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GPS가 없다면 세상은 어떻게 될까?
[WIKI 프리즘] GPS가 없다면 세상은 어떻게 될까?
  • 최석진 기자
  • 기사승인 2019-11-12 06:40:24
  • 최종수정 2019.11.12 0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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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S에 사용되는 위성 [연합뉴스 자료사진]
GPS에 사용되는 위성 [연합뉴스 자료사진]

영국의 BBC가 11일(현지시간) GPS가 없다면 세상이 어떻게 될까라는 흥미로운 기사를 보도했다. 다음은 이 기사의 전문이다.

GPS가 없다면 우리는 제일 먼저 A 지점에서 B 지점으로 이동할 때 머리를 써서 지리에 집중해야할 것이다. 그렇더라도 최악의 상황은 아닐 듯하다. 내비게이션 장비의 오작동으로 인해 엉뚱한 강이나 벼랑 끝으로 운전해갈 위험성은 줄어들 테니 말이다.

GPS를 사용했기 때문에만 일어날 수 있는 해프닝에 대해 웃고 넘길 수만은 없는 이야기들이 있다. 필자는 이탈리아의 카프리(Capri) 섬을 잘 못 입력해서 수백 마일 떨어진 엉뚱한 카르피(Carpi) 바닷가로 떨어진 어느 스웨덴 커플의 이야기를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들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

GPS 장비들은 언제나 우리가 길을 잃지 않도록 도와준다. GPS 장비들이 올바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도로는 교통 표지판이나 지도를 읽기 위해 서행하는 운전자들로 정체를 면키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당신이 기차로 출퇴근하는 통근자라면 도착할 역들을 안내해주는 시스템 없이 견뎌야할 것이다.

또, 콜택시를 수배하는 배차 담당원은 회사 소속 택시들의 위치를 파악하느라 전화가 불이 날 것이다. ‘우버(Uber)’ 어플을 들여다보면 그런 상황을 상상하기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응급 호출 서비스를 생각해보자. GPS가 없다면 구조 요청 접수원은 요구조자의 전화에서 위치를 추적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인접한 곳에 있는 앰뷸런스나 경찰관을 호출할 수도 없을 것이다.

항만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컨테이너 이송 크레인은 짐을 하역하기 위해 GPS를 사용한다. GPS가 없다면 대혼란은 불을 보듯 뻔하다.

상품 공급이 제때 이루어지는 적시(適時) 공급을 생명으로 하는 슈퍼마켓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며, 공장들도 투입할 자재가 제때 공급되지 않아 일손을 놓아야할 것이다.

이밖에 영국 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농업, 건축업, 어업, 측량업 등도 GPS가 없다면 처음 5일 동안은 하루에 10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감내해야하는 산업군에 속한다.

이러한 상황이 더 지속된다면, GPS를 위치 추적기 정도로 생각하는 당신은 상상도 할 수 없는 피해들이 전체 산업계에 퍼지게 된다.

GPS는 초정밀 시간 전송 장치

GPS는 같은 시간을 유지하는 초정밀 시계를 내포하고 있는 24개의 위성으로 구성된다.

당신의 스마트폰이 지도상에서 당신을 찾기 위해 GPS를 이용할 경우 이들 위성들의 일부에서 전송되는 신호를 포착하게 된다. 그리고 신호가 전송된 시간과 위성의 위치에 근거해서 당신의 위치를 계산을 한다.

이때 만일 이들 위성들에 들어있는 시계들이 1천분의 1초가 어긋나게 되면 당신의 위치는 2~300Km까지 차이가 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초정밀한 시간을 원한다면 GPS에서 구하는 것이 가장 좋다.

휴대폰 네트워크를 생각해보자. 당신의 전화 신호는 ‘멀티플렉싱(multiplexing)’이란 기술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의 신호와 공간을 공유한다. 자료는 시간이 기록되어 한 곳으로 모이기도 하고, 흩어지기도 한다.

십만 분의 1초라는 극소한 오류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은행 지급 과정, 주식 시장, 전력망, 디지털 텔레비전, 클라우드 컴퓨팅 등은 모두 같은 시간을 공유하는 다른 지역이라는 시스템에 의존한다.

GPS가 오작동한다면 백업 시스템들이 이러한 다양한 분야들을 얼마나 정확히, 얼마나 폭넓게, 그리고 얼마 동안이나 감당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서는 아무도 어떤 일이 벌어질지 정확히 알 수 없다가 불안한 답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GPS를 ‘보이지 않는 공기(公器)’라고 불러도 무리가 아니다.

GPS를 돈의 가치로 환산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작가 그렉 밀너의 지적대로 GPS가 우리 세상을 어떻게 바꿔놓았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인간의 호흡기관에 산소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아보는 것’이 빠를 것이다.

GPS가 사람들을 폭격하는 데 활용하기 위해 군대에서 먼저 지지를 받았다는 사실은 발명 뒤에 숨켜진 놀라운 이야기이다. 심지어 처음에는 그것이 필요하다는 확신조차 없었다. GPS에 대한 일반적 첫 반응은 이랬다.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잘 알고 있는데, 내가 어디에 있는지를 알려주는 거지같은 위성이 왜 필요한 거야?”

첫 번째 GPS 위성이 선을 보인 해는 1978년이었지만, 1990년 첫 걸프전 때까지는 회의론이 지배적이었다.

‘사막의 폭풍 작전(Operation Desert Storm)’ 속에서 문자 그대로 사막의 폭풍이 휘몰아올 때면 가시거리는 5m에 불과했다. 이때 GPS는 병사들이 지뢰의 위치를 파악하고, 식수를 찾고, 아군끼리 충돌하지 않도록 도와주었다.

생명을 구할 정도의 결정적 장비임에도 불구하고 당시 군대에는 GPS 장비가 절대적으로 부족해서, 병사들은 고국에 있는 가족들에 부탁해서 사비를 들여 1,000달러에 이르는 고가 장비를 공수해 사용하기도 했다.

GPS가 베풀어주는 군사적 이점을 감안한다면 미군이 어째서 모든 사람들에게 널리 사용되도록 허용했는지 의문이 들 것이다. 진실은 군대는 민간의 사용에 대해 기꺼워하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는 데에 있다.

군대는 애초에 위성에서 두 종류의 신호가 전송되기를 바랐다. 군대 전용의 정밀한 신호와 민간용의 애매한 신호가 그것이었다. 그러나 민간 기업들이 이 애매한 신호로부터 초정밀 신호를 포착하는 기술을 찾아냈다. 그리고 경제적인 대성공이 찾아왔다.

2000년 빌 클린턴 대통령은 어쩔 수 없이 모두가 초정밀 신호를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미국의 납세자들은 GPS가 잘 운영되도록 일 년에 10억 달러 남짓의 돈을 세금으로 낸다. 하지만 그 밖의 나라들이 미국 납세자들의 자선사업(?)에 지속적으로 의존하는 것이 온당한 일인가?

5일 쓰촨성 시창위상발사센터에서 발사되는 베이더우 위성[신화=연합뉴스]
5일 쓰촨성 시창위상발사센터에서 발사되는 베이더우 위성[신화=연합뉴스]

사실, 글로벌 내비게이션 위성 시스템은 GPS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능 면에서는 뒤처지기는 해도 ‘글로나스(Glonass)’라고 불리는 러시아 시스템도 있다. 또, 중국은 ‘베이더우(Beidou)’를 가지고 있고, EU에는 ‘갈릴레오(Galileo)’가 있다. 일본과 인도도 개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대체 GPS 시스템들은 현재의 GPS에 매어있는 난국을 타개하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다. 그러나 이들 또한 유사시 군사적 용도로 사용될 수 있어서 만일의 경우 인류가 우주 전쟁 때문에 모두 오프라인 세상을 경험해야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대형 태양 폭풍도 같은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한편, 위성 내비게이션을 대체할 지상의 설비들도 존재한다. 가장 잘 알려진 지상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이로란(eLoran)’이라 불리는데, 전 세계를 커버하지는 못한다. 현재 일부 국가들은 자국 자체의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로란(eLoran)’의 장점은 신호가 훨씬 강력하다는 데에 있다. GPS 신호는 지상까지 도달하는 데 20,000Km의 여행을 해야 하는데 이 시간 동안 방해를 받거나 도용당할 수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GPS의 장애로 인해 찾아올지도 모르는 묵시록적 상황에 대해서는 별로 걱정을 안 하는 듯하다. 어느 날 일어나 봤더니 모든 것이 오프라인이 돼버린 세상 말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 테러리스트들이 GPS 수신자들에게 엉터리 신호를 전송해서 국가적 재난이 초래되는 상황도 상상해볼 수 있다.

공학 교수인 토드 험프리스는 신호를 도용해서 드론들을 떨어뜨리고 슈퍼 요트들의 진로를 바꿀 수 있음을 보여준 바가 있다. 그는 범죄자들이 전력망을 훼손하고, 모바일 통신망을 교란하며, 증권 시장을 붕괴시킬 수도 있다고 걱정한다.

진실은 GPS 신호가 해킹되었을 경우 얼마만큼의 피해가 날지 알기가 쉽지 않다는 데에 있다.

서두로 돌아가서 카르피(Carpi)에 잘 못 떨어진 어느 스웨덴 커플에게 물어보자.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신이 길을 잘못 들었다고 알고 있느냐의 문제이다. 하지만 자신의 현재 위치가 잘못된 사실을 모른 채 확신하고 있다면 이건 또 다른 문제에 속한다.

dtpcho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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