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인사이드] 인종주의와 동성애혐오, 그리고 백인우월주의에 사로잡혔던 존 웨인
[WIKI 인사이드] 인종주의와 동성애혐오, 그리고 백인우월주의에 사로잡혔던 존 웨인
  • 최석진 기자
  • 승인 2019.02.26 06: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존 웨인 [연합뉴스]
존 웨인 [연합뉴스]

최근 ‘테이큰’으로 유명한 영화배우 리암 니슨(67)이 인종차별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더니, 그 여파가 서구 영화계에서 가라안지 않다가, 급기야 지난주에는 SNS 등에서 할리우드의 전설적 스타 존 웨인의 극우적 성향까지 논란의 장으로 끌려 나오게 되었다.

존 웨인은 1950~60년대 미국의 할리우드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영화팬들을 사로잡았던 스타 중의 스타였지만, 그는 주로 보수적인 서양 백인들의 가치관을 반영하는 영화에 영웅으로 출연해서 유명해졌다. 영화의 이미지와 실제의 삶이 큰 차이를 나타내는 배우들도 많지만 존 웨인의 경우에는 영화 속 주인공의 이미지와 실제 가지고 있었던 가치관이 상당 부분 일치했으며, 그의 그러한 성향은 1971년 그가 행한 「플레이보이」 지와의 인터뷰에 그대로 드러나 있다.

이 인터뷰는 존 웨인이 배우로서의 삶을 마무리하던 무렵, 그가 죽기 8년 전에 이루어졌다. 인터뷰 진행자는 미국 역사와 사회 정의 등을 포함한 다양한 주제에 대해 존 웨인의 가치관을 이끌어낼 수 있었는데, 그의 입에서 나온 생각들은 오늘날 사람들에게는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최근 「더 가디언」 지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존 웨인은 동성애에 대한 혐오감이나 영화 속에서 묘사된 백인들의 가치관뿐만 아니라, 아메리카 원주민들에 대한 대량학살을 생존의 문제였다고 옹호하였다. 또, 그는 미국 흑인 노예 가족들에 대한 보상의 문제도 자기와 같은 사람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존 웨인은 미국 흑인들의 경우 일정 정도의 지적·기술적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는 ‘기회 균등’이라는 대원칙의 적용이 보류되어야한다고 주장했다.

“흑인 인구가 늘어나다 보니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도 인정합니다.”

인터뷰에서 존 웨인은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우리가 갑자기 무릎을 꿇을 수는 없는 일이며, 흑인들에게 지도권을 넘겨줘서도 안 됩니다. 흑인들이 충분한 책임감을 갖도록 교육되어질 때까지 백인들의 우월적 지위는 유지되어야한다고 믿습니다. 지도 및 판단의 권한과 지위를 무책임한 사람들에게 넘겨줘서는 안 됩니다.”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이어, 미국 흑인들이 어느 수준까지 교육을 받아야 위에 말한 권리들을 누릴 수 있는지 결정할 권한을 존 웨인 자신이 지니고 있느냐고 질문을 받자, 그는 에둘러 답을 했다.

그는 미국 흑인들이 백인들과 동등한 지적 수준에 아직 이르지 못했다는 자신의 주장을 다시 한 번 피력하며, 구체적으로 지칭하지는 않으면서도 학업 성취에 대해 거론했는데, 이는 아마도 존 웨인 자신의 수준을 비추어 말 한 것으로 짐작된다.

“이것은 나만의 판단이 아닙니다.”

존 웨인은 이렇게 말했다.

“학계에서는 흑인들이 학문적으로 충분히 준비되었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판단하는 어떤 테스트를 개발해왔습니다. 그러나 일부 흑인들은 이 문제를 힘으로 밀어붙이고, 테스트를 거치지도 않고 정당한 자격 없이 대학에 들어가려합니다.”

할리우드 영화계의 다양성과 관련해서는, 그의 영화에 유색인종들을 출연시키는 문제를 두고 영화인으로서 어느 정도의 책임감을 느끼고 있는지  존 웨인은 확답을 하지 못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할리우드 노동자 노조에 가입하는 일은 흑인뿐만 아니라 백인들에게도 힘든 일입니다.”

“나는 할리우드 영화사들이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인종차별에 반대할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말했다. “인구의 10% 정도가 흑인이거나 유색인종인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들이 백인이 아닌 건 분명하지요. 나는 두 개의 영화를 감독했으며, 흑인들에게 걸맞은 역할을 주었습니다.”

백인 우월주의에 사로잡혀 있던 존 웨인. [연합뉴스]
백인 우월주의에 사로잡혀 있던 존 웨인. [연합뉴스]

존 웨인은 이어 말했다. “영화 ‘알라모’에는 한 명의 흑인 노예가 등장했고, ‘그린베레’에는 그에 알맞은 숫자의 흑인들이 출연했지요. 흑인이 등장해야할 자리에는 당연히 흑인들을 출연시켰습니다. 하지만 흑인들을 위해 일부러 자리를 만들지는 않았습니다.”

그러고 나서 존 웨인은 전체 인구 내에서 사회의 다양성을 영화에 반영하는 일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하면서도, 대부분의 흑인들은 출연진이나 스태프로 일할 충분한 자질을 갖추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불행하게도, 인터뷰 진행자는 존 웨인이 흑인을 노예로 출연시킨 일을 자랑스럽게 말한 데에 대해 더 자세히 묻지도 못했으며, 한 영화에 출연할 수 있는 적정한 흑인 숫자를 얼마로 생각하는지도 묻지 못했다.

인터뷰는 미국의 토착 원주민에 대한 존 웨인의 놀라운 대답으로 이어졌다. 그는 자신의 영화에 출연했던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수준이 매우 낮았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묘사했다.

“나는 우리들이 그들로부터 이 위대한 나라를 빼앗은 사실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지 않습니다. 당신이 묻는 내용이 그것이라면 말입니다.”

그는 이 대답을 할 때, 원주민들을 강제로 쫒아낸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책임은 회피하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우리가 이른 바 이 나라를 그들에게서 빼앗았다는 사실은 생존의 문제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땅이 필요했던 엄청난 숫자의 사람들이 있었던 반면에 인디언들은 자기들만 살겠다고 이기적인 태도를 취했던 거지요.”
그는 이렇게 주장했다.

이어서 인터뷰의 주제는 존 웨인이 실질적인 중심 역할을 했던 1950년대와 60대 영화계에서 그가 지향했던 동성애 반대 등의 보수적 이슈로 옮겨갔다.

어떤 영화들이 전국적으로 상영되어서는 안 될 정도로 외설적이냐는 질문을 하자, 그는 당대의 반문화를 주창하는 영화들, 특히 동성애를 옹호하는 영화들에 분명한 거부감을 보였다.

“‘이지 라이더’나 ‘미드나이트 카우보이’같은 영화들이 바로 그런 영화들입니다.”
그는 말했다.

“‘미드나이트 카우보이’에 나오는 두 남자들의 사랑, 그건 변태적인 동성애 아닌가요?”

“그러나 오해하지는 마세요.”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남녀 간의 사랑에 관해서는, 섹스는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신께서 우리에게 주신 여분의 선물인 셈이지요. 영화에 등장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요. 정열적인 사랑의 묘사는 얼마든지 찬성입니다.”

결론적으로 존 웨인이 남긴 유산은 위와 같은 견해들이 크게 도전받지 않던 시기, 그러니까 소수자들에 대한 차별이 산업 전반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행해지던 미국 역사의 한 페이지에 이룩되었다.

존 웨인은 백인, 남성, 그리고 특권의 유지라면 과거의 폭력도 서슴지 않고 미화하려는 자신과 같은 미국인들에게는 영웅이었다.

 

6677sky@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