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토픽] 사람은 최대 몇 명까지 아이를 낳을 수 있을까?
[WIKI 토픽] 사람은 최대 몇 명까지 아이를 낳을 수 있을까?
  • 최석진 기자
  • 승인 2019.01.15 15:04
  • 수정 2019.01.16 0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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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년간 총 69명의 자녀를 출산한 여성을 두고 벌어지는 논란들
러시아 농부 여성들 [위키 커먼]
러시아 농부 여성들 [위키 커먼]

자녀는 삶에 주어지는 꽃다발과 같은 선물이지만, 우리들 대부분은 두세 개의 꽃다발을 받는 데 그친다. 하지만 역사를 더듬어보면 18세기에 69명의 자녀를 낳아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여성을 만날 수 있다.

발렌티나 바실리예프라 불리던 이 여성은 이미 기네스북의 세계 최다 출산 기록을 보유 중인 것으로 세상에 알려져 있다. 문제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가에 대한 논란이다.

인간의 창의성과 상상력을 발굴해 소개하는 인터넷싸이트 ‘브라이트 싸이드(brightside.me)’는 여성의 몸의 한계를 시험한 이 여인의 믿기지 않는 출산 히스토리와 그에 따른 논쟁을 소개하고 있다.

▶러시아 농부 여성의 엄청난 출산 기록

발렌티나 바실리예프는 러시아 슈야 지역에 사는 페도르 바실리예프의 첫 번째 부인이었다. 이 가족은 1707년에서 1782년을 거치면서 1700년대에 생을 보냈다. 발렌티나는 76살에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총 69명의 자녀를 낳았는데 그 중 두 명만이 유아시기에 사망했다.

발렌티나가 세계 최다 출산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인정한 기네스북에 따르면, 그녀는 27번의 출산을 겪었고, 그 중 16번은 쌍둥이, 7번은 세쌍둥이, 4번은 네쌍둥이였다.

발렌티나의 전 생애가 출산에만 바쳐진 것은 아니었다. 그녀의 가임기간을 계산해보면 대략 1725∼1765년이라는 기간을 얻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그녀는 40년 동안 27번의 출산을 치른 셈이다. 이 수치는 일견 가능할 듯해보지만, 다시 들여다보면 고개가 갸웃해지고, 세 번째로 보면 수상한 느낌을 갖게 된다. 그래서 정말 가능한지 한 번 계산을 해보았다.

우리가 알다시피 일반적 임신기간은 40주에 달한다. 하지만 자궁 내에 태아가 있는 횟수가 많을수록 출산 시기는 점점 빨라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BBC 방송이 계산한 바에 따르면 바실리예프 부인은 쌍둥이는 37주 만에, 세쌍둥이는 32주 만에, 네쌍둥이는 30주 만에 생산한 것으로 되어있다.

따라서 전체 자녀의 총 임신 기간을 합산하면 936주가 나온다. 1년은 52주이므로 총 임신 기간은 햇수로는 18년이 된다. 결국, 바실리예프 부인은 전 생애 중 18년 동안을 오롯이 배가 부른 상태로 있었다는 말이 된다. 이는 선뜻 믿을 수 없는 결과이다.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출산 전문가들

이론적으로는 바실리예프 부인이 전체 아이들을 배고 있었을 충분한 시간이 가능하지만, 여기에는 짚고 넘어가야 할 사실 몇 가지가 있다.

무엇보다 여성이 월경 주기마다 몇 개의 난자를 복수로 생산하는 다배란(多胚卵)과 같은 현상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다배란 현상은, 전체 월경 주기의 5∼10%에 불과할 정도로, 흔한 일은 아니지만 바실리예프 부인에게 일어났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 경우 그녀가 ‘소멸 쌍생아 증후군(vanishing twin syndrome)’을 모면했다면 이건 매우 희귀한 경우에 속한다. ‘소멸 쌍생아 증후군’이란 쌍둥이 중 하나가(세쌍둥이 이상은 여럿이) 태반이나 보다 강한 태아, 또는 산모의 체내로 흡수되어버리는 현상을 말한다. 이 현상은 ‘다중 태아 임신’인 경우 흔히 발생하며 전체 임신 중 21∼30%에서 발생한다.

두 번째로, 임신과 출산은 여성의 신체에 많은 무리를 가져다준다는 사실이다. 임신이 18개월보다 짧은 간격을 두고 차례대로 이루어졌을 경우 산모나 태아에게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증가한다. 이 경우 여성은 이전 임신에서 발생한 모든 변화로부터 회복하고, 잃어버린 영양분을 복구할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게 된다. 이런 식의 임신을 두 번만 연달아 해도 안전을 보장받지 못할 텐데, 회복기 없이 27번을 연달아 임신했다는 사실을 쉽게 믿을 수 있을까?

세 번째로, 전문가들은 산모는 물론이고 태어난 자녀들의 상당수가 살아남았다는 사실에 의문을 제기한다. 이는 현대의 의료 환경에서도 믿기 힘든 일인데 하물며 18세기의 러시아 농촌이야 말할 나위도 없다. 당시에는 모든 임신이 다 위험했다. 나아가, 이들이 농부라는 직업을 지니고 노동에 종사했고, 동시에 다른 자녀들까지 돌보아야했다는 사실을 떠올려보자. 게다가 전체 가족을 위한 음식이나 의복들의 사정은 어떠한가? 부모라면 이 단계에서 그 끔찍한 상황을 충분히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모든 이야기는 팩트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

과학에 근거한 합리적 의심에도 불구하고 바실리예프 부부의 이야기가 사실임을 뒷받침하는 역사적 사실들이 존재한다.

1782년 2월 27일, 니콜스키 수도원이 모스크바에 보낸 목록이 존재하는데, 그 속에는 페도르 바실리예프가 두 번의 결혼에서 당시까지 82명의 생존한 자녀들을 두고 있었다는 사실이 입증되어있다. 그는 두 번째 아내로부터 18명의 자녀를 얻었는데, 12명은 쌍둥이, 6명은 세쌍둥이였다. 이러한 자료는 1834년에 출간된 「상트페테르부르크 파노라마」 지에 등장한다.

1783년 「젠틀맨스 매거진」 지는 바실리예프 자녀 목록을 포함하는 기사를 출간했다. 이 기사의 필자는 ‘이러한 놀라운 생산력’은 ‘아빠, 엄마 각자의 특성 때문이거나 부모 모두의 특성이 합쳐져서’ 발생할 수 있지만, 바실리예프의 경우에는 그의 두 번째 부인도 다신이었던 점에 비추어 순전히 아빠 때문에 벌어졌을 경우가 훨씬 높다고, 기록했다.

「랜싯」 지는 기사를 통해, 프랑스 과학원이 바실리예프의 경우를 조사하고 그 결과를 상트페테르부르크 제국 아카데미에 보고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랜싯」 지는 바실리예프가 모스크바에 거주하며 정부의 특별한 보호를 받고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바실리예프 패밀리 [위키 커먼]
바실리예프 패밀리 [위키 커먼]

▶바실리예프의 가족들

위의 사진은 흔히 바실리예프 가족들을 찍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잘못 알려진 결과이다. 이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르몬교 총재 중 한 사람인 조셉 F. 스미스 가족을 발견할 수 있다. 조셉 스미스 총재는 6번의 결혼을 통해 45명의 자녀를 직접 낳았고, 5명을 입양했다.

자, 이 모든 이야기를 읽고 여러분은 어느 편에 서겠습니까?

그렇게나 많은 임신을 거치고 살아남아, 건강한 자녀를 보유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는 과학자들의 주장에 동의하십니까?

아니면 역사적 사실을 더 신뢰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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