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KT&G '회계처리 위반' 결론…상장폐지는 '글쎄'
금감원, KT&G '회계처리 위반' 결론…상장폐지는 '글쎄'
  • 박영근 기자
  • 승인 2020.03.05 13:59
  • 수정 2020.03.05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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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실질적 지배력 인정 여부'가 관건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은 지난 2011년 이명박정부 시절 인도네시아 담배회사인 트리삭티를 인수한 KT&G에 대해 분식회계 혐의로 중징계 통보를 내렸다고 5일 밝혔다.

이에 따라 KT&G와 금감원은 향후 '실질적 지배력 인정 여부'를 두고 공방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금감원은 KT&G가 당시 2000억원 이상을 들여 인수한 인도 트리삭티와 관련해 회계 처리에 문제가 있다고 결론 내렸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달 KT&G에 검찰 통보와 임원 해임권고 등의 중징계 내용을 담은 조치사전통지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 금감원, 2년 4개월 만에 '중징계' 결정

KT&G는 지난 2011년 인도네시아 트리삭티 경영권을 보유한 싱가포르 소재 특수목적회사(SPC) 렌졸룩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이후 KT&G는 수 년에 걸쳐 트리삭티 잔여 지분 인수를 위해 총 2300억원을 투입, 50%의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여기에는 국민연금 투자금 380억원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리삭티는 그러나 2012년부터 91억원의 순손실을 내는 등 연달아 적자를 냈다. 그럼에도 KT&G는 거액의 투자금을 지속적으로 쏟아붇자, 정치권에서는 각종 의혹을 제기해 왔다. 지난 2017년 10월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KT&G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인도네시아 방문 직후 트리삭티를 무리하게 인수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금감원은 2017년 11월께 KT&G에 대한 회계 감리에 나섰다. 감리 결과 금감원은 2년 4개월여 만에 기존 주주와의 숨겨진 계약에 따라 실질적 지배력이 없었던 만큼 KT&G가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즉, KT&G가 트리삭티에 대한 실질적 지배력이 없음에도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한 것은 고의로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한 분식회계라는 얘기다.

■ 위반 금액에 따라 상장 폐지될 수도

KT&G 제재 수위는 앞으로 금융위원회 산하 회계 전문 기구인 감리위원회와 증권선물위원회, 금융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검찰 통보 등 중징계가 확정될 경우 호계 기준 위반 금액에 따라 주식거래가 중지되거나 상장폐지 심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

한국거래소 규정에 따르면 중요 회계처리기준 위반으로 검찰에 통보·고발된 기업은 거래 정지와 함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분류된다. 다만, 위반금액이 자기 자본이 2.5%(자산총액 2조원 이상인 기업) 미만이면 실질심사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증권 업계는 KT&G가 상장폐지까지 갈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금융투자 연구원은 "위반금액이 2000억원을 웃돌지 않을 것으로 파악된다"며 "따라서 자본총계의 2.5%를 넘지 않는 만큼 일단 상장폐지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 '실질적 지배력 인정 여부'가 관건

KT&G 관계자는 이번 사안에 대해 "그간 금감원의 감리 절차에 성실히 소명해왔다"며 "향후 이어질 감리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등에서 회계기준 적절성에 대해 소명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금감원과 KT&G는 향후 실질적 지배력 인정 여부를 놓고 공방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현행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은 지분율이나 이사회 구성 등을 감안해 종속회사 여부를 판단한다. 특정기업에 대한 지분율이 50%에 못 미치더라도 사실상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한다면 연결회계대상으로 보고 있다. 반면, 지분이 많다고 해서 무조건 종속회사로 포함하는 것은 아니다. 

한편 2018년 논란이 됐던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 당시 금융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로부터의 실질 지배력이 없어졌고, 종속회사에서 관계사로 회계처리를 바꾸는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부풀렸다며 대표이사 해임 권고와 과징금 부과 등 중징계를 내린 바 있다. 이에 불응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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