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에서 최근 고령화 시대를 맞아 규모가 급성장한 퇴직연금 상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수수료 인하 등의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조용병 회장의 지시로 내달 퇴직연금 사업부문제를 도입하고 신한은행 등의 퇴직연금 상품에 대한 수수료 합리화 방안을 마련하고 수수료 인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내달 그룹 퇴직연금 운영체계를 개편하고 퇴직연금 상품에 따라 고객들이 내고 있는 수수료를 재검토하고 합리적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 KEB하나은행 역시 퇴직연금 수수료 인하를 검토 중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1월과 올해 2월 퇴직연금 수수료를 인하하고 운용관리 수수료 적용 구간을 세분화했다. 또 향후 손실 구간에 대한 추가 수수료 인하도 검토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말 퇴직연금 수수료를 0.02%포인트~0.1%포인트 인하했다. 올 하반기 또한 시장 상황에 따라 금액 구간별로 차이를 두고 인하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퇴직연금 수수료 인하를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인 시기나 인하 폭은 결정되지 않았다.
KB국민은행은 퇴직연금 상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고객 자산 증대를 위한 수익률 제고 측면에서 수수료를 들여다 본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은행권의 퇴직연금 수수료 개편 움직임은 덩치가 커진 퇴직연금 시장에서 '쥐꼬리 수익률'이라는 오명을 벗고 상품 경쟁력 강화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전년(168조4000억원) 대비 12.8%(21조6000억원) 증가한 190조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6대 은행의 올 1분기 퇴직연금 확정급여형(DB형) 수익률은 △신한은행 1.56% △KEB하나은행 1.47% △KB국민은행 1.43% △우리은행 1.36% △NH농협은행 1.31% △IBK기업은행 1.19% 순으로 1%대에 그쳐 있다.
같은 기간 6대 은행의 확정기여형 퇴직연금(DC)과 개인형 퇴직연금(IRP) 수익률 또한 각각 1.26%~1.52%, 0.76%~1.4%로 1%대에 머물러 있다.
작년 국내 연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5%로, 퇴직연금 상품 수익률에서 매년 0%대의 수수료를 제외하면 오히려 손해를 보는 셈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최근 퇴직연금 시장 규모가 커진 반면, 상품 수익률은 저조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며 "수수료 인하 등 퇴직연금 상품 경쟁력 강화를 통해 고객 확보와 기업의 금융비용 경감을 도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키리크스한국=이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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