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안 지키는 일부 교회들...예배 강행
사회적 거리두기 안 지키는 일부 교회들...예배 강행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0.03.29 14:13
  • 수정 2020.03.29 1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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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고 있지만 29일에도 서울 일부 교회는 현장 예배를 강행했다.

전광훈(64·구속)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목사가 이끄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는 이날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주일 연합예배'를 열었다.

이 교회는 이달 22일 예배에서 '신도 간 거리 유지' 등 방역수칙을 이행하지 않아 서울시에서 다음 달 5일까지 집회를 금지한다는 행정명령을 받았다. 위반하는 신도는 1인당 300만원의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그런데도 현장 예배를 강행한 이 교회에는 이날도 오전 9시께부터 신도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현장에는 서울시와 성북구청 직원 110여명, 경찰 400여명이 출동했지만, 교회 출입을 완전히 막지는 않았다.

신도들은 이들에게 "예배방해죄로 고발하겠다" 등의 항의를 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일부는 공무원과 경찰들에게 "종교를 탄압하는 빨갱이들이다. 북한에서 왔냐" 등의 폭언과 욕설을 쏟기도 했다.

오전 9시께에는 교회 주차장에 임시로 마련된 예배석에 놓일 플라스틱 의자 500여개를 실은 5t 트럭 한 대가 도착했지만, 경찰 제지에 가로막혔다. 교회 측은 경찰과 30여분간 실랑이를 벌이다가 결국 손으로 의자를 옮겼다.

한 신도는 "교회에 들어가기 전에 체온을 재고, 손 소독도 해서 괜찮다. 경찰이랑 공무원들이나 서로 거리를 두라 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시청 관계자는 "시는 사랑제일교회에 이미 집회 금지 명령을 내렸기에 오늘 예배는 엄연한 위반 행위"라며 "철저히 채증해서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구로구 연세중앙교회도 신도들이 참석한 가운데 현장 예배를 강행했다. 이 교회는 등록된 신도만 예배 참석을 허용하고, 드나드는 사람은 물론 차량도 모두 소독을 받게 했다.

교회 관계자는 "정부에서 권고하는 것보다 오히려 더 방역을 철저히 한다. 물론 온라인 예배가 권장되지만, (교회에) 오시는 분들을 막을 순 없지 않나"며 현장 예배를 고수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정의당 구로구갑 이호성 후보는 이 교회 앞에서 '주민들이 불안해하니 예배당 예배를 중단하자'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진행했다.

4주째 시위에 나섰다는 이 후보는 "연세중앙교회는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드는 교회라 주민들이 더 불안해한다"며 "교회가 공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광림교회에서도 250여명이 모여 현장 예배를 진행했다. 이 교회는 입구에서 신도들에게 스스로 문진표를 작성하고, 방명록에 이름과 연락처 등을 적게 했다. 예배당 안에서는 길이 2m 정도 되는 장의자에 1∼2명씩만 앉았다.

이 교회 관계자는 "교회의 본분은 '마음의 안식처'를 제공하는 것이라 생각해 현장 예배를 진행했다"며 해외 입국자를 확인하는 등의 확산 예방 조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3월 22일부터 4월 5일까지 종교 시설과 일부 유형의 실내 체육시설(무도장·무도학원·체력단련장·체육도장), 유흥시설(콜라텍·클럽·유흥주점 등)은 운영을 중단하라고 권고했다. 그동안 집단감염이 발생했거나, 사업장 특성상 감염 위험이 크다고 분류된 시설이다.

지자체는 운영 중단 권고를 받은 시설이 영업하는지, 방역 지침을 따르고 있는지 등을 점검한다.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계고장을 발부하고,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집회·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린다.

이날 서울지방경찰청은 종교시설 497곳에 경찰 906명을 배치해 시청과 구청의 현장 점검을 지원했다.

한편 코로나19 예방 조치로 다음 달 5일까지 미사를 중단한 서울 중구 명동성당은 인적이 드물었다. 이날 오전 10시께 개인 기도를 하러 오는 교인들을 위해 개방된 대성당에서 기도하는 사람은 단 두 명뿐이었다.

성당 관계자는 "종교 방송으로 주일 미사를 대신하고 있어 성당을 찾는 이들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역시 다음 달 5일까지 법회를 취소한 서울 종로구 조계사도 한산한 모습이었다. 입구에서 체온을 재고 방명록을 작성한 뒤 손을 소독하고 들어온 일부만 대웅전에 앉아 예불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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