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제천 화재' 보상 재원=특교세... 행안부·충북도·제천시, 지난해 '3자 합의'
[단독] '제천 화재' 보상 재원=특교세... 행안부·충북도·제천시, 지난해 '3자 합의'
  • 윤여진 기자
  • 기사승인 2019-07-22 16:41:08
  • 최종수정 2019.07.24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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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담 비율은 행안부:충북도:제천시=50:25:25
김부겸 "행안부가 도와줄 수 있는 건 특별교부금"
재정 지원 확답 주지 않았다는 충북도 입장에 배치
지난 2017년 12월 21일 불이 나 21명이 사망한 충북 제천시 스포츠센터. [사진=윤여진 기자]
지난 2017년 12월 21일 불이 나 21명이 사망한 충북 제천시 스포츠센터. [사진=윤여진 기자]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행정안전부 장관 재직 시절 '제천 화재 참사' 유가족에게 지급하는 보상금(지원금) 재원 절반을 중앙정부의 특별교부세로 마련하겠다고 충청북도·제천시와 '3자 합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족과 보상안 협상을 진행 중임에도 행안부가 재정 마련에 확답을 주지 않았다는 충북도의 공식 입장에 전면 배치돼 논란이 예상된다.  

위키리크스한국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6·13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해 4월 말 당시 김 장관은 장관실에서 이시종 충북지사와 이근규 제천시장과 비공개 회동했다. 당시 이 자리에서 김 장관은 "충북도와 유족 측이 향후 보상안에 합의하면 여기에 필요한 재정의 50%를 행안부의 특별교부세(특교세·특별교부금)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특교세는 재정이 부족한 지방자치단체에 지원하는 지방교부세 중 교부 목적이 특정 용도로 제한된 재원이다. 

김 장관은 또 "행안부·충북도·제천시의 재정 분담 비율을 50:25:25로 하자"고 이 지사와 이 시장에게 제안했다. 당시는 "현장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등 대처가 미흡했다"는 지난해 4월 18일 소방합동조사단의 2차 조사 결과가 나온 직후로 화재 진압과 구조를 지휘한 충북소방본부에 책임론이 일던 때다. 

회동한 김 의원과 이 전 시장은 '3자 합의'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지난 4월 5일 장관 임기를 마친 김 의원은 22일 본지와 전화 통화에서 "전체 유족과 합의가 되면 그중 반은 행안부가 하고, 나머지 반은 충북과 제천시가 해결하라 정도까지 논의가 됐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금액은 얘기된 게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4월 21일 당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제천 화재 참사' 희생자 합동위령제에 참석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행정안전부 제공]
지난해 4월 21일 당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제천 화재 참사' 희생자 합동위령제에 참석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행정안전부 제공]

재선에 실패해 현재 야인인 이 전 시장도 19일 본지에 "유족 보상금, 건물 재건축 비용, 지역 경제 활성화 대책 비용 같은 세목을 구성하지 않은 상태에서 포괄적으로 제천 화재 참사에 대한 총괄적인 소요 예산을 행안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50% 지원하고, 지방정부가 지방비로 25%씩 부담하는 포괄적인 합의를 했다"고 말했다. 

3자 합의에서 재원으로 거론된 특교세는 중앙정부가 재난 대책 목적으로 지방정부에 교부할 수 있다. 지방교부세법 제9조 2항은 교부가 가능한 때로 "재난을 복구하거나 재난 및 안전관리를 위한 특별한 재정수요가 생기거나 재정수입이 감소한 경우"로 명시한다. 김 의원은 특교세에서 보상 재원을 마련하기로 한 이유를 "행안부가 지자체를 도와줄 수 있는 게 특별교부금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충북도는 이와 같은 3자 합의에도 불구하고 보상금 재정 마련에 '행안부가 확답을 주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산하 '제천화재관련평가소위원회' 2차 회의에서 재정 마련과 관련해 충북도와 의원실이 주고받은 문답을 공개했다. 

지난 11일 열린 [사진=연합뉴스]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산하 '제천화재관련평가소위원회' 2차 회의에 방청 중인 유가족 대표 민동일(가운데)씨가 "인권 존중"이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 의원에 따르면 의원실이 '재정 마련을 행정부와 협상은 하고 있는가'라고 질문하자 충북도는 "재정은 아직 마련되지 않고 있고 행안부에 요청한 상태"라고 답했다. 이어 '충북도와 유족이 협상한 이후 행안부에서 재정 확보가 안 되면 어떻게 되는가'라고 의원실이 묻자 충북도는 "그것은 딜레마다. 행안부에서 우선 협상부터 노력하라고 해서 협상을 하기는 한다"고 답변했다. 

마지막으로 '행안부가 재정 지원에 확답을 준 것인가'라는 물음에 충북도는 "그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김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만약 합의 이후에 행안부에서 60억원 지원 요청이 거절되면 이 합의문은 휴지 조각이 되는 것 아닌가"라고 언성을 높였다. 충북도와 유족이 지난해 11월 합의한 보상 금액은 75억원이지만 충북도가 밝힌 자체 확보 재원은 10억원에 불과하다. 양측의 협상은 지난 4월 지급 금액의 성격을 두고 결렬된 상태다.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제천화재관련평가소위원회 2차 회의 속기록 중 유족 보상안 재원 마련과 관련해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실이 충북도와 주고받은 문답 부분. [사진=국회 속기록 갈무리]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제천화재관련평가소위원회 2차 회의 속기록 중 유족 보상안 재원 마련과 관련해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실이 충북도와 주고받은 문답 부분. [사진=국회 속기록 갈무리]

지난 2017년 12월 21일 충북 제천시 하소동의 한 복합스포츠센터에서 불이 나 29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쳤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 결과 건물 1층 주차장 천장 배관에 달라붙은 얼음을 녹이기 위해 설치한 보온등에 축적된 열이 주변 보온재로 퍼지면서 불이 붙었다. 

[위키리크스한국=윤여진 기자]

※ 해당 기사의 분류를 [사회]에서 [법조]로 변경, 최초 기사 출고 시간과 상관 없이 최종 수정 시간이 2019년 7월 24일 자로 표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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