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家 풍향계] “해외수주 1위 지켜낸 삼성물산, 도정사업 차별화”…오세철號, 이유있는 자신감
[건설家 풍향계] “해외수주 1위 지켜낸 삼성물산, 도정사업 차별화”…오세철號, 이유있는 자신감
  • 김주경 기자
  • 승인 2022.03.18 07:53
  • 수정 2022.03.18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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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건설부문, 지난해 해외사업 1위 꿰차…해외수주 강자 도약
해외 건설시장, 코로나 악재 속 부침 겪어…삼성물산의 선방 빛났다
오세철 대표, 취임 1년 만에 해외사업서 두각…성적표, 비교적 양호
올해 ‘해외건설 수주확대’ 기조…건설부문 실적 이끌 중추 역할 기대
도정사업, 선별 수주전략 이어갈 듯…준법경영 기반 ‘클린수주’ 원칙
올해부터는 서울 중심 재건축·재개발 수주전에 적극 나설 가능성도
오세철 삼성물산 대표이사 CG. [그래픽=위키리크스한국 DB]
오세철 삼성물산 대표이사 CG. [그래픽=위키리크스한국 DB]

최근 들어 해외사업 수주에 강한 존재감을 드러낸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국내 건설사의 수주 텃밭인 중동지역 국가들의 대규모 프로젝트 발주 지연 속에서도 해외 수주에 성공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이에 힘입어 올해 역시 해외건설부문 수주금액 기준 업계 1위도 무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올해는 대선과 금리 상승, 유가 급등, 원자재값 인상 등에 따른 불확실성을 높이는 대외요인들이 많은 만큼 급격한 사업 확대하기보다 시장 분위기를 지켜보며 신중한 태도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업계 측의 전망이다.

이에 삼성물산은 당분간은 해외현장 통인 오세철 사장의 전략에 따라 가장 자신 있는 해외 건설시장 공략을 확대할 공산이 크다. 반면 국내 사업의 경우 특히 도시 정비시장에서 경쟁을 최대한 피하는 선별수주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서울을 중심으로 재건축·재개발 수주전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건설업계 측의 관측이다. 오세철 사장 입장에서도 도시정비 등 국내 주택사업 확대 의지를 보여온 데다 올해 취임 2년차인 만큼 실질적 성과를 내놔야 하는 상황이다.

삼성물산이 내세운 올해 전체 수주 목표치는 11조7000억원 규모다. 주택사업 등을 포함한 국내 수주목표는 6조9000억원, 해외 수주목표액은 4조8000억원이다. 지난해 국내 수주실적이 5조4000억원, 해외 수주실적이 7조6000억원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국내 주택사업에 관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2020년 5월에 완공한 싱가포르 LNG 터미널 전경. [사진출처=삼성물산 건설부문]
지난 2020년 5월에 완공한 싱가포르 LNG 터미널 전경. [사진=삼성물산 건설부문]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가 발표한 해외건설 수주통계치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거둬들인 지난해 해외사업 수주실적은 69억6850만 달러(약 8조3273억 원)를 거뒀다. 이는 2020년 해외 수주실적(45억6500만 달러, 3위)과 비교해 53% 급증한 것이다. 이와 함께 2016년 이후 5년 만에 업계 1위 탈환에 성공했다.

해외사업이 두각을 드러내면서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지난해 전체 누적 수주실적이 12조5000억원 수준에 이른다. 이는 연초 목표치였던 10조6000억원을 훨씬 넘어서는 규모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앞서 2016년 해외건설 수주실적 51억1184만 달러로 국내 건설사 가운데 1위에 올라섰다. 2017년에는 15억3473만 달러를 기록하며 8위로 밀려났으나 2018년 34억9263만 달러와 2019년 22억6509만 달러를 달성하며 3위에 머물렀다. 2020년에도 순위는 3위에 그쳤으나 해외 수주실적만 놓고 보면 45억6500만 달러를 거둬들이며 매출 성장세가 2배가량 증가했다.

이로써 오세철 대표이사는 취임 첫해 만에 해외사업에서 두각을 보이며 무난한 성적표를 받아들였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평가다. 오세철 대표는 1985년 삼성물산에 입사한 뒤 줄곧 삼성물산에 몸담고 있다. 현장통인 만큼 기술력을 중시하고, 현장과 소통을 강조한다.

두바이‧말레이시아‧싱가포르 등 해외현장을 두루 거쳤으며, 글로벌조달실장을 지낸 바 있다. 지난해 3월 열린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삼성물산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삼성물산이 제일모직과 합병한 뒤 첫 번째 기술직 출신 대표다. 이공계 출신이 삼성물산 건설부문 수장을 맡은 것은 오세철 사장이 유일하다. 오세철 사장은 지난 2021년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에 오를 때부터 풍부한 해외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사업 비중을 늘려갈 것이란 기대를 받았으며, 실제 수주 성과로 이어졌다.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진출처=삼성물산 건설부문]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진=삼성물산 건설부문]

삼성물산 건설부문에서 35년간 넘게 일한 오세철 사장은 주로 해외 건설현장에서 근무하며 굵직한 수주전을 확보하는 등 해외 현장통으로 불린다. 그 결과 삼성물산 건설부문 해외수주 실적이 2배 이상 상승했다는 점은 두드러진 성과다.

오 사장은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에 취임한 이후 코로나19 확산세에도 해외현장을 발로 뛰며 직접 해외 사업을 챙겨왔다. 그 결과 2021년 3월 담수복합발전소, 액화천연가스 수출기지 사업 등 입찰에 참여한 카타르 현지를 방문해 액화천연가스 수출기지 건설공사를 따내는 성과를 거뒀다.

이 외 1조1786억원 규모의 대만 타오위안 국제공항 제3터미널 공사와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가 발주한 2조4207억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출기지 건설공사, 싱가폴 지하철 공사(5069억 원) 등을 수주한 것도 오세철 사장의 손에서 만들어진 작품이다.

11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부처인 사우디아라비아 투자부(MISA)와 포괄적 업무협약을 맺어 사우디 현지기관, 기업 등과 협력도 적극 추진하면서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12월에는 아랍에미리트 해상 석유생산시설과 아부다비의 육상 전력망을 잇는 초고압직류송전(HVDC)망 구축 프로젝트의 설계·조달·시공(EPC) 계약도 따냈다. 해당 프로젝트의 총 공사금액만 해도 3조5000억원이며, 이 가운데 삼성물산 건설부문 공사금액은 2조7000억원이다.

아랍에미리트에서 민간합작투자개발 방식으로 발주한 아부다비 초고압직류송전망 구축 프로젝트 EPC 계약을 따냈다. 삼성물산은 이번 사업 수주로 해외 건설 수주실적 2조7000억 원을 단숨에 추가하면서 2021년 해외건설 수주실적 업계 1위를 5년 만에 꿰차게 된 것이다.

UAE에 지은 높이 828m·163층 규모 세계 최고층 빌딩 ‘부르즈 칼리파’. [출처=삼성물산 건설부문]
UAE에 지은 높이 828m·163층 규모 세계 최고층 빌딩 ‘부르즈 칼리파’. [출처=삼성물산 건설부문]

오 사장은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친환경에너지 관련 인프라 투자 확대하는 움직임을 포착해 수소분야 밸류체인을 갖추고자 국내에서도 포스코 등 수소 에너지 분야 선도기업들과 협력관계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건설부문에서 초고층빌딩을 포함한 공항‧지하철 등 건축 인프라 구축은 물론 플랜트 영역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마련해 전체 사업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오세철 대표가 중동시장 공략에 오랫동안 공 들여왔다는 점을 등을 감안하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22년에도 해외사업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사업은 국내 주택사업 수주경쟁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삼성물산 건설부문 실적을 견인하는 든든한 존재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세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확산세 등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올해 중동 산유국을 중심으로 대형 프로젝트 발주와 관련 기대감 섞인 전망이 나오는 등 대외 상황도 그다지 나쁘지는 않은 상황이다. 오미크론이 유가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에 힘입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해 중동 등 주력 해외시장 발주시장 환경이 좋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해외건설 수주확대 기조를 계속 이어갈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 2월 수주한 방배6구역(레미안 원페를라) 조감도. [사진=삼성물산 건설부문]
지난 2월 수주한 방배6구역(레미안 원페를라) 조감도. [사진=삼성물산 건설부문]

이 뿐만이 아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최근 국내 재건축, 리모델링시장에 복귀하면서 국내 주택사업에도 힘주는 분위기다. 지난해까지는 도시정비 사업에서 치열한 경쟁을 택하기보다 실속을 챙기는 행보를 보였다. 대표적인 예가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지난 2월 수주에 성공한 방배6구역이다. 이는 회사 측이 준법경영을 최우선가치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과 무관치 않다.

실제로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주택정비사업에 나설 때 준법 경영을 기반으로 ‘클린 수주’를 원칙으로 삼는다. 그만큼 주택정비사업에 선별 전략을 바탕으로 신중하게 접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12월에는 과열 경쟁 우려가 나왔던 한강맨션 재건축사업에 최종적으로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후 서울 강남의 원조 부촌으로 꼽히는 방배동 재건축사업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특히 서울 서초 방배 일대는 재건축 수요가 많은 데다 반포·서초와 가까워 고급화 전략을 표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징성을 띈다. 그 일환으로 서울 서초구 방배6구역 재건축사업도 삼성물산만이 단독 입찰해 시공권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쉽게 말해 이번 방배6구역 수주도 확실한 승부처가 아니면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경쟁하지 않겠다는 회사 측의 기조를 고스란히 보여준 것이다.

신반포15차(레미안원펜타스) 투시도. [사진=삼성물산 건설부문]
신반포15차(레미안원펜타스) 투시도. [사진=삼성물산 건설부문]

건설업계 일각에서는 삼성물산이 도시정비 시장에서 펼쳐지는 과열 경쟁에 몸을 사린다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20년 4월 신반포15차 재건축사업을 시공권을 확보하면서 도시 정비시장으로 귀환했다. 이런 선별적 수주전략을 앞세워 파상공세 등 가급적이면 출혈 경쟁은 최소화하면서 도시정비사업 8곳에서 모두 사업을 수주하며, 실적을 쌓아왔다. 오세철 대표 역시 2021년 삼성물산 건설부문 수장에 오르면서 도시 정비시장에서 출혈 부담은 적고 수익성은 높은 사업장을 공략해 신중하게 입찰해왔다.

이처럼 래미안 브랜드 경쟁력과 선별수주 전략을 구사한 결과 고급 아파트 브랜드로서 이미지 굳히기에 나선 것이다. 

다만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준법경영’ 기조는 유지하겠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서울 재건축·재개발 입찰 등 주택사업 수주 경쟁에 지금보다 더 과감하게 승부수를 펼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게다가 지난해 거둬들인 영업이익이 2020년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등 실적이 부진했던 만큼 수익성이 높은 주택사업 수주를 통해 실적 정상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관계자는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해외 건설과 국내 사업 모두 비슷한 기조를 이어가는 분위기”라며 “수익성에 초점을 맞추고 회사가 최우선으로 추구하는 ‘클린 수주환경’을 바탕으로 사업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정사업의 경우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사업성이 우수하다고 판단되면 양질의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것이 회사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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