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에 대한 공개 회의에서 대북제재와 관련해 논의를 하고 미국은 제재 강화를 주장했지만 제재 완화를 외친 중국과 러시아에 부딪쳤다.
유엔 안보리는 25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 안보리 회의실에서 북한 및 비확산 문제를 다루기 위한 공개회의를 열었다. 회의 소집을 요구한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안보리 상임이사국과 알바니아, 아일랜드, 노르웨이 등 6개국은 안보리 소집 요구에 따랐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이날 공개회의에서 "안보리는 한 목소리로 북한의 위법적인 행위를 비판하고, 북한이 대화 테이블에 복귀하도록 압력을 넣어야 한다"며 "지금의은 우리의 제재를 끝낼 때가 아니다. 지금은 이를 이행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토마스-그린필드 대사는 이번 24 일 ICBM발사를 두고 "장거리 탄도미사일 시스템을 계속 진척시키겠다는 북한의 의도를 명백히 보여줬다"며 '안보리가 침묵을 지키는 동안 북한이 처벌을 받지 않고 이런 도발을 확대해 왔다"고 말했다.
즉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상임이사국을 포함해 대부분의 이사국은 북한 ICBM 발사가 유엔 대북 제재 결의에 대한 위반이라고 지적했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ICBM 발사가 미국의 책임도 있다는 논리를 제기하며 제재 강화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장준 주유엔 중국 대사는 "어떤 당사자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며 "미국은 북한의 정당한 요구를 계속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북한은 약속을 지켰지만, 미국은 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은데다가 한반도 주변에 전략적 핵무기를 배치해 북한의 안보를 위협했다"고 덧붙였다.
안나 이브스티그니바 러시아 부대사도 "안보리는 지난 4년간 북한의 핵시설 해제와 핵·ICBM 실험 모라토리엄 준수에 대응하지 않았다"며 "제재를 강화하는 것은 북한 주민들에게 위협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그는 "제재 증가의 위협만을 대가로 받는 상황에서 북한의 조건 없는 무장해제를 기다리는 건 의미가 없다"며 "러시아와 중국의 정치적·인도주의적 유엔 안보리 결의안 초안이 테이불에 있다"라며 대북 제재 완화를 지지했다.
이사국들은 공개회의 발언을 마친 후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했고, 북한을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내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에 대한 제제 반대 입장을 확고한 입장을 밝히며 공동성명에도 반대해 결국 무산됐다.
북한에 대한 제재 강화 방안은 추후 트리거 조항에 따라 안보리에서 다시 논의될 예정이다.
[위키리크스한국=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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