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측이 기소의 타당성을 판단해 달라며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했다. 자신에 대한 기소 여부 및 관련 타당성을 검찰이 아닌 외부 위원이 제3자의 관점에서 판단해 달라는 취지다.
3일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 측은 전날 서울중앙지검에 기소·불기소 여부에 대해 심의해 달라며 수사심의위 소집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서울중앙지검은 조만간 검찰시민위원회를 열어 이 부회장 등 사건을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에 넘기는 안건을 논의할 계획이다.
검찰시민위 위원장은 고등검찰청 산하 검찰청 검찰시민위원 중 무작위로 15명을 뽑아 부의심의위원회를 꾸려 해당 안건이 심의대상인지 판단한다.
이후 검찰시민위가 소집을 결정하면 검찰총장은 이를 받아들여 대검찰청 검찰수사심의위를 소집해야 한다.
지난 2018년 수사 결과의 적법성을 평가하기 위해 도입된 검찰수사심의위는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사건의 수사 과정을 심의한다. 또 수사 계속 여부, 기소 또는 불기소 여부, 구속영장 청구 및 재청구 여부를 판단하고, 기소 또는 불기소된 사건의 적정성·적법성 등을 평가한다. 소집 신청은 고소인이나 피해자, 피의자 등 사건관계인이 해당 검찰청 시민위원회로 할 수 있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수사심의위는 법조계, 학계, 언론계, 시민단체 등 사회 각계에서 영입한 150~250명 규모의 외부 위원들로 구성된다.
이 부회장 측의 검찰수사심의위 소집 신청으로 1년 6개월을 끌어온 '삼성 합병·승계 의혹' 관련자들에 대한 신병처리 방향과 기소 여부는 검찰 외부 전문가들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달 26일과 29일 두 차례에 걸쳐 검찰에 비공개 출석해 장시간 조사를 받았다.
최지성 옛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김종중 옛 미전실 전략팀장(사장), 최치훈 삼성물산 이사회 의장, 이영호 삼성물산 사장,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 TF장(사장), 김태한 삼성바이오 사장 등 과거 삼성 수뇌부와 통합 삼성물산 등 계열사 전·현직 고위 임원들도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이달 중 수사를 마무리할 계획으로, 이 부회장을 비롯한 관련자들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등 신병처리 방향을 조만간 결정한 방침이다.
이 부회장은 두 번의 조사에서 모두 “보고받거나 지시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법조계에서는 "수사심의위원회 설치 취지를 감안해 삼성의 신청을 적극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정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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