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건설 신사업] “원전 정상화 초읽기”…현대건설·포스코이앤씨 ‘신한울 3·4호기’ 짓는다
[K-건설 신사업] “원전 정상화 초읽기”…현대건설·포스코이앤씨 ‘신한울 3·4호기’ 짓는다
  • 안준용 기자
  • 승인 2023.12.06 14:05
  • 수정 2023.12.0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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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원자력발전소 건설 최초로 ‘종합심사낙찰제도‘ 적용
현대건설, 국내외 한국형 대형원전 34기 중 22기 시공 경험
포스코이앤씨, SMR·차세대방사광가속기 등 적극 참여 예정
두산에너빌리티·460여개 국내 협력사, 주기기 제작 참여해
총 2.9조원 규모 공급계약 체결…10년간 ‘대규모 일감‘ 공급
신한울 3·4호기 원자력발전소 조감도 [자료=한국수력원자력]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원전산업 생태계 복원에 앞장서고 있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 폐기 국정 기조에 맞춰 신한울 원전 3·4호기 주기기 제작과 주설비공사가 본격화됐다. 

한국수력원자력(사장 황주호, 이하 한수원)이 신한울 3·4호기 원자력발전소의 토목, 건축, 기계, 전기, 배관, 계측 등의 설치 및 시운전의 시공사로 현대건설 컨소시엄(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 두산에너빌리티)을 낙찰자로 선정했다.

지난 5월 두산에너빌리티와 주기기 제작 착수 이후로 7개월 만에 이뤄진 것이며, 낙찰가는 3조1196억원(부가세포함) 규모다.

신한울 3∙4호기는 경북 울진군에 지어지며,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상 각각 2032~2033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된다. 정부는 지난 6월 신한울 3·4호기 전원 개발사업 실시계획을 승인했으며 이는 직전에 승인된 새울 3·4호기, 신한울 1·2호기, 새울 1·2호기 평균 실시계획 승인 기간 30개월과 비교해보면 19개월가량 일정을 단축한 것이다.

한수원은 이번 입찰에서 원전 건설 최초로 입찰자의 공사수행능력, 시공계획 및 입찰가격 등을 종합 심사해 합산점수가 가장 높은 자를 낙찰자로 결정하는 ‘종합심사낙찰제’를 적용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과도한 가격경쟁보다는 기술경쟁 유도가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면서 “기술 분야에 높은 배점을 부여해 최적의 시공품질과 기술능력을 보유한 업체를 선정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현대건설·포스코이앤씨, 원전 포트폴리오 탄탄

글로벌 원전사업 전망 및 현대건설 원전사업 현황 [자료=현대건설]

현대건설은 그동안 국내외 한국형 대형원전 34기 중 22기를 시공하며, 에너지산업의 핵심인 대형원전 부문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지고 있다.

현대건설은 1978년 고리 1호기를 시작으로 총 18기의 국내 원전사업을 수행해왔다. 2010년 UAE 바라카 원전(1~4호기)을 수주하며 한국형 원전의 해외 첫 수출을 일궈낸 바 있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고리 1~4호기, 월성 1~2호기, 한빛 1~6호기, 신한울 1~2호기, 신고리 1~4호기 등을 시공했다.

또한, 약 800조원 규모의 대형원전 시장에서 원자력 사업 분야 최고 기업인 미국 웨스팅하우스사와도 전략적 협약을 체결하고,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형 대형원전(AP1000모델) 사업의 글로벌 진출 기반을 마련한 바 있다.

이에 힘입어 이번에도 신한울 3·4호기 건설 주 시공사로 선정돼 ‘원전 최강자‘의 기조를 이어간다. 

국내 탄탄한 원전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대형원전을 비롯해 원전해체, SMR(소형모듈원전), 사용후핵연료 처리 등 원자력 전분야에 걸쳐 관리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최고 수준의 대형원전 시공을 통해 K원전 대표 기업으로 손꼽히는 현대건설은 세계적인 원자력 에너지 기업들을 비롯해 사업역량을 강화하며 차세대 원전사업에 대한 대응체계를 갖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북 울진 신한울 원자력발전소 1호기와 2호기의 모습. [출처=한국수력원자력]
경북 울진 신한울 원자력발전소 1호기와 2호기. [사진=한국수력원자력]

포스코이앤씨는 이번 주설비공사에서 그동안 가속기 등 원자력 이용시설 건설 분야에서 쌓은 경험을 살릴 전망이다. 포스코이앤씨는 현대건설과 두산에너빌리티와 기술과 역량을 모아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포스코이앤씨는 그동안 원전 사업에 필수 품질 자격인 국내 전력산업기술기준 설계·시공 인증과 미국 기계학회기술기준 시공인증을 지속 유지하고, 원자력 발전 관련 기술을 꾸준히 축적해 왔다. 또한 지난해 6월, 원자력 사업으로의 본격적인 사업 확장을 위해 원자력사업 전문조직을 구성하고 전문인력을 충원해 경쟁력을 높여왔다.

또한, 지난 2010년 포스코그룹은 한국전력 주도의 컨소시엄에 참여해 ‘SMART’(국가 주도로 개발된 SMR 모델) 국책사업을 추진했으며, 2012년 ‘SMART‘ 표준설계 인가를 취득하는데 기여했다. 이어 2014년 ‘SMART’ 사업화를 위해 설립된 민간사 ‘스마트파워’에 주주사로 참여했고, 이듬해 한국 정부와 사우디 아라비아간 ‘SMART 건설 前 사전설계 MOU’를 체결하면서 민간 건설사 최초로 한국전력기술과 ‘SMART‘ 원자력 발전 기본설계를 공동 실시한 바 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이번 신한울 3·4호기 공사 수주를 시작으로 원자력발전소와 SMR 사업 등 포스코그룹이 가진 역량을 집중해 원자력발전 사업은 물론 차세대방사광가속기 사업 등 원자력이용시설 사업에 적극 참여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성희 포스코이앤씨 사장은 “원자력 발전 사업이 유럽연합(EU)으로부터 친환경 사업으로 인정받은 만큼 신에너지 사업인 원자력 사업 실무 전문 인재를 양성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원자력 발전과 원자력이용시설 등 원자력 사업을 본격화하는 등 원자력 사업 확장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상생하는 원전 생태계를 조성하는 두산에너빌리티

이창양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가운데)과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우측), 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이 지난 3월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공급계약 체결식에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주기기 제작 담당인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3월 한수원과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두산에너빌리티는 신한울 3∙4호기에 들어가는 원자로를 포함해 증기발생기·터빈발전기 등 핵심 주기기를 제작한다.

두산에너빌리티에 따르면 신한울 3∙4호기에 적둉되는 1400MW급 한국 표준형 모델인 APR1400은 2019년 준공한 새울 1호기를 시작으로 UAE 바라카 원전 1~4호기, 새울 3∙4호기에 적용되면서 성능, 안전성, 경제성 등 경쟁력을 인정 받았다. 또한 운영 과정에서 품질기준을 지속 상향하고 이를 준수하기 위한 설계 개선이 꾸준히 이뤄져 안전성이 더욱 강화됐다.

이번 주기기 제작을 위해 국내 460여개 원전 협력사와 힘을 모으고 있는 두산에너빌리티는 주기기 제작에 필요한 소재, 부품과 제작 과정에 필요한 기계가공, 제관제작, 열처리 등의 업무를 국내 협력사에 발주해 상생하는 원전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시 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은 “이번 계약으로 두산에너빌리티는 물론 주기기 제작에 참여하는 원전 협력사 등 국내 원전 생태계 전반에 활력이 생길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같은 원전 협력에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원전 핵심 기자재 제작이 본격화되고 원전 산업계에 향후 10년간 총 2조9000억원 규모의 일감이 공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부와 관계기관은 탈원전 여파로 경영난을 겪는 원전 중소·중견기업에 지난해 4000억원 규모의 긴급금융자금을 지원한 데 이어 2000억원 규모의 저금리 특별금융프로그램을 추가로 시행했다.

산업은행의 금리 우대와 한수원·두산에너빌리티의 자금 예치를 통한 금리 인하로 3~5%대의 저금리 대출을 제공한다. 탈원전 기간 기업 유지를 위해 담보 한도를 소진한 기업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상품이 설계됐다.

‘신한울 3∙4 주기기 제작 착수식’이 지난 5월 두산에너빌리티 창원본사 단조공장에서 진행됐다. [사진=두산에너빌리티]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5월 주기기 제작 착수식에서 증기발생기의 초기 제작 현장을 선보이기도 했다.

자체 용광로를 통해 생산한 200톤 규모의 합금강을 1만7000톤 프레스로 단조작업을 진행해 증기발생기 제작에 필요한 소재를 만드는 과정이다. 1만7000톤 프레스는 높이 23m, 너비 8m로 4개 기둥(4 column) 방식의 프레스 가운데 세계 최대 규모다. 

완성된 증기발생기는 높이 약 23m, 무게 약 775톤에 이르며 이는 중형차 520여대 무게에 해당된다. 이외에 높이 약 14.8m, 무게 533톤에 달하는 원자로, 길이 70m, 무게 3110톤의 터빈발전기를 비롯해 원전계측제어설비(MMIS, Man-Machine Interface System), 원자로냉각재펌프(RCP, Reactor Coolant Pump) 등 주요 기기도 두산에너빌리티가 제작해 신한울 3∙4호기에 공급한다.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은 “원전 생태계 활성화의 기운이 더욱 빠르게 확산되도록 노력하고, 이를 통해 해외 원전 수출을 위한 팀 코리아의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자 시절인 지난해 12월 경북 울진군 신한울 3·4호기 건설중단 현장을 방문해 탈원전 정책 전면 재검토와 신한울 3·4호기 건설 즉각 재개 등 원자력 공약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 2021년 12월 경북 울진군 신한울 3·4호기 건설중단 현장을 방문해 탈원전 정책 전면 재검토와 신한울 3·4호기 건설 즉각 재개 등 원자력 관련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한울 3∙4호기는 지난 문재인 정부 당시 제8차 전력수급계획에 반영이 되지 않아 건설이 중단됐으며 탈원전 로드맵에 따라 설계 용역마저 취소된 상황이었다. 이미 투입된 용역비 2700억원과 함께 신한울 3∙4호기는 사라질 위기에 처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원전 최강국의 부활‘ 선언으로 원전 생태계가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주기기 계약 체결을 시작으로 이번에 주설비공사 계약 체결까지, 침체기를 겪고 있는 원전 산업계 활성화에 속도가 붙고있다“면서 “착공되면 건설 기간 동안 발전소 주변 지역주민의 소득증대를 위한 지원금이 제공되며, 협력업체와 건설인력 유입으로 인해 지역경제가 크게 활성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위키리크스한국=안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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