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본 우한 봉쇄…4만2천명 의료진 코로나19와 '사투'
숫자로 본 우한 봉쇄…4만2천명 의료진 코로나19와 '사투'
  • 이가영 기자
  • 기사승인 2020-04-07 06:27:23
  • 최종수정 2020.04.07 0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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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우한에서 마스크를 쓴 한 여성이 건물 봉쇄 장벽 너머로 채소를 사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1일 우한에서 마스크를 쓴 한 여성이 건물 봉쇄 장벽 너머로 채소를 사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가 오는 8일 2개월반 만에 도시 봉쇄가 해제된다.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앞두고 고향을 찾았다가 발이 묶인 채 사실상 집 안에 갇혀 살아온 사람들은 항공기와 기차 운영 재개에 따라 우한을 떠날 수 있게 됐다.

우한 도시 봉쇄 이후의 상황을 숫자로 돌아봤다.

◇ 5 = 우한의 코로나19 확진 환자 가운데 사망한 사람의 비율(치명률, %)이다.

우한의 코로나19 치명률은 중국의 다른 지역보다 수십 배 높다. 중국의 후베이성 이외 지역은 치명률이 0.9%다.

우한에서 코로나19로 숨진 사망자 수는 2천500명이 넘어 중국 전체 사망자의 4분의 3에 해당한다.

최근 우한에서는 코로나19 신규 확진 환자가 발생하지 않은 가운데 일일 사망자는 한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병원에서 치료 중인 환자는 세자릿수로 줄었다.

중국 보건당국은 우한의 코로나19 치명률이 높은 것은 초반에 중증 환자를 치료할 병상이 부족했고 그 뒤로도 한동안 중증 환자들이 전문 의료진의 관리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었다.

이탈리아와 영국 등의 치명률은 6일 현재 10%를 웃돌아 우한의 2배 이상이다. 치명률이 5%를 넘는 나라는 11개에 이른다.

◇ 8 = 지난해 12월말 코로나19의 출현을 알렸다가 유언비어 유포자로 경찰에서 처벌받은 우한 의사 수다.

이들 가운데 우한중심병원 의사 리원량(李文亮)은 코로나19에 감염돼 2월 7일 세상을 떠났다. 리원량은 코로나19로 희생된 다른 의료진 13명과 함께 '열사' 칭호를 받았다.

리원량은 지난해 12월 30일 모바일 메신저 위챗 단체 채팅방에서 다른 의사들에게 '화난 수산시장에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7건이 발생했다'고 경고했다. 이 사실이 온라인에 급속히 전파되자 당국은 원인을 알 수 없는 폐렴이 돌고 있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리원량 등은 유언비어를 퍼뜨려 사회 질서를 어지럽혔다는 이유로 파출소에 끌려가 '훈계서'에 서명을 하는 처벌을 받았다. 이들 8명이 모두 의사라는 사실은 뒤늦게 밝혀졌다. 리원량 외에 다른 7명의 이름은 보도되지 않았다.

리원량이 숨졌을 때 우한 시민들은 '유언비어 유포자' 8명을 상징하는 8대의 차량을 동원해 그를 추모하기도 했다.

리원량의 죽음은 정부를 향한 중국인들의 분노를 일으켰다. 중국 정부는 결국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 재조사에 나서 공안이 리원량의 훈계서를 취소하도록 했다.

◇ 10 = 우한에서 코로나19 발병 이후 임시병원인 훠선산(火神山) 병원이 벼락치기로 완공되는데 걸린 일수다. 레이선산(雷神山) 병원도 거의 동시에 들어섰다. 이들 병원은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당시 베이징에 세워졌던 샤오탕산(小湯山) 병원을 모델로 했다. 샤오탕산 병원은 사스 당시 전국 환자의 7분의 1을 수용했던 곳으로 '사스 대항의 성지'로 불렸다.

훠선산 병원과 레이선산 병원은 각각 1천개와 1천600개의 병상이 설치됐다. 훠선산 병원에는 인민해방군 1천400명이 투입됐다.

중증 환자를 많이 수용했던 이들 병원에서는 모두 5천명가량의 환자가 입원 치료받았다. 이 가운데 환자가 50명도 채 안 남은 레이선산 병원은 5월초 문을 닫을 예정이다.

◇ 16 = 우한의 컨벤션센터, 체육관 등지에 긴급히 세워졌던 야전병원 수다. 35일간 1만2천명의 코로나19 경증 환자들이 팡창(方艙)병원으로 불린 이 임시 의료시설에서 치료받았다.

야전병원은 경증 환자의 상태가 중증으로 나빠지는 것을 막고 지역사회 전파 위험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그전에는 병상 부족으로 경증 환자들이 병원이 아닌 자택에 격리됐었다.

야전병원이 들어서기 전인 2월 3일 우한 중점병원의 병상 8천200개 가운데 빈 병상은 139개만 남았었다.

야전병원은 2월 5일 훙산(洪山)체육관과 우한국제컨벤션센터 등 3곳에 세워진 것을 시작으로 그 수가 16개까지 늘어났다. 병상 수는 1만3천개가 넘었다.

◇ 76 = 우한 봉쇄가 예정대로 풀리면 76일 만이다. 우한시는 1월 23일 오전 10시 항공기와 기차 등의 운영을 전격 중단하며 도시 봉쇄에 들어갔다. 봉쇄는 오는 8일 오전 0시에 풀린다.

우한은 서울 면적의 14배에 이르는 도시 전체가 거대한 감옥을 방불케 했다. 외부와의 통로가 단절된 것은 물론이고 도시 내부에서도 버스, 지하철, 택시 등이 단절되고 자가용 운행까지 금지돼 '유령 도시'처럼 변했다.

수도, 전기, 인터넷 등 필수 분야를 제외한 기업들은 운영을 중단했다.

우한시는 2월 중순이 되자 모든 주택단지의 폐쇄식 관리에 들어갔다. 집 밖을 나와 단지 안을 돌아다니는 것도 허용되지 않았었다.

주민들은 식료품도 공동 구매 후 주민위원회에서 배달해주는 것에 의존해야 했다. 한 주택단지에서 돼지고기가 쓰레기차에 실려 배달돼 주민들이 분노하는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우한에서는 최근 쇼핑몰 등도 문을 열었지만, 여전히 일부 단지는 폐쇄식 관리를 하고 있다.

◇ 42000 = 전국 각지에서 우한을 포함한 후베이성에 파견된 의료진 수다.

인민해방군도 3차례에 걸쳐 4천명의 의료진을 후베이에 보냈다.

코로나19와 맞서 최일선에서 사투를 벌인 의사와 간호사들은 '영웅'으로 떠올랐다. 환자를 살리기 위해 자기 몸을 던진 이들은 코로나19 속에서도 중국인들에게 희망을 줬다.

의료진은 최근 후베이의 상황이 많이 진정되자 속속 해산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고 있다.

◇ 50000 = 우한의 코로나19 확진 환자 수는 약 5만명이다. 중국 전체 환자의 60% 이상이다.

중국 보건 당국이 지난해 12월 31일 우한에서 원인 불명의 폐렴이 발생했다고 처음으로 발표했을 때 환자는 27명이었다.

그 이후 1월 9일에 첫 사망자가 나왔다. 1월 23일 우한에 봉쇄령이 내려지기 직전 우한을 포함한 중국 전역의 확진자는 500명이 넘었다. 이후 1월말까지 중국의 누적 확진자는 1만명에 육박해 '사스' 수준을 훌쩍 넘어섰다.

우한의 확진 환자 수는 지속해서 늘어 5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6일 현재 독일의 절반이자 영국과 비슷한 수준이며 한국의 5배에 해당한다.

우한은 지난 3월 18일 처음으로 신규 확진자 '0'을 찍었다. 그러나 지난 5일 우한을 포함한 후베이성에서 무증상 감염자 35명이 발생하는 등 아직 마음을 놓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 9000000 = 봉쇄 기간 우한에는 900만명 이상이 있었다.

후베이성의 성도인 우한시의 통계상 상주인구는 1천100만명으로 중국 6대 도시 중 하나로 꼽힌다. 인구 1천만이 안 되는 서울이나 영국 런던, 미국 뉴욕 등과 같은 세계적인 도시보다 인구가 훨씬 많다.

하지만 코로나19 발병 당시 실제로는 이보다 더 많은 1천400만명이 우한에서 생활했다.

우한은 중국 9개 성을 연결하는 교통 요지이자 내륙의 거점 도시라서 각지에서 유입된 유동인구가 많기 때문이다.

저우셴왕(周先旺) 우한 시장은 춘제를 앞두고 도시 봉쇄 전까지 500여만명이 우한을 떠났고 900만명이 남았다고 밝혔었다.

이에 따라 900만명이 '거대한 감옥'으로 전락한 우한에서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꼼짝없이 갇혀 지냈다.

[위키리크스한국=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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