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 D-1] 이재명이 쏘아올린 '김포공항 이전'...與·野 막판 선거판세 '요동'
[지선 D-1] 이재명이 쏘아올린 '김포공항 이전'...與·野 막판 선거판세 '요동'
  • 이다겸 기자
  • 승인 2022.05.31 19:56
  • 수정 2022.05.31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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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공항 이전 이슈가 6·1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의 이슈로 확산하고 있는 31일 오전 서울 김포공항 국내선 탑승장에 설치된 TV 화면에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김포공항 이전 이슈가 6·1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의 이슈로 확산하고 있는 31일 오전 서울 김포공항 국내선 탑승장에 설치된 TV 화면에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6·1 지방선거를 하루 앞두고 터진 이재명발 '김포공항 이전론'의 후폭풍으로 막판 선거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도부를 비롯해 서울·경기·제주 지역 출마자들까지 이번 논란을 선거 호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번 김포공항 이전 논란으로 인해 열세 지역으로 분류됐던 제주 선거와 불편을 겪게 되는 일부 수도권 지역의 선거 판세도 유리하게 바뀔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렇듯 국민의힘 측에서는 김포공항 논란 이후, 제주 지역 선거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민의힘의 박빙 열세 시장이었던 제주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판세가 유리하게 돌아섰고, 여론조사상 10%p 이상 뒤쳐지던 제주시장 선거도 막판 추격이 가능해졌다는 의견도 심심찮게 들린다는 것이다.

또한 국민의힘 측은 이번 김포공항 이전론이 미치는 긍정적인 여파가 제주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포공항을 이용하는 상당수의 서울·경기 유권자들의 인식이 민주당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김은혜 경기지사 후보, 허향진 제주시장 후보가 이날 김포공항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연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김 후보는 이날 공동기자회견에서 "김포공항은 2600만 수도권 주민이 가장 가깝게 이용하는 공항"이라며 "(김포공항이 없어지면) 경기도민은 어디를 이용해야 하냐"고 날을 세웠다.

이날 직접 제주도를 방문한 이준석 대표 역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 후보는 김포공항을 없앤다고 하는데, 동탄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는 김포공항 직행버스를 신설하겠다고 한다"며 "돌출행동을 하는 후보 하나 때문에 민주당 후보 여럿이 골치 아플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표는 33.5㎞는 철도 노선상 거리가 아닌 직선거리고, 고속전철이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D노선이든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을 잇는 노선은 계획된 것이 없다는 점을 들어 이 후보 주장의 모순점도 제시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대전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현장회의에서 "민주당은 김포공항 이전이라는 중요 공약을 당에 대한 지역의 지지를 보고 결정하겠다며 사실상 유권자를 협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김기현 공동선대위원장은 제주를 찾아 '김포공항 이전 폐지 규탄 서명 운동'에 앞장서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논란이 민주당 선거를 총지휘하고 있는 이 후보의 발을 묶어버리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본다. 일각에서는 "김포공항 이전으로 피해를 볼 지역이 더 많다"며 "이 후보가 인천과 서울 서부 일부지역 외에는 막판 지원 유세를 나설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의견도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31일 오전 제주도청 정문 앞에서 허향진 제주도지사 후보, 부상일 제주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 등과 함께 김포공항 이전 공약 논란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한편 민주당은 '김포공항 이전론'에 대한 국민의힘의 잇따른 반대 공세에 "국민의힘의 김포공항 이전 반대는 지방선거 최악의 자살골이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 캠프의 김남준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국민의힘 역시 이번 지방선거에서 김포공항의 완전 이전을 제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변인은 "국민의힘 이기재 양천구청장 후보는 선관위에 제출한 5대 공약에서 '김포공항 이전 지속 추진'을 약속한 데 이어 '양천발전 시민연대'의 '항공기 소음 관련 대책'에 대한 질의에 '확실한 방법은 김포공항을 완전히 이전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고 국민의힘의 엇갈린 태도를 지적했다.

이어 그는 오세훈 후보의 작년 시정질문 답변을 언급하며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작년 7월 1일 서울시의회 시정질문에서 민주당 시의원이 김포공항 이전에 대한 견해를 묻자 '상당히 경청하고 검토해볼 만한 제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고 부연했다.

김 대변인은 "이 대표와 국민의힘은 '이재명 깎아내리기'에만 눈이 멀어 내용도 확인하지 않고 헛발질한 꼴"이라며 "정당한 정책 경쟁보다 얕은수로 국민을 현혹하려 했던 이준석 대표의 말들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최악의 자살골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윤호중 상임공동선대위원장도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당내 이견을 '엇박자'로 공격한 국민의힘의 공세에 대해 "반지방자치적 태도"라고 일축했다.

이렇듯 이번 '김포공항 이전론'이 민주당의 인천·서울 선거 승리를 위한 '마지막 승부수'가 될 것이라는 기대는 분명하다.

그러나 당 내부에서는 엇갈리는 평가도 여전히 나오고 있다. 마땅한 대안 없이 '메가 이슈'를 선거 막판에 던진 점이 메시지 혼선과 함께 자칫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후보는 이날 CBS 라디오에서 "김포공항 문제는 전체적으로 당내 조율을 거쳐야 할 내용"이라며 "아무 조율 없이 나온 것에 대해서는 조금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후보는 "자기 자신의 공약이 다른 지역과 관련되는 문제에 있어선 당내에서 충분한 논의를 해야 하는데, 그런 논의가 다소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 캠프의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인 안민석 의원도 "전체적으로 양날의 칼이라고 본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위키리크스한국=이다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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