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대우건설 노조 측 제시한 ‘깜깜이 요구안’ 뭐길래”…막판 인수 앞두고 난감해진 중흥그룹
[포커스] “대우건설 노조 측 제시한 ‘깜깜이 요구안’ 뭐길래”…막판 인수 앞두고 난감해진 중흥그룹
  • 김주경 기자
  • 승인 2022.01.21 07:05
  • 수정 2022.01.2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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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흥그룹·대우건설 노조, 다음달 예정된 막바지 인수 앞두고 이견 차…인수 협상 파열음
관련업계, 딜클로징 전 문서화 요구는 명분일 뿐…노조 측 제시한 ‘깜깜이 요구안’ 발목
대우건설 노조, 지난 17일부터 중흥그룹 인수단 사무실 점거…출입 저지 시위 진행 중
대우건설 노조 “중흥그룹측, 딜클로징 전 약속한 인수 조건 문서화 거부…총력투쟁 선언”
중흥그룹, 지금 당장 문서화 약속 어려워…KDB인베스트먼트 ‘경영권·주주지위’ 침해 우려
중흥그룹 정창선 회장과 KDB인베스트먼트 이대현 대표 [출처=중흥건설그룹]
중흥그룹 정창선 회장과 KDB인베스트먼트 이대현 대표 [출처=중흥건설그룹]

대우건설 인수를 놓고 중흥그룹과 대우건설 노조간의 갈등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대우건설 노조 측은 매각의 종결시점이 다가오면서 딜 클로징 전 문서화된 형태로 약속된 내용을 보장 받아야만 인수 이후 약속 번복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반면 중흥그룹 룹 측은 아직 매각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서면 합의서를 작성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서다.

이를 놓고 관련업계 일각에서는 대우건설 노조가 실제로 요구하는 것은 단순히 딜 클로징 앞두고 중흥그룹이 약속한 내용에 대한 문서화가 아닌 이를 명분으로 내세워 다른 조건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 갈등을 촉발시킨 요인이 됐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대우건설 노조가 제시한 깜깜이 요구안이 무엇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위키리크스한국>이 지난 20일 대우건설 노조 측에 중흥측이 약속한 내용 외에 추가 적으로 제시한 내용이 있냐고 묻는 질문에 아직 답변이 오지 않은 상태다. 다만 중흥그룹 쪽과 대우건설 인수에 깊숙이 개입한 M&A전문가의 말을 빌리자면 대우건설 임직원들의 연봉과 처우 등 알려지면 곤란해지는 예민한 부분들이 깊숙이 포함되어 있다는 전언이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실무협의체에서 논의된 처우개선 등에 대해선 일찍부터 보장한다는 방침”이라며 “하지만 노조에서 추가적으로 딜크로징(거래종결)을 앞두고 보란듯이 다른 조건들을 추가적으로 하나둘씩 제시하고 있다”며 난감해했다.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대우건설지부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 17일부터 서울 을지로 대우건설 본사 동관 7층에 마련된 중흥그룹 인수단 사무실 앞을 점거해 출입저지 시위를 펼치고 있으며, 중흥그룹 인수단 역시 점거된 사무실에서 철수한 이후 서울 용산 중흥그룹 계열사 건물에 임시사무실을 마련해 막판 대우건설 인수 마무리 작업을 진행 중이다.

정창선(가운데) 중흥그룹 회장과 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지난해 12월 9일  대우건설 지분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에 서명하고 있다.[사진출처=중흥그룹]
정창선(가운데) 중흥그룹 회장과 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지난해 12월 9일 대우건설 지분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에 서명하고 있다.[사진출처=중흥그룹]

작년 10월부터 대우건설 노조와 회동을 가진 중흥그룹은 3차례 동안 고용승계 보장과 독립경영 등을 약속하는 등 합의가 원만하게 진행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대우건설 노조가 2월 중순으로 예상되는 대우건설 인수 딜클로징(거래 종결)을 앞두고 약속을 문서화한 서면합의서를 요구하면서 합의가 결렬된 것이다. 대우건설 노조 측은 서면 합의서를 통해 중흥그룹의 약속을 담아내야 만 인수 후 벌어질 수 있는 말바꾸기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대우건설 노조 측은 중흥그룹 인수단 사무실을 점거한 이후 성명을 통해 “스스로 아무런 법적권한이 없어 합의는 불가하다고 주장하며 표리부동한 행태를 보이고 있는 중흥 인수단은 대우건설 본사에 거처를 마련하고 PMI(인수 후 통합 절차)를 명분으로 내세워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하고 있는 모습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중흥건설그룹 측에 선언적 립서비스가 아닌 독립경영, 투명경영, 임직원 처우 개선 등 보장 방안을 구체화하기 위해 법적인 구속력을 갖는 합의서를 작성해야 한다고 요구했으며, 중흥 측 협상 대표 김보현 부사장은 '그렇게 하기 위해 이 자리가 마련됐다. 합의서 작성에 이견이 없다'고 약속했다”며 “그러나 본계약을 체결한 이후 중흥은 돌연 입장을 바꿔 노동조합과는 절대로 합의서 등 그 어떠한 구속력이 있는 문서도 체결할 수 없다는 이중성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수과정에서 노동조합의 의견에 귀 기울이지 않고 대우건설 임직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중흥그룹의 인수를 절대 인정할 수 없다”며 “마지막까지 결사 투쟁할 것”이라고 했다.

심상철 노조위원장 역시 “매각 종결시점이 다가오면서 각종 찌라시가 난무하는 등 임직원들이 불안해하는 모습을 더이상 지켜만 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직접 공표한 내용조차 서면약속은 불가하다는 입장만을 내세우고 있다”며 합의서 작성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물론 독립경영을 담보하기 위한 대표이사 내부승진 원칙, 인수 후 재매각 금지 등 대우건설을 보호하기 위한 사전에 약속했던 조항에 대해 지금상황에서는 서면으로 약속할 수 없다는 인수단의 모습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대우건설 노조는 독립경영 담보를 위한 대표이사 내부 승진, 사내 계열사 외 집행임원 선임 인원 제한, 인수 후 재매각 금지 △본부 분할매각 금지, 자산매각 금지 등을 담은 서면 합의서를 중흥그룹에 요구하고 있다.

[출처=중흥그룹]
중흥건설 본사 전경 [출처=중흥그룹]

그러나 중흥그룹은 매각이 종결되지 않은 상태인 데다가 아직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대주주 지위를 유지한 상태에서 인수 조건을 문서화하기는 어렵다며 난감해하는 입장이다. 중흥그룹이 아직 대우건설의 최대주주로서 법적 권한을 확보하지 못했으며, 합의서 작성을 주도한 최대주주가 아직 KDB인베스트먼트라는 점을 이유로 내세워 자칫 주주권과 경영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중흥그룹은 예정된 인수 일정을 차질없이 진행할 방침이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전혀 가능성이 없는 걸 갖고 요구를 하니까 난감한 입장”이라며 “인수단이 다른 공간에 가서도 업무를 계속 볼 수 있으니 인수단 활동은 예정대로 진행되는 걸로 봐주시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으로서는 대우건설 정상화가 우선인만큼 좀 더 시간을 두고 긴밀한 대화를 통해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고 본다”면서 “정창선 회장이 약속한 대우건설 독립경영 보장 및 회사 임직원 처우 개선 등 기존에 약속했던 사항은 차질없이 반드시 이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중흥그룹과 정창선 회장이 약속한 사항 외에 추가적인  조건을 내세운 부분에 대해서는 지금으로서는 약속하기가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중흥그룹 측은 “노조 측이 제시한 급여나 연봉 등 민감한 부분들이 있지만, 당사자 측이 아직 추가적으로 제시한 내용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만큼 우리도 구체적으로 밝히기가 조심스러운 상황”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중흥그룹이 대주주로서의 지위를 확보한 다음 얘기를 나눠도 늦지 않다고 본다”고 전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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