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진단] 줄리안 어산지 기소와 언론자유 탄압 논란
[WIKI 진단] 줄리안 어산지 기소와 언론자유 탄압 논란
  • 최석진 기자
  • 기사승인 2019-04-16 07:34:41
  • 최종수정 2019.04.18 0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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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Indictment of Julian Assange Is a Threat to Journalism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에서 12일(현지시각) 위키리크스 창립자인 줄리언 어산지의 체포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어산지를 석방하라’고 적은 펼침막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시드니/EPA 연합뉴스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에서 12일(현지시각) 위키리크스 창립자인 줄리언 어산지의 체포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어산지를 석방하라’고 적은 펼침막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시드니/EPA 연합뉴스

위키리크스 창립자 줄리안 어산지가 도피생활 7년 만에 체포된 이후 미국과 스웨덴 등 관련국들은 그에 대한 사법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과 스웨덴은 어산지를 넘겨받아 각각 그의 기밀누설과 성폭행 혐의를 수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어산지가 첼시 매닝과 공모해 미국의 기밀을 퍼뜨리는 등 반역행위를 했다며 송환을 촉구하고 있다. 반면 영국 하원 의원 70여명은 지난 13일 어산지의 신병과 관련, “사지드 자비드 영국 내무장관은 스웨덴 정부가 범죄인 인도 요청을 할 경우 스웨덴으로 인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라”고 주장했다.

줄리안 어산지 사건은 어떤 시각에서 봐야 할 것인가.

다음은 뉴요커 지의 칼럼니스트 존 카시디의 기고다.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끌려나오는 줄리안 어산지. 향후 그의 운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CNN 캡쳐]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끌려나오는 줄리안 어산지. 향후 그의 운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CNN 캡쳐]

위키리크스의 설립자인 줄리안 어산지는 이미 2010년에 전직 미 육군 정보분석가였던 첼시 매닝과 공모해 그녀가 ‘미국의 국가안보와 관련된 기밀 정보를 습득하고 퍼뜨리는 데 일조를 했으며, 이 정보들을 위키리크스 웹사이트를 통해 폭로했다’는 범죄 혐의를 받고 있었다.

2014년 여름, 미 법무부가 줄리안 어산지를 기소했을 경우를 생각해보자.

그 때라면 <뉴욕타임즈>는 신문사의 사설을 통해 어떻게 반응했을까?

2010년 7월 <뉴욕타임즈>는 <슈피겔> 지와 연합해서 매닝이 위키리크에 제공한 수만 건의 자료들을 보도한 바가 있다.

그리고 흘러나온 자료에 대해 폭넓은 보도를 실었던 <워싱턴포스트>는 또 어떠했을까? 그 자료는 미국 육군 아파치 무장헬리콥터에 대한 2007년부터의 동영상을 포함하고 있었다.

이 아파치 헬기는 바그다드에서 공습을 감행해서 당시 <로이터통신>을 위해 일하고 있던 이라크의 민간인 두 명을 포함해서 10여명의 인명을 살상했었다.

그 때 어산지의 기소가 커다란 이슈가 되었다면 위의 언론들이 어떤 반응을 보였을지는 지금 자신 있게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뉴욕타임즈>가 지금처럼 다음과 같은 사설을 실었을 것 같지는 않다.

“미 행정부가 명백한 범죄행위를 두고 줄리안 어산지를 기소한 행위는 올바른 출발이라고 본다.”

또 <워싱턴포스트>도 ‘어산지 사건의 경우는 그를 옹호하는 사람들이 잘못 주장하듯이 시민의 자유가 패배한 것이 아니라, 법률에 근거한 국가 권력의 행위가 승리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사설에서 주장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뉴욕타임즈>와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목요일 어산지가 런던에서 체포되고, 도널드 트럼프 법무가 연방검찰이 작년에 북 버지니아에서 공소를 제기한 연방 기소 건을 개시한 후에 위와 같은 취지의 사설을 실었다.

물론 2014년 이후, 대부분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던, 엄청난 일들이 벌어졌다. 2016년 대통령 선거 기간 동안 어산지와 위키리크스는 미국 민주당과 힐러리 클린턴에게 치명적인 정보들을 반복적으로 터뜨렸다. 정치적으로 파장이 클 수 밖에 없는 시기였다.

어산지는 그의 자료들의 출처가 러시아 정부라는 사실을 부인하지만, 작년 여름 로버트 뮬러 특검은 12명의 러시아 정보 요원들을 ‘민주당 전국위원회’ 서버들과 힐러리의 선거참모였던 존 포데스타의 이메일 계정을 해킹한 혐의로 기소했다.

뮬러의 기소에 따르면 러시아의 스파이들은 “‘구시퍼 2.0 툴(Guccifer 2.0 persona)’을 이용해 추가적으로 탈취한 문서들을 ‘어떤 조직’에 의해 운영되던 웹사이트를 통해 흘린 것”으로 되어있다. 여기서 말하는 ‘어떤 조직’이 바로 위키리크스이다.

줄리안 어산지가 이 사실을 알았든지 아니든지 그는 미국에 분열의 씨앗을 뿌리고 도널드 트럼프를 도운 러시아의 가공할만한 행위의 핵심적 참여자가 되었다. 2016년의 사건들이 어산지의 체포와 예상되는 미국으로의 송환에 큰 공헌을 한 점은 이해할 만하다.

게다가 <뉴욕타임즈> 사설이 적시하듯이, 어산지는 일단 미국으로 송환이 되면 러시아가 힐러리 선거 전략을 공략하기 위해 어떤 식으로 총지휘를 했는지를 알아내는 데 유용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어산지에 대한 법률적 기소 건들은 러시아나 2016년 선거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이 기소들은 전반적으로 2010년 그가 첼시 매닝과 거래를 했다는 사실과 관련이 있다.

언론 감시 역할을 하는 수많은 NGO단체들과 인권단체들이 이미 지적했듯이, 이 기소들은 결국 언론 자유에 대한 매우 심각한 도전이며, 미국 정부를 포함한 권력 기관들의 행태를 대중에게 알리는 ‘공익제보자(내부고발자)’에 대한 위험한 공격이다.

기소장에 적시된 ‘범죄 공모의 태도와 수단들’이라는 부분에는 암호화된 메시지들을 활용하고, 출처들을 가공하며,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이 출처들에 동기를 부여하는 등의 명백하게 언론의 일상적이고 합법적인 행위들이 포함되어 있다.

또, 이 기소장에는 매닝이 어산지에게, ‘이것을 업로드하면 저에게는 더 이상 남아있는 자료가 없어요’라고 한 문자와, 이에 대해 어산지가 ‘내 경험상으로 보면 호기심은 결코 마르지 않아요.’라고 답을 한 문자 교환 사실이 들어있다.
만일 이 부분이 범죄에 해당한다면 미국 정부는 일반적인 기자들을 잡아가두기 위해 더 많은 교도소를 지어야 할 것이다.

기소장과 그에 따른 일부 수사(修辭)들은 어산지가 매닝을 위해 컴퓨터 패스워드를 해킹하도록 기회를 제공한 사실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 법무부는 이 행위는 어산지가 해킹 음모에 가담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일부 독립적인 뉴스 해설자들도차도 어산지의 행위는 저널리즘의 법적 한계나 수정헌법 제1조(언론·종교·집회의 자유를 정한 조항)의 보호조항을 넘어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어산지에 대해 폭넓은 취재를 벌여온 <뉴요커> 지의 라피 캐차도리언은 현재 어산지가, 어떤 행위를 했다하더라도, 매닝으로부터 암호화된 자료를 받은 후 패스워드를 해킹하기 위해 많은 행위를 한 것 같지는 않다고 주장한다.

캐차도리언은 또 연방 검찰이 둘 사이의 문자 교환에 대해 수년 전부터 알고 있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행정부는 단 한 건의 기소도 제기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다.

“범죄 공모의 측면에서 본다면 이 문자 교환은 매우 희박한 증거일 수 밖에 없다.”

그는 이렇게 쓰고 있다.

그리고 어산지가 암호를 해독하는 데 성공했다 할지라도 그로 인해 매닝이 자신의 계정을 통해 접근할 수 없었던, 어떤 기밀 정보에 접근할 기회를 포착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어산지가) 패스워드를 해킹함으로써 매닝이 그녀의 것이 아닌 ‘사용자 이름(user name)’을 활용해서 컴퓨터들에 로그온 할 수 있도록 했었을 것이다.”

기소장은 이와 같이 적고 있다.

“이러한 행위로 인해 조사관들은 기밀 정보를 폭로한 출처로 매닝을 적시하는 데 더 큰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그래서 두 사람의 목표가 매닝의 신분을 보호하는 데 있었으며, 어산지는 이를 지원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언론인이, 취재원(출처)이 자신의 신분을 감추는 일을 도와주는 행위가 탐사보도 전문 언론인의 정상적이고 일상적 기준을 벗어났다고 감히 누가 주장할 수 있겠는가?

국제적 언론 보호단체인 ‘언론인 보호위원회(Committee to Protect Journalists)’의 로버트 마호니 부국장은 이번 기소를 ‘심히 곤혹스러운(deeply troubling)’ 일이라고 묘사했다. 이번 기소로 인해 좋지 않은 전례가 남겨질 것을 우려한 발언이다.

“이번 줄리안 어산지에 대한 기소를 시발로, 미국 정부는 정보를 얻으려는 언론인의 노력과 취재원과 상호 소통하려는 언론인의 행위에 대해 강압적 목소리를 광범위하게 넓히는 작업에 착수할 수도 있다. 그 결과 탐사보도의 열기에 찬물을 끼얹고 공익에 관한 정보의 공표에 법의 테두리를 옭아매는 결과가 생길 수도 있다.”

로버트 마호니 부국장은 이와 같이 경고했다.

이번 <뉴욕타임즈>의 사설도 최종적으로는 다음과 같이 인정하고 있다.

“줄리안 어산지에 대한 기소는 수정헌법 제1항과 공익제보자에 대한 공격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는 이 정도까지는 물러서지 않았다. 대신에 이 신문은 다음과 같은 말로 끝을 맺었다.

“(어산지에게) 개인적 책무를 묻는 일은 시효가 지났다.”

아마 많은 이들이 이 주장에 동의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점은 모든 상황을 전적으로 대선 당시인 2016년의 눈으로만 보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위키리크스’의 창립자인 줄리언 어산지가 11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경찰에 의해 체포된 뒤 호송차 안에서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런던/AP 연합뉴스
‘위키리크스’의 창립자인 줄리언 어산지가 11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경찰에 의해 체포된 뒤 호송차 안에서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런던/AP 연합뉴스

The Indictment of Julian Assange Is a Threat to Journalism

Imagine that, in the summer of 2014, the Justice Department had indicted Julian Assange, the founder of WikiLeaks, charging that, in 2010, he engaged in a criminal conspiracy with Chelsea Manning, the former U.S. Army intelligence analyst, to “facilitate Manning’s acquisition and transmission of classified information related to the national defense of the United States so that WikiLeaks could publicly disseminate the information on its website.”

How do you think the editorial page of the New York Times would have reacted? (In July, 2010, the Times joined with the Guardian and Der Spiegel to publish tens of thousands of the documents that Manning provided to WikiLeaks.) What about the editorial page of the Washington Post, which published extensive stories about the leaked material? This material included video footage from 2007 of a U.S. Army Apache gunship carrying out an attack in Baghdad that killed a dozen people, including two Iraqi civilians who were working for Reuters.

We can’t know for sure, but it seems unlikely that the Times would have published an editorial that said, “The administration has begun well by charging Mr. Assange with an indisputable crime.” It also seems unlikely that the Post would have published an editorial that said, “Mr. Assange’s case could conclude as a victory for the rule of law, not the defeat for civil liberties of which his defenders mistakenly warn.” Both of these statements were contained in editorials that the Times and the Post, respectively, published on Thursday, after Assange was arrested, in London, and Donald Trump’s Justice Department unsealed a federal indictment that federal prosecutors filed in Northern Virginia, last year.

Of course, a great deal has happened since 2014, much of it awful. During the 2016 Presidential election, Assange and WikiLeaks repeatedly published information that was damaging to the Democratic Party and to Hillary Clinton, timing the releases for maximum political damage. Assange denied that the Russian government was the source of this information, but, last summer, the special counsel, Robert Mueller, charged twelve Russian intelligence operatives with hacking D.N.C. servers and the e-mail account of John Podesta, Clinton’s campaign manager. Mueller’s indictment said that the Russian spies “used the Guccifer 2.0 persona to release additional stolen documents through a website maintained by an organization (‘Organization 1’),” which was WikiLeaks.

Whether he knew it or not, Assange was a key participant in an outrageous Russian effort to sow division inside this country and help Donald Trump. It is understandable that the events of 2016 have heavily colored perceptions of Assange’s arrest and possible extradition to the United States. (“Once in the United States, moreover, he could become a useful source on how Russia orchestrated its attacks on the Clinton campaign,” the Times editorial noted.) But it is important to recognize that the legal charges against him have nothing to do with Russia or the 2016 election. They relate exclusively to his dealings with Manning, in 2010. As numerous media watchdogs and civil-rights groups have already pointed out, they amount to a dangerous attack on the freedom of the press and on efforts by whistle-blowers to alert the public of the actions of powerful institutions, including the U.S. government.

In explaining the charges against Assange, the indictment’s “manners and means of the conspiracy” section describes many actions that are clearly legitimate journalistic practices, such as using encrypted messages, cultivating sources, and encouraging those sources to provide more information. It cites a text exchange in which Manning told Assange, “after this upload, that’s all I really have got left,” and Assange replied, “Curious eyes never run dry in my experience.” If that’s part of a crime, the authorities might have to start building more jails to hold reporters.

The indictment, and some of the commentary it engendered, also makes much of the fact that Assange offered to try to crack a computer password for Manning. The Department of Justice claims that this action amounted to Assange engaging in a “hacking” conspiracy. Even some independent commentators have suggested that it went beyond the bounds of legitimate journalism—and the protections of the First Amendment.

But did it? On Thursday, my colleague Raffi Khatchadourian, who has written extensively about Assange, pointed out that, as of now, it looks like Assange didn’t do much, if anything, to crack the password once Manning sent the encrypted version. Khatchadourian also pointed out that federal prosecutors have known about this text exchange for many years, and yet the Obama Administration didn’t bring any charges. “As evidence of a conspiracy,” Khatchadourian writes, “the exchange is thin gruel.”

Even if Assange had succeeded in decoding the encryption, it wouldn’t have given Manning access to any classified information she couldn’t have accessed through her own account. “Cracking the password would have allowed Manning to log onto the computers using a username that did not belong to her,” the indictment says. “Such a measure would have made it more difficult for investigators to identify Manning as the source of disclosures of classified information.” So the goal was to protect Manning’s identity, and Assange offered to assist. But who could argue that trying to help a source conceal his or her identity isn’t something investigative journalists do on a routine basis?

Robert Mahoney, the deputy director of the Committee to Protect Journalists, described the indictment as “deeply troubling” because of the precedent it sets. “With this prosecution of Julian Assange, the U.S. government could set out broad legal arguments about journalists soliciting information or interacting with sources that could have chilling consequences for investigative reporting and the publication of information of public interest,” Mahoney warned.

The editorial in the Times did ultimately acknowledge “that the prosecution of Mr. Assange could become an assault on the First Amendment and whistle-blowers.” The Post’s editorial didn’t even go that far. Instead, it ended by saying Assange “is long overdue for personal accountability.” Many people would agree with that statement. But it is important not to view absolutely everything through the prism of 2016.

6677sk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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