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RAIL] “광장에 트램, 진짜 멋질 것”…‘위례신도시 트램’ 입주 12년만 개통
[WIKI RAIL] “광장에 트램, 진짜 멋질 것”…‘위례신도시 트램’ 입주 12년만 개통
  • 안준용 기자
  • 승인 2024.01.26 17:46
  • 수정 2024.01.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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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공중 전차선 없어 도시미관 해치지 않아…차량기지 전면 지하화”
한신공영, 서울시 최초 BIM 공법 도입해 시공…도시경관과의 조화에 초점
주민들, 위례신도시 대중교통 불편 해소·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 기대해
상인들 “트램만 보고 중앙광장에 점포 차려…트램 9월 개통 기다려진다”
위례선 트램 조감도. [자료=서울시]

#북위례에 사는 회사원 A씨가 트램을 타고 위례 중앙광장에 하차해 위례신사선으로 환승한 다음 신사역 근처에 있는 회사로 출근한다.

멀게 느껴졌던 위례 주민들의 편리한 대중교통 미래가 천천히 다가오고 있다. 연기에 연기를 거듭했던 위례선(트램)이 내년 9월 개통을 앞두고 공정률 40%를 보이고 있다.

위례 중앙광장 트램 정거장. [자료=한신공영]

2기 신도시 중 하나이자 경기도 성남시와 하남시, 서울 송파구 세 지자체에 위치한 위례신도시는 도시개발과 함께 광역교통개선대책이 추진됐다. 하지만 경제적 타당성 분석에서 비용 대비 편익이 낮게 나와 비용 절감을 두고 서울시와 국토교통부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지지부진한 시간을 보냈다.

지난 2013년 2개 단지를 시작으로 2015년 본격적으로 입주가 시작됐다. 하지만 버스를 제외한 대중교통 정책은 전무했다. 2019년이 돼서야 잠실로 가는 버스 노선이 마련됐고, 광화문 등 강북 지역으로 가는 버스는 그 이후였다.

2021년 12월에는 위례지역 최초의 지하철역인 8호선 남위례역이 개통됐다. 8호선 복정역과 복정역 버스환승센터의 혼잡률을 개선한다는 목적이다. 하지만 남위례역이 위례신도시 가장자리에 위치하다보니 거대한 지하철역사에 비해 이용률이 떨어지는 편이다. 

이에 국토부는 ‘선교통 후입주’ 대책을 마련해 3기와 이후의 신도시 건설에서 평균 광역교통시설 완료 기간에 비해 도로는 2년, 철도는 최대 8년 반까지 앞당긴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트램만 기다렸다

‘위례선(트램) 도시철도’는 위례신도시의 교통난 해소 및 대중교통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마천역(5호선)에서 복정역(8호선‧수인분당선)과 남위례역까지 노면전차로 연결하는 친환경 신교통 사업이다.

예정됐던 착공시기가 거듭 연기되자 서울시는 지난 2021년 진척 상황과 환경영향평가를 직접 위례 주민들에게 알리는 설명회를 개최했다.

[사진=안준용 기자]
위례 중앙광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공사현장. [사진=안준용 기자]

트램 공사가 눈에 띄는 진척을 보이고 있는 현 상황에 가장 반기는 이들은 지역 상인들이다.

위례 중앙광장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B씨는 “코로나가 심했을 때 (장사를) 접을까 생각도 했지만 지반공사를 시작한 것을 보고 더 버티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반공사는 지난 2021년 8월 진행됐다.

그러면서 “진짜로 되긴 하나보다. 여기 광장에 트램이 지나다니면 진짜 멋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창곡천교 공사현장. [사진=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현재 광장에서는 공사를 시작하지 않았지만 남위례역 상권에서 중앙광장을 잇는 창곡천교 교량을 건설하는 공사가 한창이다. 이 부분에서 창곡천을 따라 트램 지선이 복정역으로 이어진다.

광장에서 곱창구이 집을 운영하는 C씨도 트램 공사에 대해 “아주 빨리 진행되는 것 같아 좋다”면서 “내년 9월이란 게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그렇지만 여기 장사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트램만 보고 들어왔다”면서 “트램이 아니면 뭐하러 비싼 위례 정중앙에 점포를 차리고 건물주에 돈을 내겠나”라고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다.

[사진=안준용 기자]
위례 중앙광장의 위례신사선 종착역 예정지. [사진=안준용 기자]

실제로도 광장은 ‘트램 친화적’이다. 트램 예정 노선 주변은 평평하게 조성돼 모든 곳에서 오갈 수 있다. 위례신사선의 종착역 출입구가 될 공터도 마련돼 있다.

서울 방향 북위례쪽으로 가보면 일부 아파트 단지는 아예 개방된 출입구로 조성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사진=안준용 기자]
트램보다 먼저 지어진 육교. [사진=안준용 기자]

또 트램을 염두에 두고 이미 8년 전에 건설한 육교도 있다. 장지천 교량 건설 현장 인근의 상인들에게는 이 육교는 아무 소용없는 건축물이 아니라 ‘희망의 상징'이다.

[사진=안준용 기자]
8년 동안 자리를 지킨, 아무도 건너지 못하는 육교. [사진=안준용 기자]

브런치 카페를 운영하는 C씨는 “뭔가 이 육교는 트램의 시작 같기도 하다”면서 “여기서 북위례로 노선이 향하긴 하지만 트램 노선에 지어진 첫번째 이동 통로 아닌가. 개통되면 제일 먼저 육교를 이용해보고 싶다”고 웃었다.

기대감 드러낸 남위례역 상권

[사진=안준용 기자]
위례선 트램의 시작점인 남위례역 부근 공사 현장 [사진=안준용 기자]

위례신도시는 대중교통 체계가 갖춰지기 전에 이미 3개 상권으로 설계돼 태어났다. 위례 중앙광장 상권, 하남과 성남 사이에 있는 항아리 상권, 그리고 남위례역 상권이다.

지하철역보다 먼저 조성된 상권은 남위례역 개통까지 5년 넘게 버티고 버텼다. 코로나19도 덮쳐 버틴 상인들은 극소수에 달한다. 개통 당시에는 역 상권을 잇는 보도육교도 없어 남위례역의 하차 동선은 역 상권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남위례역은 개통 전만 해도 주변 상권의 건물들의 1, 2층 공실률 72% 가까이 됐다. 위례 지역 부동산 대표 D씨는 “그때는 코로나도 심해 유령 건물이었다”면서 “지금은 점차 나아지고 있다. 남위례역 개통되고 나서 엘포트몰(L.Fort)이 많이 찼다”고 말했다.

편의점 하나 밖에 없던 건물은 현재 다이소가 들어왔고, 유명 갈비 프랜차이즈도 들어온 상황이다. 

[사진=안준용 기자]
남위례역 상권의 트램 공사 현장. [사진=안준용 기자]

다른 부동산중개업자 E씨는 “트램이 착공됐다는 소식에 조금씩 계약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저녁이 되면 저 다리를 통해서 사람들이 많이 온다. 그나마 다리가 연결되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육교에서 만난 위례 주민 F씨는 “집이 중앙광장 쪽에 있는데 퇴근하고 남위례역에 내리면 버스 타기도 좀 그래서 걸어간다”면서 “올 겨울 너무 추운데 바로 트램으로 환승할 수 있으면 조금 더 편하게,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트램 공사는 남위례역 상권이 시작점이라 가장 많은 공사가 진행된 곳이기도 하다.

다시, 전차로

[사진=안준용 기자]
한 학생이 25일 트램 공사현장 주변을 킥보드를 타고 지나가고 있다. [사진=안준용 기자]

계획대로 2025년 9월 위례트램선이 개통되면 1899년 서대문 종로 동대문 청량리를 잇던 트램선 이후 21세기 국내 최초의 트램선이 운행을 시작한다.

시공을 맡은 한신공영의 선홍규 대표는 “위례트램선 개통은 지역 교통난을 획기적으로 해소하고 지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라면서 “무공해 저탄소 철도의 도입으로 친환경을 추구하고 지역사회와 상생하고자 하는 한신공영의 경영철학과도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변입지를 고려한 정거장 배치 등 지역사회와 화합할 수 있는 도시철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례선 전체 노선도. [자료=서울시]

한신공영 컨소시엄은 트램 공사를 지난 2021년 12월 30일 착공했으며, 2022년 11월에 본공사를 시작했다. 시공을 2021년 착수하며 늦어진 만큼 서울시가 각종 행정절차 소요 기간을 최대한 단축시켰다.

서울시는 위례선이 지나는 장지천에 수변공원과 조화되는 케이블 형식의 교량을 건설하고 이용자를 위한 전망대와 보행로 및 자전거도로를 양측에 설치하는 등 디자인과 편의성을 모두 고려해 지역의 랜드마크가 되도록 설계할 계획이다.

복정역으로 환승하는 정거장에는 승강장에서 복정역으로 직결환승이 가능하도록 지하연결통로를 신설하여 환승동선을 단축하고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해 이용객 편의를 최대한 고려한다. 또 북위례 공원에 들어서는 차량기지는 전면 지하화해 지역주민의 휴식공간을 최대화했으며, 종합관리동 건물 상부에는 공원 조망이 가능한 전망데크를 설치해 주민 개방형 공간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위례선 트램 차량 디자인과 정거장. [자료=서울시]

차량은 국내 최초로 이산화탄소 배출을 저감하고 교통약자의 접근성 개선을 위해 차량 상부에 전기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어 초저상 차량구조로 제작된다. 특히 차량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한 전선이 필요없기 때문에 도시미관을 저해하지 않는다.

차량 디자인은 지난 2022년 12월 선정됐는데 서울시 관계자는 “유선형의 안정적인 느낌을 주는 외형에 위례신도시에 속하는 3개 도시(송파구, 성남시, 하남시) 로고의 공통색인 빨강과 파랑의 중간계열 색상으로써 각 도시의 화합을 상징하는 보라색을 포인트로 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차량 외부의 보라색은 위례성을 첫 도읍으로 삼았던 백제 온조왕의 도포 색상과 비슷한 계열로써 우아함과 화려함을 상징한다”면서 “차량 내부는 통로 확폭형과 통창을 적용하여 채광과 개방감을 증대했고, 파랑 계열 색상의 의자 시트를 적용하여 쾌적함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안준용 기자]
북위례 장지천교 공사현장. [사진=안준용 기자]

서울시 관계자는 “친환경 신교통수단인 트램 도입이 위례신도시의 대중교통 불편해소 및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선홍규 대표는 “한신공영이 가진 도시철도 건설의 풍부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설계 및 시공 유지관리 전과정에서 서울시 최초로 3차원 모델링 검증기법 BIM(빌딩정보델링)을 도입하고 스마트통합관제시스템 등 최첨단 안전기술을 적용하겠다”고 강조했다.

트램을 반기는 위례 주민들은 “이제라도 돼서 다행”이라고 입을 모은다. 위례선 트램 도입은 단순히 57년 만의 서울 트램 부활은 아닐 것이다. 신도시 입주와 동시에 누렸어야 할 이동권의 확보이며, 더 늦기 전에 되찾은 ‘지연된 권리’가 아닐까.

[위키리크스한국=안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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