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취소된 '김웅 영장' 김진욱 공수처장 "내가 집행 관여했다"
[단독] 취소된 '김웅 영장' 김진욱 공수처장 "내가 집행 관여했다"
  • 윤여진 기자
  • 승인 2021.11.29 18:10
  • 수정 2021.11.30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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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 영장 전부 취소한 법원, 김진욱 '피준항고인' 인정
'영장 청구' 말고 '영장 집행' 관여했다는 답변서 결정적
한상희 교수 "재판부 경고장... 김진욱, 국민에 사과해야"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출처=연합뉴스]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출처=연합뉴스]

지난 26일 법원이 위법성이 중대하다며 취소한 김웅 국민의힘 의원 압수수색영장 집행을 두고 소송 과정에서 김진욱(사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내가 영장 집행에 관여했다"는 답변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은 김 처장이 불법 압수수색을 지시했다며 구속수사를 촉구했다. 

29일 <위키리크스한국> 취재 결과 공수처는 지난달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1단독에 김 처장 명의로 된 답변서를 제출했다. 재판부는 지난 9월 11일 김 의원이 "위법한 수색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신청한 준항고 사건을 심리 중이었다. 

김 처장이 이같은 답변서를 제출한 건 김 의원이 최초 준항고장에 소송의 상대방을 말하는 '피준항고인'으로 김 처장 포함 14명의 공수처검사, 공수처수사관, 공수처에 파견된 사법경찰관을 지정했기 때문이다. 형사소송법 제417조에 따르면 피준항고인은 '취소 또는 변경의 대상이 되는 해당 처분을 한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다. 공수처법은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을 준용하기 때문에 이때 '검사'에는 '공수처검사'도 포함된다. 같은 법 제17조 4항은 '공수처장은 공수처검사의 직을 겸한다'고 규정해 공수처장 역시 검사로서 피준항고인이 되는지가 쟁점이었다. 

이 사건 재판장 김찬년 판사는 애초 공수처장은 현장의 영장 집행에 직접 관여하는 지위는 아니라는 점에서 피준항고인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근거는 공수처법 제17조 1항이다. 이 조항은 '공수처장은 공수처의 사무를 통할하고 소속 직원을 지휘·감독한다'는 형식인데, 검찰청법 제12조 2항 '검찰총장은 검찰청의 사무를 총괄하고 소속 공무원을 지휘·감독한다'에 상응하는 관계로 만들어졌다. 기존 검찰청 검사를 상대로 한 압수·수색 처분 취소를 구하는 사건에서도 검찰총장이 검사로서 피준항고인이 되는 경우는 없었다. 

그런데도 김 처장은 물론 이 사건 피준항고인으로 이름을 올린 공수처검사들은 "김진욱 공수처장이 이 사건 영장 집행에 관여했다"는 취지의 답변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답변서는 영장 청구는 물론 영장 집행에도 관여했다는 내용이다. 결과적으로 김 처장은 "위법성이 중대하다"며 전부 취소된 김 의원 압수·수색 처분에 단순 정무적 책임이 아닌 법적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에 몰리게 됐다. 실제 김 판사가 이번 소송의 실익을 인정하는 이유로 "동일한 사유로 위법한 처분이 반복될 위험"을 들었다. 소 이익이 없으면 본안재판 자체가 열리지 않는다. 이 부분 판시는 공수처가 다른 사건에서도 위법한 압수수색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이같은 김 판사의 불신은 결정문 여러 곳에 담겼다. 이 중 "수사기관이 해도 되는 영역과 할 수 없는 영역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고 위법한 집행을 계속함"이라는 표현은 법조계에서도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수사기관이자 판·검사와 경무관급 이상 경찰을 상대로 한 고위공직자범죄사건에서는 공소권도 갖는 공수처가 '강제수사의 ABC도 모른다'는 뜻으로 읽힌다. 

공수처 설립에 찬성 의견을 보였던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공수처가 최초 설립돼서 수사의 성과를 거두고자 하는 성급함이 작용해 법리나 수사관행을 제대로 따져보지 못한 것 같다. 공수처장이 수사의 주체라고 하면서 (재판부에) 압력을 행사했든, 수사에 관여했다는 사실을 밝히는 것이든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김 판사 판시사항을 "재판부는 한마디로 경고장을 날린 것이다. 법관이 보기에도 공수처의 법 적용이나 수사행태가 위태위태하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내가 (김 의원실 수색 현장에서) 명백히 고지한 불법 압수수색 사실을 공수처장과 차장이 여러 차례 보고받았으면서도 계속 불법 압수수색을 강행하라고 지시한 것"이라며 김 처장과 여운국 공수처 차장의 구속수사를 촉구했다. 

[위키리크스한국=윤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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