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MAP] 난타전 된 ‘흑석2구역’…두 번째 입찰서 ‘대우건설 VS 삼성물산’ 리턴 매치 성사될까?
[재개발 MAP] 난타전 된 ‘흑석2구역’…두 번째 입찰서 ‘대우건설 VS 삼성물산’ 리턴 매치 성사될까?
  • 김주경 기자
  • 승인 2022.05.02 13:06
  • 수정 2022.05.02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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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흑석2구역에 ‘기울어진 운동장’ 질타…하반기 ‘분위기 반전’ 노리나
흑석2구역조합, 특정 건설사 편애한 적 없어…“대우건설, 오히려 논란 키웠다”
과열 홍보·금품제공 논란으로 '벌점'…GS건설 2회·삼성물산 1회·대우건설 2회
이르면 올 8월 시공사 선정 ‘윤곽’…정비업계 ‘대우건설·삼성물산’ 2파전 우세
서울 동작구 흑석동 흑석2구역 전경. [사진=연합뉴스]
서울 동작구 흑석동 흑석2구역 전경. [사진=연합뉴스]

흑석2구역 정비사업권을 놓고 정비업계 최대 관심사였던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간의 맞대결이 불발되면서 올해 하반기 예정된 두 번째 입찰에서도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간 또다시 빅매치가 성사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근 정비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이 흑석2구역 재개발 공동사업 참여를 포기하면서 건설사 선정을 위한 입찰에 삼성물산만 단독으로 참여하면서 유찰됐다. 당초 첫 입찰 당시 관심을 보인 건설사는 GS건설·대우건설·롯데건설·삼성물산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작 입찰에는 흑석2구역에 관심을 보여온대형 건설사 모두 참여하지 않은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흑석2구역은 '공공재개발' 1호 사업이다. 앞서 국토부와 서울시는 지난해 1월 공공재개발 시범사업 후보지로 선정했고, 지난 12월 SH공사는 흑석2구역 주민대표회의와 사업시행 약정을 체결한 바 있다. 흑석2구역 재개발조합은 이곳이 공공재개발 1호 사업지라는 상징성이 큰 만큼 늦어도 올해 하반기에는 어떻게든 시공사를 선정해 빠른 속도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목표다.

비록 첫 입찰에서는 삼성물산의 단독으로 참여해 유찰됐지만 아직 대우건설이 흑석2구역 재입찰에 여지를 남겨둔 만큼 삼성물산과의 리턴매치가 또 한 번 이뤄질 가능성이 충분한 상태다.

특히 흑석 2구역은 대우건설이 오랫동안 관심을 가지고 공들여온 사업지다. 다만만 홍보관 마련 당시부터 서로 간의 입장 차가 컸던 관계로 유달리 잡음이 거셌던 사업지로 평가받는다. 갈등의 시작은 지난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현대건설이나 GS건설, 대우건설 등은 1차 합동설명회 이후 홍보관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았지만, 삼성물산은 현장설명 이후 곧바로 홍보관 설치에 나섰다는 게 대우건설의 주장이다.

대우건설은 이번에 입찰을 참여하지 않는 대신 흑석2구역 재정비조합을 강하게 비판했다. 건설사가 문제 삼은 것은 벌점 부과방식과 홍보관 운영 지침 등이다.

대우건설은 입장문을 통해 “흑석2구역만을 위한 맞춤형 제안서까지 준비할 정도로 오랫동안 만 공들여왔지만 이미 내부 상황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판단해 이번 입찰은 포기하기로 했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특정 시공사의 입장 편을 드는 집행부의 편중된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하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덧붙였다.

대우건설은 “홍보관 운영 관련 집행부가 상식을 벗어나 특정 시공사에 대한 요구만 들어주는 행위를 놓고 시공사들이 이구동성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언급할 정도였다”면서 “그럼에도 저희는 최고의 조건을 담아 진심으로 준비한 맞춤 제안서라면 선택받을 자신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지만 주민대표회의라는 의결기구를 거치지 않은 납득할 수 없는 일방적 경고 조치와 특정 시공사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집행부의 편중된 방향에 입찰 후 리스크가 감당할 수 없는 범위라고 판단했다”면서 “주민대표회의가 공정하게 운영된다면 그때 다시 검토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실상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이라는 단서 조건을 제시한 것이다.

흑석2구역 재개발사업 조감도. [사진=흑석2구역 제보자 제공]
흑석2구역 재개발사업 조감도. [사진=흑석2구역 제보자 제공]

이 뿐만이 아니다. 대우건설에 따르면 흑석2구역 조합과 SH공사는 삼성물산에 유리한 사업 구도가 처음부터 형성됐다고 주장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당초 계약업무처리기준에 따라 홍보관을 운영할 계획이었으나, 시행사인 SH공사측은 삼성물산 측이 제시한 홍보관 운영시점을 유독 우호적으로 해석했고 조합에서도 이를 사실상 묵인해줬다”고 강조했다.

대우건설은 입찰과정에서 ‘벌점을 부과한 방식’에 대해서도 강하게 질타했다. 조합원들의 주민대표회의라는 의결이라는 절차를 생략한 채 조합 측에서 일방적인 경고 조치를 내렸다는 이유로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대목에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실제로 흑석2구역 재개발조합은 입찰지침서를 통해 3회 이상 경고를 받은 3회 이상 경고를 받은 건설사는 입찰 자격이 박탈된다. 

이에 따라 대우건설은 현재 조합원 개별 홍보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2회 경고(금품향응제공 혐의 1회, 불법홍보혐의 1회)를 받았으며, 삼성물산 역시 경고 1회(SNS상의 불법 홍보)를 받은 상태다. GS건설 역시 지난달 입찰에 참여하기도 전에 경고 1회(금품향응 제공 혐의) 이력이 있다. 이들 업체가 자격을 상실하면 다른 건설사들은 그만큼 사업 수주 기회가 높아진다는 얘기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의결기구를 거치지 않은 채 조합 집행부가 단독으로 경고장을 날렸다”면서 “이에 대한 해명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의도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흑석2구역 조합 관계자는 “해명에 대해 조합 측 변호사와 서울주택도시공사 측 변호사가 함께 법 위반사안인지 확인하고 결정을 내리는 것일뿐 조합의 특정 개인이 독단적으로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고 했다.

이에 흑석2구역 조합 관계자는 “우리 조합측과 SH에 들어온 대우건설 관련 불법 민원만 해도 9건이 넘는데 7건은 전부 증거불충분으로 컷시켰으며, 우리가 벌점을 부과한 것은 단 2건에 불과하다”면서 “그동안 대우건설이 흑석2구역에 오랫동안 관심 가져왔던터라 고마운 마음에서 계속 내부적으로 경쟁입찰로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는데 지금 와서 대우건설 편 안 들어줬다고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일갈했다.

삼성물산 측도 대우건설이 제기하는 주장과 관련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주택정비사업에 나설 때 회사 내부 방침 상 준법 경영을 기반으로 ‘클린수주’를 중요한 원칙으로 삼을 정도로 주택정비사업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으며, 문제 되는 행위를 한 적이 아예 없다고 강조한다.

이번 흑석2구역 입찰 역시 조합원들이 내세운 원칙에 따라 적정 규모의 ‘홍보관’을 통해서 정상적인 수주 홍보활동을 진행한 것이 전부였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회사 측에서는 임 ‘클린수주’ 방침을 엄격하게 적용하다 보니 수주사업팀이나 영업팀에서 이를 어기고 수주 홍보 활동을 한 사실이 적발되면 가차 없이 패털티가 적용되는 관계로 불법적인 활동이 아예 금지 된다”면서 “우리로서는 합법적인 홍보관을 만들어서 적법한 방법으로 홍보한 것인 데 뒤늦게서야 홍보관 운영 시점을 트집 잡아 흠집 내려는 경쟁사의 행위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아울러 항간에서 흘러나오는 용역업체를 앞세워 조합원들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소문과 관련해서도 ‘어불성설’이라고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OS업체와 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며, 조합원 측의 법률대리인과 SH공사 법무팀에서도 OS요원들이 경쟁사의 불법활동을 포착해 삼성물산을 고발한 사실 자체가 없다는 것이 사실로 드러났다”면서 “ 앞으로도 근거 없이 소문만 앞세운 흠집내기식 의혹은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정비업계 일각에서는 SH공사가 편파적으로 특정 건설사 편을 든 것이 ‘기울어진 운동장’ 논란을 부추겼다고 지적한다. 이에 SH공사는 홍보관 관련 논란이 이어지자 뒤늦게서야 홍보관 설치 등 과열 경쟁을 야기한 요소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운 바 있다.

SH공사 관계자는 “주민대표회의를 통해서 합동설명회 이전에는 홍보관을 설치할 수 없다는 지침을 건설사에 전달한 만큼 두 번째 입찰에서는 홍보관 운영 지침이 좀 더 엄격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추후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들이 모두 동의하고, 주민대표회의가 홍보관을 지정한 뒤에 운영할 수 있도록 엄격한 규정을 적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흑석2구역 재개발정비사업 주민대표자회의. [사진=네이버지도 캡처]
흑석2구역 재개발정비사업 주민대표회의. [사진=김주경 기자]

흑석2구역 사업 최대 관건은 하반기 입찰일정이 언제 시작되느냐다. 조합 측은 총회를 거친 다음 5월 중순경 재입찰 공고를 낸다는 목표다. 이후 현장 설명회를 거치면 늦어도 8월 하순에는 수주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입찰 참여를 거부하고 나섰던 대우건설이 ‘공정한 경쟁이 가능한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추가 입찰 가능성을 열어둔 만큼 2차 입찰은 다시 1군 건설사 간 2~3파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조합원들도 공정하게 경쟁해야 한다는 목소리에는 이견이 없다. 경쟁 입찰을 통해 좋은 조건을 제안하는 건설사를 선정해서 재건축 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세운 상태다.

흑석2구역 조합 관계자는 “시공사를 선정하는 모든 과정은 서울시가 배포한 재개발조합 입찰 규정에 의거해 조합 측 법률자문팀과 서울주택도시공사 측 변호사가 함께 적법한 절차에 따라 협의를 통해 모든 결정을 내린다”면서 특히나 공공재개발 1호로 평가받는 흑석2구역사업은 상징성이 큰 만큼 우리 조합이 일방적으로 결단내릴 수 있는 권한이 없는 만큼, 경쟁입찰을 통해 좋은 계약조건을 내건 시공사를 선정해야 한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건설업계 내부적으로도 올 하반기 예정된 흑석2구역 시공권 싸움은 대우건설과 삼성물산 간 각축전이 될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양측 건설사 모두 해당 사업지의 시공권 획득이 큰 의미를 지니는 만큼 쉽게 양보할 수 없는 싸움이라는 얘기다. 삼성물산은 이번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한 만큼 두번째 입찰에서도 유리할 고지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흑석2구역은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간의 2파전으로 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조합 입장에서도 지금상황에서는 특정 건설사 편을 들면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는 만큼, 두 건설사 모두 입찰에 참여시켜 정정당당하게 경쟁을 벌이게 하는 것이 훨씬 더 위험부담이 적다”고 했다.

서울 동작구 일대 흑석2구역 전경. [사진=연합뉴스]
서울 동작구 일대 흑석2구역 전경. [사진=연합뉴스]

다만 주민대표회의가 예상을 뒤집고 재입찰이 아닌 ‘신규입찰’로 입장을 선회할 수 있다는 얘기도 공공연히 들려온다. 조합이 아예 모집공고를 원점에서 새로 검토하면 대우건설의 벌점은 무효가 된다. 이는 입찰을 원하는 건설사가 모두 참여해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된다. 

이 경우 삼성물산 측에서 강하게 반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입찰규정이 신규 입찰로 바뀌면 삼성물산이 아예 입찰을 거부할 가능성도 감지된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사 1위 삼성물산 입장에서는 대우건설과 경쟁구도가 형성되면 자존심이 많이 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만약 예상을 뒤집고 신규입찰로 다시 공고를 내면 삼성물산 입장에서는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회사 입장에서는 굳이 출혈경쟁을 감수하면서까지 다른 건설사에 비해 좋은 조건을 내세울 이유가 없다”고 내다봤다.

흑석2구역 재개발사업은 동작구 흑석동 99-3번지 일대 4만5229㎡ 부지에 지하 7층~지상 최고 49층 아파트 1216가구와 상가 등이 들어선다. 공공재개발 1호 사업지인 만큼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와 흑석2구역 재개발조합이 공동 시행을 맡는다. 공공재개발사업에 참여하면 기존 용적률에서 120%까지 상향할 수 있으며, 늘어난 용적률 중 일정 비율은 임대주택 등으로 기부채납 된다. 아울러 각종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돼 사업 추진 속도가 빨라진다.

[위키리크스한국=김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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