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폭락] “모든 폰지 사기는 결국 무너지게 되어 있다” 로버트 라이시의 경고
[암호화폐 폭락] “모든 폰지 사기는 결국 무너지게 되어 있다” 로버트 라이시의 경고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2.06.26 06:42
  • 수정 2022.06.26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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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계는 암호화폐 업계가 정치권에 돈을 대면서 1920년대의 서부 개척 시대와 같은 금융 환경으로 돌아가고 있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25일(현지시간) 로버트 라이시(Robert Reich) 교수의 칼럼을 실었다. 라이시 교수는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노동부장관을 지낸 미국의 정치인 겸 경제학자로 현재는 UC 버클리의 ‘골드만 공공정책대학’의 석학교수로 재직 중이다.

다음은 그의 칼럼 내용이다.

일주일 전, 암호화폐 시장이 폭락하는 와중에 100만 명 이상의 고객이 가입된 실험적 암호화폐 은행 ‘셀시어스 네트워크(Celsius Network)’는 “극한적 시장 조건으로 인해 자금 인출을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셀시어스 네트워크’는 실체가 모호한 탈(脫) 중앙거래(DeFi) 시장을 이끌고 있는 암호화폐 은행의 선두주자이다.

지난주 초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동안 15%가 떨어지면서 2020년 12월 이래 최저가를 기록했다. 또, 지난달에는 기존 은행 계좌처럼 작동하게 설계되었지만, ‘루나(Luna)’라는 시스템에 의해 뒷받침되는 스테이블코인인 테라(TerraUSD)의 가치가 폭락했다. 테라USD는 24시간 만에 97%가 폭락하면서 투자자들이 평생 모든 재산을 날리게 만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지금부터 89년 전,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은 글래스-스티걸법(Glass-Steagall Act)으로도 알려진 ‘1933년 은행법(Banking Act of 1933)’에 서명했다. 이 법은 금융기관들이 투자자들의 돈으로 도박을 하지 못하도록(예금자들의 예금을 보호하기 위해) 투자은행(investment banking)으로부터 상업은행(commercial banking)을 분리해내는 법이었다. 다시 말해 월 스트리트(Wall Street)에서 ‘메인 스트리트(Main Street)’를 분리해내기 위해 마련한 조치였던 셈이다. ‘메인 스트리트’는 미국 금융의 상징인 월 스트리트와 대비되는, 실물경제를 가리키는 용어이다.

글래스-스티걸법의 주목적은, 1920년대 미국 경제를 탈취해서 결국은 뉴욕 증권시장의 대폭락(Great Crash)으로 유도한 대규모 폰지사기(Ponzi scheme)에 철퇴를 가하는 데 있었다.

당시 미국인들은 주식 및 지금의 암호화폐와 유사한 여러 기괴한 상품들에 투자하면서 점점 부자가 되고 있었다. 이러한 위험성 자산들의 가치는 투자자들이 몰려든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폰지사기는 어느 지점에 도달하면 그 자체의 무게 때문에 붕괴한다. 1929년 이러한 붕괴가 시작되면서 미국을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세계를 대공황으로 몰아갔다. 결국 안정을 회복하기 위해서 글래스-스티걸법까지 등장하게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1980년대로 접어들면서 미국인들은 1929년의 금융 트라우마를 잊어버렸다. 주식시장이 치솟자 투기꾼들은 다른 사람들의 돈으로 도박을 벌이면 큰돈을 벌 수 있다고 느끼게 되었다. 1920년대의 투기꾼들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그들은, 세계 다른 나라들의 금융 시스템과 경쟁해 미국이 비교우위에 서지 않으면 미국의 금융 시스템이 경쟁력을 잃을 것이라고 국회의원들을 압박해서 월 스트리트에 대한 규제를 풀도록 강요했다.

마침내 1999년이 되자,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과 의회는 글래스-스티걸법을 최종적으로 폐기하게 되었다.

그 결과 미국 경제는 다시 한 번 투기장(betting parlor)으로 변모하게 되었고, 월 스트리트는 필연적으로 또 다시 과도한 도박에 따른 빈사상태에 빠지게 되었다. 결국 미국 금융시장의 폰지사기는 1929년과 마찬가지로 2008년 다시 붕괴하게 되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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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에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미국 정부가 초대형 은행 및 금융기관 들에 구제금융을 베푼 결과 결정적 파산을 제한적으로 막을 수는 있었다. 그러나 수백만의 미국인들은 직장을 잃고, 예금과 집을 날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은행 임원진들 중 감옥에 간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암호화폐 시장의 붕괴도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의장인 게리 겐슬러는 암호화폐 투자를 “사기와 남용이 만연된 시장(rife with fraud, scams, and abuse)”으로 묘사하고 있다. 탈(脫) 중앙화된 암호화폐라는 애매모호한 시장에서는 여신 자금을 누가 대는지, 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통화 붕괴가 얼마나 쉽게 이루어질 수 있는지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나아가 현재의 암호화폐 시장에는 위험 관리나 자본준비금(capital reserves)에 대한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자신들의 돈이 어떻게 취급되고 있는지를 투자자들이 모르는 경우가 빈번하게 벌어진다. 예금은 보험에도 들어있지 않다. 우리는 지금 1920년대처럼 서부개척 시대와 같은 금융 환경으로 복귀한 것이다.

암호화폐의 붕괴 이전에는 몰려드는 투자자들과 일부 월 스트리트의 빅머니(big Wall Street money)들을 유혹하며 암호화폐의 가치는 떨어질 줄 몰랐다. 그러나,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모든 폰지사기는 결국 붕괴한다. 그리고 현재의 암호화폐도 그 길을 걷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어째서 이런 시장에 규제가 작동하지 않는 것인가? 그것은 주로 암호화폐 거물들이 획책하는 업계의 강력한 로비 때문이다. 바로 폰지사기 시장이 지속되기를 바라는 업계 우두머리들이 정치권에 돈을 쏟아붓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암호화폐 업계는 막대한 자금을 정치권에 투하하고 있다.

암호화폐 업계는 자신들을 대신해서 로비를 벌이도록 수십 명의 전직 정부 관료 및 규제 당국 관료들을 고용하고 있다. 이런 전직 관료들 중에 3명의 전직 증권거래위원회 의장이 있고, 3명의 전직 미국 상품거래소(CFTC) 의장이 있으며, 3명의 전직 상원의원이 있고, 1명의 백악관 전 비서실장도 있고,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전 사장도 있다. 

그런가 하면 로런스 소머스 전 재무장관은 암호화폐 투자 기업인 DCG(Digital Currency Group)의 자문위원과 암호화폐 결제 시스템에 투자하고 있는 금융 기술 기업 블록(Block Inc.)의 이사 자리를 꿰차고 있다.

우리가 1929과 2008년의 금융 시장 붕괴에서 배워야 했던 것이 있다면 금융 시장에는 규제가 필수적이라는 사실이다. 규제가 작동하지 않는다면 기승하는 폰지사기는 결국 소규모 투자자들을 무일푼으로 만들고 국가 전체의 경제 시스템을 마비시킬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와 의회는 바로 지금 암호화폐의 규제에 나서야 한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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