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길음역 일대에 ‘재건축 청신호’가 켜졌다.

서울시가 지난 13일 길음역 일대에 건축심의 통과로 인해 공공‧분양주택이 혼합 배치된 소셜믹스(Social-Mix)로 계획돼 분양주택과 동일한 양질의 공공주택을 공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일대는 일명 ‘미아리 텍사스’로 악명이 높은 성매매집결지의 영향으로 우범지역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재개발 속도가 매운 더딘 지역이다. 그런 부정적인 이미지는 곧 사그라들 전망이다.

성북구 ‘돈암제6구역 주택정비형재개발사업’은 지하철 4호선 길음역 인근에 위치한 지역으로, 12개동 지하7층 지상25층 규모로 공동주택 889세대(공공 161세대, 분양 728세대)와 부대복리시설이 들어선다. 내부순환로와 북부간선도로에 접근이 용이하며 단지 인근에 대형 백화점 및 마트, 전통시장 등 생활 인프라가 구축돼 있다

서울시는 2021년 당시 최대 20m가 넘는 고저차가 발생하는 불리한 입지임에도 곳곳에 외부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노약자·장애인도 어려움 없이 보행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 단차계획을 통해 지형에 순응하는 계획을 수립했으나 안전성 재검토로 인해 이번에 다시 건축심의가 통과됐다.

변경안은 기존안보다 부대복리시설을 추가 확보해 입주민 및 공공 이용자의 편의성이 향상됐다. 또한 동소문로 대로변에 순응하는 배치계획과 지형의 고저차를 활용한 합리적인 레벨 계획으로 지형 변화를 최소화 하면서 조화로운 단지 구성을 계획했고, 단지 내 59㎡ 이하 평형대에서 공공주택의 소셜믹스를 도입했다.

소셜믹스란 소형 평형 주거의 임대와 분양 비율도 50:50으로 하고, 형태 및 마감재료 등도 동일하게 적용하는 서울시의 ‘더불어 함께 사는 건축계획’의 일환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돈암6구역은 지하철 4호선 길음역에서 직선거리로 약 400m 정도에 위치하고, 주변에 매원초 등 초·중·고가 인접하고 있어 교통 및 교육여건이 좋은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돈암6구역은 지난 2022년 5월 롯데건설이 재건축 사업권을 따냈으며 내년 상반기 사업시행인가를 준비 중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사업 계획이 정해지지 않아 롯데캐슬 등 구체적인 주거 브랜드도 미정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2656억원 규모의 재건축 사업은 성북구 최초로 미국 라스베이거스 호텔 벨라지오, 두바이 국제금융센터(DIFC) 등 해외 유수 랜드마크 시설 프로젝트를 담당한 해외 설계회사 저디(Jerde)사와 함께 공동주택 설계를 진행할 예정이다.

롯데건설은 돈암6구역에 구름을 모티브로 한, 단지차를 활용한 ‘클라우드 라운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또, 북한산의 산세와 바위 경관을 단지에 재현한 ‘웰컴힐가든’, 아이들을 위한 테마 놀이공간 ‘컬러 플레이가든’도 조성한다.

또한, 인근 신길음구역도 재정비된다.

‘신길음재정비촉진구역’도 4호선 길음역 주변에 위치하며 이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으로 5개 동, 지하 5층 지상 37층 규모의 공동주택 883세대(공공 211세대, 분양 672세대)와 부대복리시설 등이 건립된다

이 구역은 지하철4호선 길음역 북동측에 삼양로와 동소문로에 면한 준주거지역으로서, 주거비율을 90%까지 완화하면서 공공임대주택을 포함한 주택공급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신길음재정비촉진구역’은 돈암6구역과 마찬가지로 소셜믹스와 보행환경 개선 대책도 적용된다.

저층부에는 연면적 1만7000㎡ 규모의 판매시설 등 비주거기능을 배치하고, 공동주택 중 211세대는 공공임대주택으로서 소셜믹스 및 다양한 주거수요를 고려해 소형평형(60㎡이하) 뿐만 아니라 중형평형(84㎡ 38세대)도 포함된다. 

또한, 동소문로변 가로활성화를 위해 저층부에 판매시설을 설치하고, 장방형의 단지 중앙부에 공공보행통로를 조성해 공공이단지를 가로지르면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4호선 길음역세권과 ‘신길음재정비촉진구역’을 포함한 지역을 아우르는 성북구의 이 곳은 ‘길음·월곡(미아)균형발전촉진’ 사업이 진행되는 곳이다. 

신월곡1구역에 위치한 ‘미아리 텍사스’의 영향으로 길음과 미아생활권은 부정적인 이미지로 개발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2009년 재건축 조합이 지정되고 재정비 구역으로 설정됐지만 10년이 넘도록 지지부진했다.

2020년에서야 사업시행계획을 취득했고 지난해 11월에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아 본격적으로 정비가 시작됐다. 지난 10월 비로소 성매매업소 이주절차가 시작돼 재개발 건축심의가 물꼬를 튼 것이다.

이주가 완료되면 신월곡1구역에는 롯데건설의 아파트 브랜드가 들어온다.

롯데건설이 지난해 단독으로 수주한 이 사업은 성북구 하월곡동 88번지 일대 약 5만5112㎡에 지하 6층~지상 47층, 아파트 2244가구와 오피스텔 484실, 생활형 숙박시설, 근린생활시설이 들어서는 대단지 사업 이다. 롯데건설은 돈암6구역을 비롯해 미아3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사업도 수주한 상황이다.

성북구가 추진하는 길음·월곡(미아) 재개발은 문화/쇼핑/업무가 어우리진 ‘21세기형 친환경 복합도시’로서 1995년에 용도지역 변경결정 및 상세계획구역결정고시가 확정된 이후 30년 만에 부정적 이미지에서 탈피하게 되는 것이다.

성북구 관계자는 “미아생활권의 낙후된 시가지와 교통정체 등의 지역문제 해결과 미아 지역중심의 위상강화가 필요하다”면서 “성매매집결지 등 부적격 도시시설 정비로 낙후된 지역 이미지의 개선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강남북 균형발전차원에서 이 지역에 형성되는 길음뉴타운과 미아뉴타운 등 동북2권 및 수도권 북부지역의 중심지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길음역 일대 개발에 대해 “적극적인 소셜믹스를 통해 서로 존중받으면서 공존하고 상생하는 주택정책을 시행하겠다”면서 “길음역 주변 도시환경이 개선돼 지역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키리크스한국=안준용 기자]

junyongahn0889@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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