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프리즘] "화웨이 빼라" 미-중 전쟁 이어 흔들리기 시작한 영국과 중국의 경제관계
[월드 프리즘] "화웨이 빼라" 미-중 전쟁 이어 흔들리기 시작한 영국과 중국의 경제관계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0.07.23 07:00
  • 수정 2020.07.23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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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지난 5월 UK의 5세대 이동통신(5G) 구축사업에서 가능하면 빨리 중국 화웨이를 배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지난 5월 UK의 5세대 이동통신(5G) 구축사업에서 가능하면 빨리 중국 화웨이를 배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의 팽창을 반대하는 나라는 미국 뿐만이 아니다. 최근 영국이 화웨이의 5G 장비를 도입하려다 철회한 경우나 홍콩 사태에 대한 영국의 강경 입장에서 보듯이 순항하는 듯이 보이던 중국과 영국의 관계도 마찰을 빚고 있다.

BBC는 22일(현지 시각) 현재 상태에서 영국과 중국 간의 경제협력 관계가 얼마나 깊은지를 돌아보는 기사를 게재했다. 다음은 이 기사의 전문이다.

UK와 중국 사이의 경제 관계는 지난 20년 동안 꾸준히 성장해왔다.

1999년 기준으로 중국은 UK의 26번째 수출국이었지만, 이제는 6번째로 큰 수출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양국 간의 교역량은, 대단위 인프라 프로젝트와 교육 분야를 중심으로, 작년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UK가 중국 화웨이의 5G 이동통신 네트워크 장비 도입에 대해 ‘제한적 허용’이라는 기존 방침을 깨고 자국 내 모든 통신사들에게 화웨이 제품을 오는 2027년까지 모두 철거하라고 지시한 이후 런던과 베이징 간의 긴장이 높아가고 있다. 이에 따라 양국 간에 상호이익을 가져다주던 경제 관계가 위협받을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무역

영국통계청(ONS) 발표에 따르면 작년 기준으로 UK는 중국에 307억 파운드(한화 약 46조5,744억)를 수출함으로써, 중국은 UK에게 6번째로 큰 수출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수치는 2018년의 234억 파운드에 이은 또 한 번의 최고 기록이며, 4년 내리 신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그리고 중국은 UK의 4번째 수입국으로 작년에 490억 파운드의 수입을 기록함으로써 이 또한 신기록을 갱신했다.

간접자본 (Infrastructure)

중국은 핵발전소 건설을 포함해 UK의 인프라 구축에도 점점 더 큰 역할을 떠맡고 있다.

‘중국광핵그룹(CGN)’은 200억 파운드가 소요되는 서머싯 주(州)의 힝클리포인트 핵발전소 건설에 일부 자금을 댔다.

중국의 국영기업 격인 ‘중국광핵그룹’은 서퍽 주(州)에 계획 중인 또 다른 플랜트 건설에 20%의 옵션을 보유하고 있으며, 몇 개의 추가 발전소 건설을 추진 중인 프로젝트에 최대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중국 정부가 운영하는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는 런던 히드로 공항을 소유한 기업의 지분 10%뿐만 아니라 템스 워터(Thames Water)의 지분 8.7%를 갖고 있다.

또, 중국은 ‘중국해양석유총공사’를 통해 UK의 북해산 원유 생산권에도 지분을 지니고 있다.

UK의 중국 유학생

‘국립경제사회연구소(NIESR)’에 따르면 UK 대학들에 유학 중인 중국의 학생수는 2006년에 비해 세 배 이상이 늘었다고 한다.

중국 학생들이 지불하는 수업료 총액은 1년에 적어도 17억 파운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자국 학생들을 상대로 UK 유학을 금지하게 되면 UK의 대학들은 자금난을 겪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중국 학생들이 유학생들 숫자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받을 것입니다.”

상하이에 근거를 둔 시장정보 업체인 ‘이머징 스트래티지’의 대변인은 이렇게 분석했다.

“UK 대학들은 비용을 절감하거나 새로운 수입원을 찾아 나서야할 겁니다.”

하지만 영국문화원(British Council)은 중국 학생들의 출영국(exodus)에 대한 염려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다.

“해외유학은 장기 계획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므로 단기적인 정치적 갈등 때문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겁니다. UK는 중국 학생들이 언제나 유학가고 싶은 나라 중 하나입니다.”

영국문화원의 대변인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지난 1월 영국 런던에 있는 스마트폰 매장에 걸린 5G 서비스 홍보물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월 영국 런던에 있는 스마트폰 매장에 걸린 5G 서비스 홍보물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기업 인수(引受)

중국은 UK 내에서 여러 차례 대단위 기업 인수를 성공시킴으로써 눈길을 끌었다. 그 결과 수십억 파운드의 돈이 UK로 흘러들었다.

지난 3월에는 영국철강(British Steel)이, 3,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유지하는 조건으로, 중국의 징예그룹(Jingye Group)에 넘어갔다.

징예그룹은 철강 사업을 현대화하는 데 10억 파운드 이상을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가 있다.

그밖에 눈에 띄는 기업 인수로는, 중국의 자동차 메이커 지리(Geely)가 UK의 전통적인 택시(black cab) 제조 기업 LTI를 인수한 사실과 프로축구팀 울버햄튼 원더러스가 중국의 재벌기업 푸싱그룹에 매각된 경우를 들 수 있다.

테크놀로지

중국의 IT 기업 화웨이는 2005년부터 UK에 오랫동안 눈길을 끄는 투자를 해왔다.

5G 장비의 경우에는 이제 더 이상 UK에 참여할 수 없게 되었지만 화웨이는 여전히 현재 UK에서 사용되는 이동통신 인프라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이슈들이 화웨이에 몰려있지만 UK와 중국이 관련을 맺고 있는 통신 기업은 화웨이만이 아니다.

하이테크 UK 기업들에 대한 중국의 노림수는 2017년 반도체 생산기업인 ‘이매지네이션 테크놀로지’의 인수라는 결과를 낳았다.

이때 소요된 막대한 자금의 대부분은 베이징 당국의 지원을 받는 ‘중국개혁투자펀드(China Reform investment)’에서 나왔다.

UK가 중국에서 벌이고 있는 사업

투자금의 대부분이 중국 기업들과 중국 정부의 지원 하에서 UK로 넘어오기는 하지만 반대로 중국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는 UK의 대기업들도 있다. 14억 중국인들의 가처분소득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UK의 주요 기업들은 중국의 에너지, 자동차 생산, 제약, 그리고 금융서비스 분야에 진출하고 있다.

작년에 주독일 중국대사가 ‘화웨이가 독일의 5G 네트워크 사업에 진출할 수 없다면 독일의 자동차 산업에 중대한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는 위협을 한 적 있다. 베이징 당국이 다른 나라에도 비슷한 전략을 쓸 수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중국 공산당은 자국 인민들에게 언제라도 외국 상품을 보이콧을 명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상하이에 근거를 둔 시장정보 업체인 ‘이머징 스트래티지’의 대변인은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중국에 있는 영국상공회의소의 상무이사 스티븐 린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그런 최악의 상황은 오지 않을 것으로 낙관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중국으로 자동차를 수입하고 현지에서 생산하는 UK의 자동차 메이커들이 UK 정부가 내린 결정의 희생물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친재계 단체인 이 상공회의소는 UK의 통신회사나 IT 기업들 또한 잠재적으로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스티븐 린치 이사는 ‘양국은 정치 환경의 부정적 변화에도 불고하고 굳건한 무역 및 투자 관계를 지속해나갈 수 있어야한다’고 덧붙였다.

dtpchoi@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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