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전쟁에 반대하는 러시아인들..."침묵하는 게 아니라 침묵 당하고 있는 것이다"
[우크라 침공] 전쟁에 반대하는 러시아인들..."침묵하는 게 아니라 침묵 당하고 있는 것이다"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2.02.27 07:05
  • 수정 2022.02.27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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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경찰이 24일(현지 시간) 모스크바 중심부 푸시킨 광장에서 허가받지 않은 반전 시위 도중 흰 꽃을 든 시위대를 구금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러시아 경찰이 24일(현지 시간) 모스크바 중심부 푸시킨 광장에서 허가받지 않은 반전 시위 도중 흰 꽃을 든 시위대를 구금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러시아 대통령 푸틴은 ‘특수 작전’이라는 이름 하에 현지 시간 지난 목요일 새벽 우크라이나 공격을 명령했다. 세계의 지도자들은 러시아의 침공을 거세게 비난했고, 2차 세계 대전 이후 가장 큰 전쟁이 촉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많은 러시아인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푸틴의 행동을 지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가운데, 이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재갈이 물리고 있다고 가디언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의 독립 여론조사 기관인 레바다 첸트르(Levada Centre)가 공개한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45%의 러시아인들만이 푸틴의 행동에 긍정적이었다. 이를 반영하듯 침공일 러시아 전역에서 전쟁에 반대하는 시위가 있었다.

가디언은 러시아인들에게 우크라이나 사태에 관한 생각에 대해 물었다. 이들 대부분이 현 위기에 대해 우려를 표현했다고 한다.

가디언은 취재에 응한 150명 이상의 사람들 중, 보다 젊은 층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행동에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중 많은 사람들이 우크라이나에 가족, 친구, 연인이 있다고 했다. 

모스크바에 사는 21세 드미트리는 “러시아 젊은이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가능성으로 비탄에 빠졌다. 내 친구들 모두와 나는 너무나 무섭다. 아무도 진짜 전쟁이 일어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24일 푸틴의 연설을 보고 새벽 5시쯤 잠자리에 들었다. 우크라이나 서부에 있는 친구와 우크라이나를 떠날 가능성에 대해 논했었다. 그리고 9시에 일어나니 침공이 일어났다”라고 설명했다.

드미트리는 세대 간 차이가 뚜렷하다며, “내 친구들 대부분은 푸틴의 행동에 반대한다. 이에 대해 소셜미디어에 많은 글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나는 푸틴의 질주가 두렵다. 지금 그는 여론을 신경쓰지 않는다. 러시아에는 2014년 크림 합병에 대한 도취가 있었지만, 지금은 아무도 전쟁을 지지하지 않는다. 러시아어를 한다고 해서 루한스크와 도네츠크 지역을 사람들이 지지할 수도 있지만, 아무도 우크라이나 침공을 원하지 않는다. 젊은 세대인 우리는 우리 미래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걱정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인터뷰에 응한 몇몇 러시아인들은 시민들을 대변하지 않는 정부의 의식에 대해 말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교사로 있는 52세의 나탈리아는 “나는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난 참사에 큰 충격을 받았다. 러시아에 사는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투표하지도 않은 러시아 지도자들의 행동과 거친 말에 깊은 죄책감과 수치심을 경험하고 있다”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푸틴의 군사 행동을 한 독립국가에 대한 침략과 적대 행위로 보며, 2014년에 더 강한 제재가 행해졌어야 한다고 말했다.

나탈리아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정부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지 않는 러시아인들을 비난하지만, 지난 10년 동안 러시아에서는 정치적 시위에 대한 탄압이 강화돼 왔다고 말했다. 많은 러시아인들이 투옥될 공포 속에 살고 있으며, 그것이 지금의 슬픈 현실이라고 한다.

그는 “2022년의 러시아는 부정 선거에 반대해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거리로 나온 2011년의 러시아와 다르다. 러시아인들은 침묵하는 것이 아니라 침묵당하고 있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서방의 압력으로 인해 촉발된 것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소치에 사는 일리야는 러시아인들 사이의 불안한 감정으로 푸틴의 행동이 나온 것이라며, “러시아 사회는 나토와 미국의 포위작전을 느끼고 스스로 방어해야 한다고 느끼고 있다.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자들은 러시아와 역사와 문화, 혈연을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무시하고 서방과 같이 가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경제 상황과 제재로 인해 러시아 시민들에게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칼리닌그라드에 사는 크리스티나는 “우리는 경제적으로 다른 국가들에 의존하고 있다.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적 고난은 차지하고라도 우리는 여전히 2014년 제재로 인한 영향을 느끼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쟁으로 물가가 오르면 집권층이 아닌 러시아의 보통 시민들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우리 경제는 여전히 개발 중이고, 아직 회복되지 않고 있다. 최근 제재들은 경제를 더 나쁘게 만들 것이다”고 말했다.

크리스티나는 우크라이나의 급격한 위기 고조로 인해 러시아인들이 심리적 압박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통의 러시아인들이 현재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것은 지나친 생각이 아니다.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 일 중 하나는 나머지 세계가 러시아를 악마로 보고 이것이 러시아 시민들의 결정인 것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지도자와 다르다”라고 주장했다.

크리스티나는 “보통의 시민들은 뭐가 진실이고 거짓인지, 누가 옳고 누가 그른지 알기 힘들다”며, 그가 아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푸틴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고,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누구도, 어떤 전쟁도 원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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