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프리즘] “우리는 유령과 싸우고 있다”... 코로나 확산 6개월
[WIKI 프리즘] “우리는 유령과 싸우고 있다”... 코로나 확산 6개월
  • 최석진 기자
  • 기사승인 2020-08-07 07:39:36
  • 최종수정 2020.08.08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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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 "각국 정부들, 안개 속에서 길을 찾고 있지만, 출구가 보이지 않아"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진인탄 병원에서 지난 2월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코로나19 환자의 진료기록을 학인하고 있다. 사진=우한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진인탄 병원에서 지난 2월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코로나19 환자의 진료기록을 학인하고 있다. 사진=우한 로이터/연합뉴스

영국의 일간 <가디언>은 7일(현지 시간) 코로나바이러스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지 6개월이 흐른 현재 지구촌의 모습을 전했다. 가디언은 지금 인류는 아직도 상대를 모른 채 복싱 연습을 하거나 유령과 싸우는 듯한 처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음은 가디언 기사의 전문이다.

더 이상 아무도 박수를 치지 않는다. 코로나19가 인류에 불어 닥친 시급한 위기로 인식되고 세계의 나라들이 차례대로 봉쇄조치에 들어가자 밤이면 쏟아져 나와 노동자의 연대를 외치던 시위대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그런가 하면 팬데믹 초기에는 국민들의 협조를 얻을 수 있었던 각국 정부들은 다시 비난과 조롱에 직면하고 있다. 반면에 수백만 명이 금방 죽는다거나 의료체계가 붕괴되고 식료품을 구할 수 없을 것이라는 초기의 시나리오에 따른 공포는 많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바이러스 자체는 위력이 줄어들지 않았다. 코로나19가 처음 감지되고 200일 이상이 지났지만 공중보건 당국들은 감염자의 숫자가 증가하고 있으며, 최고치가 계속 갱신되고 있다고 말한다.

8월 초, 세계는 코로나바이러스 앞에서 안개 속을 헤매고 있다. 팬데믹의 초기 충격에서는 벗어났지만 출구는 여전히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는 실체가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있는 바이러스의 위력과 경제활동을 재개하고 학교 문을 다시 열고 대인관계를 정상으로 가져가야한다는 주장 사이에 밀고 당기기가 진행 중이다. 이러한 논란은 백신이 개발되어 대량으로 배포될 때까지 계속될 듯하다.

“이번 바이러스 발발 초기에 우리는 마라톤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가 있습니다. 단거리 경주가 아닙니다.”

워싱턴 DC의 조지타운 대학 ‘세계 보건과학 및 안전 센터’의 부교수인 알렉산드라 펠란은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이 싸움이 마라톤을 넘어 울트라마라톤이 될 것이라는 점이 더 명백해지고 있습니다.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더딘 걸음이 될 것입니다.”

지난 3월에는 인류의 반이 봉쇄조치에 돌입할 것이라고 예측됐었다. 몇 개월이 흐른 지금 인류는 경험해보지 않을 길을 가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하에 사는 일이 뉴노멀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뉴노멀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는 각양각색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줄줄이 생산을 감축하는 가운데 3월 30일 폭스바겐이 포르투갈 리스본 자동차 공장을 부분 폐쇄해 내부 조립 라인이 멈춰 서 있다.(리스본=로이터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줄줄이 생산을 감축하는 가운데 3월 30일 폭스바겐이 포르투갈 리스본 자동차 공장을 부분 폐쇄해 내부 조립 라인이 멈춰 서 있다.(리스본=로이터 연합뉴스)

바이러스와 동거

금년 여름 리스본 해변은 그야말로 철퇴를 맞았다고 줄리아 조갈리스는 말했다.

몇 마일 떨어진, 포르투갈의 수도 외곽에 거주하는 근로자들은 7월의 대부분을 봉쇄조치 하에서 보냈다. 주민들은 식료품, 의료품 구입이나 직장 출근 외에는 바깥 외출을 할 수 없었다.

코로나바이러스 환자들로 점령당한 이탈리아나 스페인의 병원들을 목격한 포르투갈 같은 나라들은 3월에 강력한 봉쇄조치를 실시했고, 감염률은 떨어졌다. 그 이후는 코로나바이러스 하에서 정상적인 생활이 어디까지 가능한지를 시험하는 시기였다.

리스본은 제한조치를 강화했다가 풀었다가를 단속적(斷續的)으로 반복했다.

“활동 재개에 돌입하고, 사람들이 파티를 다시 열고, 길거리에서 술을 마시고 흥청거리자 확진자 숫자가 다시 늘어났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더 강력한 조치를 내놓았습니다.”

줄리아 조갈리스는 이렇게 말했다.

마스크를 쓴 모습은 어디에서나 볼 수 있으며, 사업주들과 고객들은 자주 바뀌는 규칙에 적응하느라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모든 업소가 저녁 11시면 문을 닫아야한다. “저녁 9시에도 음식을 먹고, 새벽 2시에도 외출을 하는 나라에서는 너무나 익숙하지 않은 풍경입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이 정도의 제한조치로도 부족할지 모른다. 한때 코로나 퇴치에 성공한 듯 보였던 홍콩이나 멜버른, 또는 인도의 케랄라 주(州)가 입증하듯이 이 바이러스에 대한 일시적 승리는 믿을 것이 못된다. 확진자가 매일 수백 명씩 발생하는 포르투갈뿐만 아니라 호주와 중동, 그리고 유럽에서 확진자 숫자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

바이러스 전파를 늦추는 데 성공한 나라들은 팬데믹의 새로운 국면에서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고, 캘리포니아 대학의 전염병 전문가 바박 자비드 박사는 말한다.

“완전한 통제와 국경 봉쇄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긴장을 늦추면 하시라도 확진자 숫자가 늘어날 수 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문제는 바이러스와 동거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있습니다.”

이 말은 바이러스와 거래를 한다는 의미이다. 나이트클럽 같은 위험 업소의 문을 닫고,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광범위한 검사를 실시하지만, 제한적인 전파는 막을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한다는 말이다.

리스본에는 팬데믹 때문에 외국 관광객들이 줄었으며, 대신 자국 관광객들이 값싼 방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다.

“사람들이 리스본을 되찾았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줄리아 조갈리스는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겨울이 오면 힘들어질 겁니다. 여름에 벌어놓아야 했을 돈을 벌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포르투갈에서는 팬데믹 이후 근로자의 1/5이 해고되었다. 코로나19는 전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는 경제위기를 낳고 있다고, 코로나의 충격여파를 수시로 집계하고 있는 IMF는 밝히고 있다. 또, 거의 4억 개의 정규 일자리가 없어졌다고, UN 노동기구도 밝히고 있다.

한편, 프랑스와 UK, 호주 같은 나라들에서는 충격파가 다소 약화되고 있다. 이 나라들은 2008년 세계 경제위기 때 경제회복기를 대비해서 그 회복 속도를 높이기 위해 임시휴직 등의 사업비를 지출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더 유리하다는 교훈을 얻은 나라들이다. 대신에 미국 은 약 3000만 명에 해당하는 사람들에게 돈을 직접 나눠줬었다. 근로자의 1/5에 해당하는 숫자였다. 그 결과 미국은 현재 실업수당에 의지하게 되었다.

8월 초가 되면서 여러 나라들은 국민들의 잔고가 고갈되고 있을 뿐 아니라 국민들의 사기(士氣)도 떨어지고 있다.

“사람들이 점점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줄리아 조갈리스는 이렇게 말했다.

“아무도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아요. 그냥 맞춰서 살고 있지요.”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기세가 꺾이지 않는 곳

로빈 닐리는 동료 교사의 부고(訃告)를 접하면서 코로나바이러스의 심각성을 실감했었다.

“정말로 남의 문제가 아니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내 앞에 있는 바로 우리의 문제구나.”

몇 달이 지나지 않아 그가 거처하는 애리조나 주가 인구 비율로 따지면 세계에서 가장 높은 확진자 숫자를 보였으며, 사망자 숫자도 다른 주들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대부분 유럽 나라들이 소규모 발발을 잘 대처하고 있는 데 비해 미국은 브라질, 인도 등과 함께 확진자 증가추세를 통제하지 못하는 큰 나라에 속한다.

“우리는 제때 충분한 검사를 시행하지 못하고, 제때 감염자 추적을 못하고 있습니다.”

로빈 닐리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아직도 쉐도우 복싱 중에 있으며, 유령과 싸우고 있는 중입니다. 정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거지요.”

애리조나 주에서는 16만 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지금도 하루 1,000명씩 증가하고 있다. 쇼핑이나 친구를 만나는 일이나 대중교통을 타는 행위들 모두가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감염자들이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습니다. 내가 아는 사람들 대부분이 확진자와 아는 사람들입니다.”

닐리는 이렇게 말했다.

미국 남서부에 위치한 애리조나 주는 지난 3월에 봉쇄조치를 시행했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가 점차 정치문제로 비화하면서 두 달이 지나지 않아 활동 재개를 선언한 주(州)들 중 한곳이 되었다. 나아가 공화당 출신의 주지사 더그 듀시는 시민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고한 시장들을 방해하기까지 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피닉스에 있는 대형 교회의 3000명 청중 앞에서 연설하기 위해 공중보건 전문가들의 조언을 무시하기도 했다.

미국 전역에 걸쳐서 비슷한 반응들이 이어져서 미국이라는 초강대국의 위상이 흔들리고, 세계 질서에 대한 중국의 도전을 야기하고 있다.

닐리는 극단적 분열 현상이 공동체 내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친구들과 대화할 때 저는 이러한 상황에 문제가 많다고 말하지만, 그들은 ‘그렇지 않다, 민주당의 속임수일 뿐이다. 선거의 해이지 않나.’라고 말합니다.”

바이러스는 이러한 혼란을 먹고 자란다. 전파 경로조차 불명확하다. 입에서 나오는 비말이 새로운 감염의 주범으로 간주되는가 하면 사람들로부터 방출된 작은 바이러스 입자들이 공기 중에 머문다는 증거들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또, 보균자의 대부분은 거의 감염을 시키지 않는 반면에 이른바 슈퍼 전파자들이 80%를 감염시킨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리고 코로나19도 인플루엔자처럼 여름이 되면 기세가 꺾일 것일 것이라는 기대도 무망하게 되었다.

면역이 성립된다고 해도 그 효과는 단기간일 수 있다. 하지만 다른 많은 경우처럼 무엇이든 속단하기에는 이르다.

“아직도 감염의 초기 단계일 뿐입니다. 우리는 HIV에 대해 40년을 넘게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매일 새로운 내용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는 사이 생존자들 사이에서 이 병의 영구적인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심장과 뇌, 그리고 폐에 심각한 손상을 미칠 수 있다는 증거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확진자들이 증가하자 애리조나 주는 불편한 타협안을 내놓았다. 자치단체들에게 마스크 생산 명령권을 주고, 체육관, 술집, 극장 등의 문을 다시 닫게 하는 한편 참석자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는 조건으로 예배는 자유롭게 허락했다.

이번 달 여론 분열의 최종 단계는 학교 문을 여는 문제였다. 몇몇 나라에서는 어린 학생들은 코로나바이러스에 강하며 전파를 시키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그건 좋은 소식이지요.”

닐리는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아이들이 지금도 코로나에 걸리고 있고, 죽어나가고 있지 않나요?”

[사진=AP·연합뉴스]
[사진=AP·연합뉴스]

안전을 위한 봉쇄

요르단의 오마르 라자즈 총리는 차트 세 개를 앞에 놓고 보고를 받은 기억을 떠올렸다.

“우리 앞에는 최악의 시나리오, 중간 시나리오, 양호한 시나리오가 있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자원이 부족한 중동의 작은 나라 요르단 왕국의 보건시스템은 잘해야 하루 200명 정도의 확진자를 소화할 수 있다고, 라자즈 총리는 말했다. 하지만 통제 불가능한 확산으로 600명 정도의 새로운 확진자가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정말 그런 최악의 상황은 피해야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로부터 몇 달간 요르단은 뉴질랜드나 태국처럼 몇 안 되는 행운의 나라가 되었다. 이 나라들은 코로나19의 지역 전파를 퇴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요르단 왕국에서는 지금까지 총 11명이 사망했으며, 감염자는 해외 입국자들과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에서만 나오고 있다.

요르단은 신속하게 국경을 봉쇄하고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봉쇄조치에 돌입함으로써 양호한 시나리오에 접근할 수 있었다고, 라자즈 총리는 말했다.

현재 수도 암만의 분위기는 다른 나라들과는 사뭇 다르다. 거리와 음식점들은 여름밤을 즐기러 나온 요르단 사람들로 붐빈다. 마스크를 쓰고는 있지만 턱 아래로 내려와 있는 경우가 많으며 사람들은 다시 키스로 인사를 하고 있다.

“저는 사람들이 키스를 하지 않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총리는 이렇게 말했다.

“그런데 지난주부터 사람들이 다시 키스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확진자가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제한을 가하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나쁜 건 아닌데 위험하지요.”

완전한 백신이 나올 때까지 봉쇄 상태를 유지하는 일은 선택사항이 아니다. 백신 역사상 유래가 없는 기록이 지난 8달 동안 나왔다. 적어도 5곳에서 인간을 상대로 대량 시험을 진행 중이다.(3상 시험)

그러나 기록적인 백신 개발 경쟁에도 불구하고 백신은 금년 말까지는 나오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몇 달이 걸리거나, 국가간에 협력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그보다 더 오래 걸릴 수도 있다.

“전 인류가 백신에 접근할 수 있을 때까지 코로나의 불씨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으로부터 안전한 나라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조지타운 대학의 부교수 알렉산드라 펠란 박사는 이렇게 말했다.

요르단은 공항을 서둘러 여는 데 반대했지만 마침내 지난 수요일 개방했다. 세상을 향한 봉쇄의 문이 다시 열린 것이다. 라자즈 총리는 수반되는 위험성은 잘 알고 있지만 요르단은 준비가 철저히 되어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다음 발발이 언제 찾아올 것인지 끊임없이 자문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라를 돌봐야하는 상황에서 그런 질문을 하지 않는다면 어리석은 일이지요.”

암만에서처럼 삶이 소생하는 모습은 애리조나같이 코로나에 치명타를 입은 지역들의 미래의 희망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팬데믹의 현주소는 정반대임을 나타내고 있다.

 

dtpchoi@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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