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개인 맞춤형 강화'로 수수료 아닌 데이터로 활로 모색
카드사, '개인 맞춤형 강화'로 수수료 아닌 데이터로 활로 모색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0.03.03 16:09
  • 수정 2020.03.03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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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결제 앱을 통한 카드결제. [사진=연합뉴스]
간편결제 앱을 통한 카드결제. [사진=연합뉴스]

신용카드사들이 실적 상승을 꾀하기 위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개인 맞춤형 마케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 1월 9일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빅데이터 활용의 법적 근거가 마련되면서 이러한 기조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3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융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카드사의 '마이데이터' 사업 등 데이터 관련 신사업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금융위는 카드사가 회원 결제정보 분석 등을 통해 개인 신용·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마이데이터 사업을 허용한다. ‘본인신용정보관리업’이라 불리는 마이데이터 사업은 공공기관과 금융권 등지에 흩어진 개인정보의 주권을 개인에게 돌려주며 본인정보 통합조회, 맞춤형 신용·자산관리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데이터3법 통과에 따라 기업들은 이름과 주민번호 등을 삭제해서 개인을 식별할 수 없는 가명정보를 활용해 새로운 서비스나 기술, 제품 등의 개발이 가능해졌는데, 카드사 입장에서는 소비자의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성향이나 이용빈도를 분석해 맞춤 혜택을 제공하는 등의 실적 상승을 꾀할 수 있게 됐다.

카드사들이 데이터 분석을 통한 개인화 마케팅에 골몰하는 이유는 ‘수수료’만으로 수익을 내기에는 시장 상황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작년 대다수 카드사들은 정부의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개편방안에 따른 수수료 인하로 인해 영업이익이 주춤하거나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다. 신한카드는 2.0%, 삼성카드는 6%, 우리카드는 9.7%, 하나카드는 전년 대비 47.2%나 하락했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국으로 확산됨에 따라 국내 신용카드 사용액이 크게 줄어들면서 카드사들은 더욱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BC·롯데·우리·하나 등 전업계 카드사 8곳의 2월 1∼23일 개인 신용카드 승인액은 28조 2,146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1월 한 달 승인액(51조 3,364억원)보다 45% 감소한 수치다.

카드사는 데이터3법 통과에 따라 가명정보를 활용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신용카드 추천 및 자문 등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개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그에 맞는 카드 상품이나 대출을 권할 수 있기 때문에 카드사들은 마이데이터 산업을 자양분으로 삼아 실적 상승을 노리고 있다.

숫자카드 V4. [사진=삼성카드]
숫자카드 V4. [사진=삼성카드]

삼성카드는 최근 '숫자카드 V4'를 출시하며 고객을 총 다섯 유형으로 구분해 맞춤형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삼성카드2 V4'는 해외여행을 선호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타깃으로 해 항공권과 해외 결제분에 1.5%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삼성카드3 V4'는 3040세대를 공략해 교육, 주유, 카페, 신선식품 배송 분야에서 3% 결제 할인을 해주는 방식이다.

신한카드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의 시간, 장소, 상황 등을 분석해 필요한 시점에 맞춤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향후 고객이 특정 브랜드 매장 근처에 있다면 할인 쿠폰 등을 무료로 보내는 방식에서 나아가 더욱 정교한 개인 맞춤형 마케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카드는 고객의 선호 지수를 약 200여개로 분류한 개인화 추천 알고리즘을 자사 앱에 적용해 정밀도를 높이고 있다. KB국민카드는 고객 유형과 소비 패턴을 정교하게 분석하기 위해 개인화 마케팅 플랫폼 구축을 위한 알고리즘 개발에 착수했다.

가명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3법이 올해 8월 5일부터 시행되면 더욱 정교한 알고리즘 개발이 가능해진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는 업무 관련 취득정보(빅데이터)도 가명 또는 익명조치 후 자문 서비스에 활용·판매할 수 있도록 내달 중 감독규정을 개정할 계획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9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에서 열린 여신전문금융회사 CEO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1월 29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에서 열린 여신전문금융회사 CEO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1월 29일 간담회 자리에서 카드사 CEO들에게 "회원 소비지출 정보, 대금 결제 관련 정보, 가맹점 280만 곳의 매출정보 등 다양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마이데이터,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업, 빅데이터 분석·가공·판매·컨설팅 등 신사업을 적극 준비해 달라"고 주문했다.

또 "데이터 3법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정부도 하위 법령 개정 등 후속 조치를 신속히 추진하겠다"며 "또 부동산 리스와 신기술 금융업 규제를 합리화하고 렌탈업 등 부수 업무 확대를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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