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고금리 여파' 여전…대손비용 부담에 실적 고전 이어질 듯
카드사, '고금리 여파' 여전…대손비용 부담에 실적 고전 이어질 듯
  • 김수영 기자
  • 승인 2023.05.08 15:28
  • 수정 2023.05.08 15: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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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환경 일부 개선에도…충당금 탓에 순익폭 감소
가계부담 증가 영향…금리 인하 전 개선 어려울 듯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지면서 카드 및 보험사들의 자금조달 부담도 가중되는 추세다. [출처=픽사베이]
금리 인하가 본격화되기 전까지 카드사들의 실적 고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출처=픽사베이]

금리 인하가 본격화되기 전까지 카드사들의 실적 고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소비가 진작되며 영업환경이 개선됐음에도 차주부담 가중에 따라 크게 늘어난 대손충당금이 순익 감소에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친데 따른 것이다.

현재 카드사들이 장기카드대출(카드론) 등 대출 수익 의존도가 높아진 점을 감안하면 금리인상에서 비롯된 대손부담이 실적에 미칠 영향이 결코 작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8일 각 카드사 및 금융지주사 공시에 따르면 현재까지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카드사들은 모두 작년 같은 기간 대비 순익이 감소했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올 1분기 작년 1분기(1759억원) 대비 약 5.2% 감소한 1667억원의 순익을 거뒀고, 삼성카드는 1455억원(1608억원, -9.5%), KB국민카드 820억원(1189억원, -31.0%), 우리카드 458억원(855억원, -46.4%), 하나카드 202억원(546억원, -63.0%) 등 모든 카드사들의 순익이 줄었다.

반면 충당금 적립 전 영업이익은 대부분 카드사들에서 증가한 것이 확인된다.

지난 3월 말 기준 신한카드의 대손충당금 적립 전 영업익은 395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3833억원)에 비해 3.1% 늘었다. 삼성카드 또한 3194억원에서 3814억원으로 19.4% 증가했고 KB국민카드(2768억원→2900억원, +4.8%), 하나카드(1119억원→1290억원, +15.3%) 등 대부분 카드사들이 충당금 적립 전 영업이익이 확대됐다. 다만 우리카드의 충당금 적립 전 영업익은 1750억원에서1600억원으로 유일하게 줄었다.

대손충당금은 대출채권 부실화에 대비해 금융기관이 미리 쌓아두는 금액이다. 금융기관은 연체 정도에 따라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의 5단계로 채권을 분류한 뒤 각 단계에 따라 일정 비율의 충당금을 적립한다. 실제 대출채권이 부실처리 돼 손실이 확정되면 적립해둔 충당금에서 상각해 회계에 최종 반영되는 식이다.

충당금 적립 전 영업익이 개선됐음에도 순익이 감소한 것은 영업환경의 일부 개선에도 불구하고 대손비용이 반영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의미다.

실제 카드사들의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큰 폭으로 늘었다. 신한카드는 작년 1분기 1455억원에서 올해 1분기 1910억원으로 31.3% 늘었고 삼성카드 1500억원→2370억원(+58.0%) KB국민카드 944억원→1638억원(+73.5%) 하나카드 400억원→1047억원(+161.8%) 등 대부분 카드사들의 충당금 전입액이 크게 증가했다. 우리카드는 별도로 충당금 전입액을 공개하지 않았다.

금리상승 등 시장상황 악화로 재무건전성 문제에 부딪힌 보험사들이 자본확충에 열을 올리고 있다. [출처=픽사베이]
빠른 속도로 진행된 금리인상 영향으로 카드사들의 대손부담이 크게 늘었다. 가계부담 증가가 연체율 증가로 이어지면서 카드사들의 대손충당금 적립을 늘린 탓이다. [출처=픽사베이]

카드사들의 충당금 부담이 늘어난 것은 빠른 속도로 진행된 금리인상의 영향이 크다.

금리인상은 카드업권에 조달비용 증가라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침과 동시에 가계 채무부담을 가중시켜 연체율 상승으로 인한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을 늘리는 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소폭의 금리인상이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경우 연체율 영향은 미미하지만 단기간에 급격한 금리인상이 단행되면 악영향은 커질 수밖에 없다.

금융지주들과 카드사들은 지난달 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카드 실적 악화 원인으로 조달비용과 대손부담 증가를 꼽았다. 카드사들의 주 수익원으로 취급되는 카드론 이용자들 가운데 중·저신용자 비중이 높아 금리 인상이 가계 상환부담을 높이면서 카드사의 부담으로까지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같은 기간 카드사들의 연체율 또한 눈에 띄는 증가가 확인된다. 1% 미만이던 카드사 연체율은 올해 들어 모두 1%대를 넘어섰다.

신한카드는 작년 1분기(0.88%) 대비 50% 이상 증가한 1.37%의 연체율을 기록했고, 삼성카드 0.7%→1.1% KB국민카드 0.79%→1.19% 우리카드 0.79%→1.19% 하나카드 0.97%→1.14% 등 모든 카드사의 연체율이 크게 증가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업계 내부에서도 금리인하가 본격화되기 전까지 카드사들의 실적이 부진을 이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은행은 물론 카드사 등 2금융권의 대출금리까지 크게 오른 상태인 만큼 가계부담이 낮아져 연체부담이 줄기 전까진 대손부담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조치 완화로 소비심리가 회복되면서 신판(신용판매) 규모가 어느 정도 늘긴 했지만 조달비용과 충당금 문제로 순익이 대부분 감소한 것”이라며 “충당금 문제가 해소되려면 가계부담이 완화돼야 하고 가계부담이 줄기 위해선 이자부담이 줄어야 한다. 현재 업황이 불리하다는 건 대부분이 동의하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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