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토론] 소비자가 원하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왜 안돼나
[국회토론] 소비자가 원하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왜 안돼나
  • 박순원 기자
  • 승인 2019.05.03 14:17
  • 수정 2019.05.03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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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진 의원, 의료계 반대가 가장 큰 원인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놓고 보험업계와 의료업계가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국회에서 이와 관련한 토론회가 2일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가 되지 않는 주 이유로 의료업계의 ‘반발’을 꼽았다.

이번 토론회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민병두 정무위원회 위원장과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이하 녹소연), (재)소비자재단이 주최로 개최됐다.

토론회에는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을 앞둔 김태년, 노웅래 의원의 깜짝 방문이 있었다. 김 의원은 “제가 작년에 다쳐서 치료를 받고 실손보험 청구를 하려는데 병원가서 일일이 서류를 받아와야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아픈 사람이 직접 서류를 떼와야하는데 보험금 청구가 너무 힘들다고 느꼈다”며 보험금 청구 간소화에 관심 갖게된 계기를 전했다.

민병두 의원은 우리나라의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지적했다. 민 의원은 “전체 인구는 줄고 노인 인구는 늘어나고 있는데, 보험산업이 계속 살아남을 수 있는지 고민”이라며 토론회를 개최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고용진 의원은 “실손보험료 청구가 어려워 소비자가 혼란을 겪고 있다”며 “간소화가 어려운 이유는 의료계의 반대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첫 발제자로는 최재성 녹소연 정책센터장이 '실손보험 청구간소화 소비자니즈 및 의료기관 평가분석'을 발표했다.

최재성 정책센터장이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소비자 니즈 및 의료기관 평가 분석'을 발표하고 있다
최재성 정책센터장이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소비자 니즈 및 의료기관 평가 분석'을 발표하고 있다

최 센터장은 “(소비자들에게) 보험료 청구가 불편하다는 인식이 팽배하다”며 “진료비 납부 때 보험금 청구도 같이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최 센터장 발표자료에 따르면, 의료계는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보험금 청구 간소화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의료계가 반대하는 실질적 이유는 ‘수익 감소 우려’ 때문이라는 것이 최 센터장의 주장이다.

이 자료에 의하면 소규모 병원일수록 보험금 청구 간소화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 강하게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최 센터장은 “같은 병이어도 병원에 따라 치료비가 다른데 이 점이 같아져 수입이 감소되는 것을 의료계가 두려워 하고 있다”고 짚었다. 또 “병원은 보험금 접수에 필요한 서류 발급시 일부 비용을 받는데, 이를 보존받기 위함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음 발제자인 박나영 금융소비자연맹 팀장은 '실손의료보험 청구간소화를 위한 소비자 가입실태 및 요구분석'에 대해 발표했다. 박나연 팀장은 “보험금 청구가 어려운 점이 ‘보험 쓸모 없다’는 인식을 갖게했다”고 언급했다.

소비자 단체의 발제가 끝난 뒤엔 토론회가 이어졌다. 토론자로는 나종연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 고형우 보건복지부 의료보장관리과장, 하주식 금융위원회 보험과장, 이정수 소비자재단 사무국장, 윤철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실장이 참석했다.

첫 번째 토론자인 나종연 서울대학교 교수는 “개인이 실손보험 청구를 안하면 그건 개인 문제지만, 세대별로 또는 특정 집단이 하지 않고 있다면 이건 구조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의료계가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보험금 청구 간소화를 반대하는 것에 대해선 “세상 모든 문제 다 나열한 뒤 이것이 모두 해결돼야 변화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비판했다.

이은 발제자인 이정수 소비자재단 사무국장은 의료계가 반박하는 내용인 ‘개인정보 보호’ 문제가 실제로 큰 문제는 아닐 것으로 본다고 짚었다.

이 사무국장은 또 보험금 청구 간소화가 실행되면 의료계의 과잉진료 행위를 막는데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병원에 가면 실손보험 있느냐고 먼저 물어보지 않냐”며 “실손보험이 비급여 치료를 양산하는 것은 실제 있는 문제”라며 “진료시 비급여 부분을 투명화해서 과잉진료를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주식 금융위 보험과장이 질의에 답하고 있다
하주식 금융위 보험과장이 질의에 답하고 있다

토론 이후엔 금융위원회 하주식 금융위원회 보험과장-보건복지부 고형우 의료보장관리과장의 답변이 이어졌다.

하주식 금융위 보험과장은 “엊그제 모 일간지 1면 광고에서 ‘보험금 청구 간소화는 보험사의 이익’이라고 비판하는 의료계 광고를 봤다”며 “그러나 보험금 청구 간소화는 보험사 아닌 소비자 이익”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의사협회의 강한 반발이 있는데, 현재 비급여 통제가 가장 대척점인 곳”이라고 짚었다. 이어 “밀고 나가야 하는지, (비급여는) 예외로 둬야하는지 전략적 고민하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당부했다.

고형우 보건복지부 과장은 “보험금 청구시 보험사마다 요구 서류나 신청서 양식 등이 다른데 이 부분을 통일하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손보험이 비급여 진료를 늘린다는 지적에 대해 동의한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생명보험협회 및 금융감독원 관계자 등이 참석해 인산인해를 이뤘다. 주최 측은 의사협회에도 참석을 요청했으나 의협 측이 이를 거절해 추진되지 못했다.

[위키리크스한국=박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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