ETF는 최소 10종목을 구성해야하지만, ETN은 최소 5종목이며 운용 방법도 증권사 재량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올 2월 K-뉴딜에 투자하는 '하나 KRX BBIG K-뉴딜 ETN'을 최초로 선보였다. 이는 지난해 정부에서 발표한 '한국판 뉴딜' 비전을 담은 지수로 B(2차전지), B(바이오), I(인터넷), G(게임) 4개 산업군에 속한 대표기업 총 12개로 구성됐다.
이번에는 BBIG K-뉴딜 지수 일간 변동률 2배를 추종하는 '하나 레버리지 KRX BBIG K-뉴딜 ETN'을 선보였다. 시가총액의 편중을 방지하기 위해 편입종목 비중을 모두 동일하게 가져가는 동일가중방식을 쓰는 지수 일간 수익률 2배를 추종한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ETN은 ETF와 달리 개별 기초자산에 1대1로 적용된 상품을 만들 수 있으며, 금 수익률에 1대2(레버리지) 식의 상품 출시도 가능해 다양한 상품을 선보일 수 있다"며 "향후에도 다양한 기초지수 ETN 및 혁신적인 금융 투자 상품을 통해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KB증권도 이달 18일 KRX BBIG K-뉴딜 레버리지 지수 및 KRX 2차전지 K-뉴딜 레버리지 지수를 추종하는 ETN 2종을 선보였다.
KB증권 측은 이번 신규 상장 ETN 2종은 최근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는 K-뉴딜 섹터에 대한 레버리지 투자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날 삼성증권은 KRX 2차전지 K-뉴딜 지수와 KRX BBIG K-뉴딜 지수를 추종하는 ETN 4종을 신규 상장했다.
신규 상장된 ETN은 '삼성 KRX 2차전지 K-뉴딜 ETN', '삼성 KRX 레버리지 2차전지 K-뉴딜 ETN', '삼성 KRX BBIG K-뉴딜 ETN', '삼성 KRX 레버리지 BBIG K-뉴딜 ETN' 이다.
삼성증권은 "올 하반기 자동차 회사들의 전기차 출시 확대와 각국 정부의 환경 규제 정책 강화 등 배터리 수요 증가로 2차전지 산업은 긍정적 전망이 높아지고 있는 업종"이라며 "소액으로도 여러 종목을 분산해 매수할 수 있는 ETN을 통해 경쟁력 있는 한국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TN 시장은 앞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속도는 더딘 상황이다.
지난해와 올해 ETN 거래대금을 비교하면 지난해 1~8월(8월24일)까지는 18조7894억원이었고, 올해는 5조9000억원으로 70% 가까이 줄었다.
한편, 지난해 4월 코로나19 영향으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를 기초자산으로 한 레버리지 ETN으로 쏠림현상이 나타났다. 유가 급락 이후 반등을 기대하는 투자자의 원유 관련 상품 거래가 대폭 증가해 투자손실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융당국은 레버리지 ETF·ETN 상품을 투자하려면 증권사에 기본예탁금 1000만원을 맡기고 사전 온라인 교육을 의무 이수해야 하게끔 제도를 정비했다.
[위키리크스한국=이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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