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올해 2월과 11월 두 차례 또 인상
업계 1위 오름세에 경쟁사 줄줄이 인상 우려
회사 "가격 부담 고려해 품목 및 가격 최소화"
윤석열 정부가 고물가 위기 속 민생 안정을 위해 식품 업계 전반으로 가격 인상 압박을 가하는 가운데, 맥도날드가 두 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높게 오른 원부재료 값을 인상 결정의 주요 요인이라고 밝혔지만, 햄버거 패티에 사용되는 호주산 소 등 주원료 가격은 실제로 오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맥도날드의 햄버거 값은 말 그대로 고공행진이다. 지난 2월 맥스파이시 상하이버거와 빅맥 등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5.4% 인상한 데 이어 지난달 2일부터는 빅맥을 포함한 총 13개 메뉴를 평균 3.7% 인상했다. 지난해에도 2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일부 제품 가격을 각각 평균 2.8%, 4.8% 올렸다.
최종 가격 인상 시점부터 빅맥은 기존보다 300원 오른 5500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불고기 버거와 맥스파이시 상하이 버거도 모두 300원씩 올랐다. 햄버거뿐만 아니라 아이스 드립 커피도 200원 상승했다.
맥도날드 측은 "지난 가격 조정은 전반적인 원재료뿐만 아니라 인건비, 배달 비용 등 계속되는 국내외 제반 비용 전반의 인상에 따른 결정이다"라고 설명했다.
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를 보면, 11월 외식 물가 지수는 118.96으로 전년 동월 대비 4.8% 오름세를 보였다. 외식 품목 39개 중 30개의 물가 상승률이 전체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드러났는데, 이 중에서 햄버거가 16.9%로 가장 높았다. '금버거'라고 불리는 대목이다.
정부는 오르는 물가를 억제하기 위해 국내 기업들 대상으로 가격 인상 자제를 호소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범정부 물가 안정 체계를 가동해 장바구니 물가 관리에 주력하겠다"고 전한 바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식품 및 외식기업을 불러 "원가 절감으로 가격 인상 요인을 최대한 자체 흡수해 달라"고 주문했다.
식품 업계는 정부의 요청에 응답했다. 편의점 CU에서 판매 중인 롯데웰푸드의 '빅팜'은 당초 가격 인상이 예정돼 있었지만 철회했다. 오뚜기 역시 편의점에 납품되는 카레와 케첩 등 제품 가격 인상 계획을 접었다.
편의점 업계도 당분간 가격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풀이된다. GS25와 CU는 PB(자체 브랜드) 상품의 가격 인상 계획을 번복했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맥도날드는 전 세계 각 마켓의 상황에 따른 가격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한국맥도날드는 국내외 원재료 및 공급망, 인건비 등 제반 비용의 증가로 불가피하게 일부 메뉴의 가격을 조정하게 됐으며 이로 인한 고객 부담을 줄이기 위해 조정 품목 및 가격 인상률을 최소화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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