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CNN “백신 불평등과 지연이 오미크론을 재촉했다”
[WIKI 프리즘] CNN “백신 불평등과 지연이 오미크론을 재촉했다”
  • 최석진 기자
  • 기사승인 2021.11.30 06:42
  • 최종수정 2021.11.30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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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새로운 변종인 오미크론의 출현으로 세계가 다시 코로나19 공포에 사로잡혔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의 새로운 변종인 오미크론의 출현으로 세계가 다시 코로나19 공포에 사로잡혔다. [사진=연합뉴스]

CNN은 29일(현지 시각),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의 백신 불평등과 백신 지연(vaccine hesitancy) 때문에 오미크론 변종이 더 빨리 찾아왔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다음은 이 기사의 전문이다.

세계 최고 부자 나라들은 작년 한 해 자국민들이 몇 번 접종하고도 남을 정도로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쌓아놓고도, 개발도상국들과 백신을 나누겠다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보냈다. 이와 관련해 WHO는 이러한 태도는 ‘자기 파괴적’이며 ‘비도덕적’이라고 비판했다.

바야흐로 WHO의 비판이 현실로 다가서고 있다. 전염력이 더 강력한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백신 접종률이 저조한 지역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오미크론’이라고 알려진 새로운 변종 바이러스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처음 확인되었다. 하지만 이 변이 바이러스가 남아공에서 시작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지역에서 남아공으로 유입된 것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현재까지 과학자들이 확인할 수 있는 바는 이 바이러스가 백신 접종률이 낮고, 전염률이 높은 곳에서 돌연변이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는 사실이다.

“이 바이러스가 다른 나라에서 발생해서 남아공에서 발견되었을지도 모릅니다. 남아공이 유전체염기서열 탐지 능력이 매우 우수하기 때문이지요. 어쩌면 아프리카 사하라사막 이남의 일부 지역에서 발발한 결과가 이렇게 나타났을 수도 있습니다. 사하라사막 남부 지역 나라들은 유전체 감시를 대대적으로 진행할 능력이 없고, 백신 접종률도 저조합니다.”

사우샘프턴 대학 국제보건 연구소의 수석연구원 마이클 헤드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헤드는 새로운 변종의 출현은 “지구촌 전체의 백신 접종이 너무 더딘 데 대한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말했다.

“지구촌에는 아직도 사하라사막 이남 지역처럼 백신 미접종자가 광범위하게 퍼진 나라들이 많으며, 이들 지역은 대규모 발병에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헤드는 또 과거 문제를 일으켰던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들은, 지난해 12월 영국에서 알파 변이가 처음 발견되었을 때와 올 2월 인도에서 델타 변이가 최초로 발견된 경우처럼, 통제되지 않은 대규모 발병을 경험한 곳들에서 출현했다고 덧붙였다.

오미크론은 이미 세계 전역으로 퍼지고 있는 중이다. 지난 일요일 기준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 보츠와나, 오스트레일리아, 영국, 독일, 이탈리아, 그리고 벨기에 등 수많은 나라들에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많은 나라들은 남아공, 보츠와나, 짐바브웨, 나미비아, 레소토, 에스와티니, 모잠비크, 그리고 말라위 등의 나라들에서 오는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국경의 문을 다시 걸어잠그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과학자들과 공중보건 전문가들과 인권단체들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의 어마어마한 백신 불균형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보건 연구 자선단체 ‘웰컴 트러스트(Wellcome Trust)’의 제레미 파라 국장은 이번의 새로운 변이는 어째서 세계적으로 백신 불평등 및 다른 공공의료 수단들의 불균형이 해소되어야 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변이는 팬데믹 종식이 한참 멀었음을 일깨우는 지표입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불평등은 팬데믹 확산의 주범입니다.”

WHO에 따르면 저소득 국가 국민들의 경우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적어도 한 번이라도 맞은 비율이 7.5%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리고 오미크론 변종과 관련해서 입국 금지를 당한 8개 국가들의 경우에도 한 번이라도 접종을 맞은 사람들의 비율이 말라위의 5.6%에서 보츠와나의 37%까지 매우 저조하다.

반면에 고소득 국가들의 국민들은 63.9%가 적어도 한 번 이상 백신 접종을 맞았다고 WHO는 밝히고 있다. 그리고 ‘유럽 질병예방 및 통제 센터’와 미국의 CDC에 따르면 유럽연합과 미국의 경우에는 70%의 국민이 한 번 이상 접종을 맞았다고 한다.

한 나라의 백신 접종률이 저조한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남아프리카공화국을 포함한 많은 나라들의 경우 백신 지연(vaccine hesitancy)이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헤드 연구원은 백신 접종에 대한 접근성 부족이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오미크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항공사들이 남아프리카에서 출발을 중단하면서 국제 체크인 카운터가 텅 비어 있다. 28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 있는 탐보 국제공항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오미크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항공사들이 남아프리카에서 출발을 중단하면서 국제 체크인 카운터가 텅 비어 있다. 28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 있는 탐보 국제공항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이 문제를 야기하는 원인 중 하나는 필요 이상으로 백신을 쌓아놓고, 코백스(COVAX) 또는 필요한 나라들에 직접적으로 백신을 공여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 부자 나라들에서 찾아야 합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코백스(COVAX)는 코로나19 백신의 공평한 분배를 위해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과 WHO, 오슬로에 있는 감염병예방혁신연합(Coalition for Epidemic Preparedness Innovation)이 함께 결성한 백신 공유 프로그램이다. 지난달 기준으로 협약에 따라 5억3700만 회분이 144개국에 분배되었지만, 이는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79억 회분이 접종된 것에 비하면 미미한 수치에 불과하다.

현재 상황으로는, 2021년 말까지 전 세계 인구의 40%을 접종하고, 내년 말까지는 70%을 접종 완료하겠다는 WHO의 목표는 묘연해 보인다. 아프리카 나라들 중에서는 모로코와 튀니지 정도가 현재 이 목표 달성 과정에 있을 뿐이다.

WHO의 보건의료 재무 담당 대사이자 전 영국 총리 고든 브라운은 지난 토요일 <가디언>지에 기고한 글을 통해 “개발도상국 국민들의 팔에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계획의 실패가 역으로 우리를 괴롭히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우리는 미리 경고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대처하지 못해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고 주장했다.

“대규모 접종을 완료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는 보호받지 못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무방비로 퍼질 뿐만 아니라 변이하고 있다. 극도로 가난한 나라들에서 새로운 변이가 출현해서 부자 나라들의 접종 완료자들을 마구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이렇게 썼다.

헤드 연구원도 고든 브라운의 말에 동의했다.

“완전히 역으로 우리를 공격하고 있습니다. …… 세계 구석구석까지 백신이 접종되어 팬데믹이 어느 정도 완화되기까지는 언제든지 다시 부상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인도의 델타 변이에서 충분히 목격했습니다.”

그리고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콰줄루나탈 대학의 감염병 전문의 리처드 레셀 박사는, 남아공 과학자들이 이번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를 발견했다는 소식에 대한 부자 나라들의 반응이 그들의 이기주의를 반영하는 한 징표라고 말했다.

“내가 역겹고 괴롭게 받아들이는 점은 영국이나 유럽 나라들이 내린 입국 금지 조치가 아니라 그런 반응이 유일한 대처이며 가장 강력한 수단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는 이렇게 비난했다.

“그들은 팬데믹과 싸우는 아프리카 나라들을 지원하겠다는 어떤 말도 하지 않고 있으며, 특히 우리가 일년 내내 외쳐온 백신 불평등 해소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없습니다. 현재 그 결과가 나타나고 있는 겁니다.”

그는 CNN에 이렇게 털어놓았다.

dtpchoi@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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