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여자 교황 실재 논란... 새로운 증거 나왔다
[WIKI 프리즘] 여자 교황 실재 논란... 새로운 증거 나왔다
  • 최석진 기자
  • 승인 2018.09.19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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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교회는 오랫동안 여자 교황 조안(Pope Joan)의 실체를 부정해왔다. 하지만 새로 발견된 동전으로 인해 여자 교황은 실제로 존재했다는 쪽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호주 대학의 연구자들은 발견된 고대 은동전을 조사해보고, 자신들이 그동안 소문으로만 존재했던 최초이자 유일했던 중세시대의 전설적 여자 교황에 대한 결정적 증거를 찾아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사도 베드로가 최초로 교황에 즉위한 이래 지금까지 266명의 교황들은 모두 남자들이었다. 하지만 전설에 따르면, 9세기 중엽에 어떤 여성이 남자로 위장하고 오랫동안 사람들의 눈을 속인 후, 가톨릭의 최상위 계급까지 오르기 위해 꾸준히 노력한 끝에, 최초의 여성 교황 자리에 올랐다고 한다.

이 전설에 의하면 존(Pope John, Johannes Anglicus)이라고 불리던 교황이 사실은 교황 조안(Pope Joan)으로 알려진 여성이었으며, 이 사실은 이후 그녀가 임신을 하게 되어 행렬 중에 아이를 낳게 되면서 드러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여자 교황은 출산 직후 사망했는데, 사망 원인으로는 살해되었다는 설과 출산 후유증에 의한 병사가 거론되어왔다.

그러나 가톨릭교회는 교황 조안의 존재 여부를 공식적으로 부인해왔다. 그리고 역사가들은 행렬 중 출산을 했다고 하는 여성은 사실은 교황 어반 8세(Pope Urban VIII)의 조카였으며, 교황 조안이라고 하는 인물이 재임했다고 하는 시간은 역사 기록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 나아가, 교황 조하네스 앵글리쿠스(Johannes Anglicus)라고 알려진 교황 존(Pope John)의 실재 존재 여부를 놓고 많은 이견들이 있어왔다.

하지만 고대 동전을 조사한 이번 새로운 연구 결과 교황 조하네스가 실제로 존재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처음에는 저도 여자 교황 조안의 이야기는 소설에 불과하다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더 폭넓은 조사가 이뤄지면 질수록 뭔가가 있을 가능성이 점점 더 커져갔습니다.”
호주 플린더스 대학교의 고고학자이자 공동 연구 저자인 마이클 하빅트는 과학 뉴스를 취급하는 웹사이트 ‘라이브 사이언스(Live Science)’에 이렇게 밝혔다.

여자 교황 조안이 행차 도중 아이를 낳는 장면 [위키커몬]
여자 교황 조안이 행차 도중 아이를 낳는 장면 [위키커몬]

마이클 하빅트에 따르면 디니어(deniers)라고 알려진 은동전에 교황 조하네스가 존재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이 들어있다고 한다. 이로 미루어 여자 교황 조안이 존재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드러나게 된 것이다.

중세 시대에 사용되었던 동전의 한쪽 면에는 프랑크 황제의 이름이 표시되어있고 다른 면에는 교황의 모노그램(성명의 첫 글자를 짜 맞춘 결합문자)이 그려져 있다고 ‘라이브 사이언스’ 측은 밝혔다.

고고학자들은, 일부 동전들은 교황 존 8세(Pope John VIII)를 기리는 모노그램들을 지니고 있지만, 이보다 앞선 동전들은 교황 조하네스 앵글리쿠스(Johannes Anglicus)를 기념하는 것으로 보이는 사뭇 다른 모노그램들을 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동전들은 그동안 숨겨져 왔던 진실을 확실하게 드러내는 계기를 마련해주었어요.”

하빅트는 ‘라이브 사이언스’에 이렇게 말했다.

존 줄리어스 노리치의 ‘교황 연대기’에도 여교황 조안에 대한 야사가 기록돼 있다. 1265년 수사 마르티니가 쓴 ‘교황과 황제 연대기’, 13세기 수사로 전해지는 장 드 메일리의 ‘보편적인 메츠 연대기’, 15세기 바티칸 도서관장 바를톨로메오 플라티나의 ‘교황의 생애’ 등이 이에 대한 기록을 담고 있다. 교황 조안이 실존 인물이라고 믿는 이들은 그의 즉위기간을 855~857년으로 추정한다.

교황을 선출할 때 사용했다는 ‘구멍 뚫린 의자’가 교황 조안이 실재했다는 증거라는 주장도 있다. 조안의 후임자였던 베네딕토 3세가 이 같은 황당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이 의자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하위 성직자 중 한 사람이 의자의 구멍으로 손을 넣어 고환을 만져보고 ‘고환이 달려있다’고 선언하면 모든 성직자들이 ‘주여, 찬미 받으소서’라고 화답한다.” 펠릭스 하어멀레인이 1490년 쓴 ‘귀족과의 소박한 대화’에 나오는 대목이다.

하지만 반박론자들은 레오 4세(847∼855)와 베네딕토 3세(855∼858) 사이에 교황직을 수행할 만한 시간적 공백이 없었고 조안을 둘러싼 여러 사건들의 개연성도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이번 고대 동전들에 그려진 모노그램을 분석한 이번 연구로 인해 교황 조안의 존재 여부가 확실하게 밝혀진 것은 아니다. 그러나 논란에 불을 지핀 것만은 확실하다.

[위키리크스한국=최석진 기자]


 

6677sk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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