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한 뒤 구제하면 끝?…정진수號 중소기업유통센터의 씁쓸한 방침
실수한 뒤 구제하면 끝?…정진수號 중소기업유통센터의 씁쓸한 방침
  • 박영근 기자
  • 승인 2020.07.28 15:05
  • 수정 2020.07.28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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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합격-합격자, 전산 오류로 뒤바뀐 통보 받아
이 가운데 3명은 '신뢰 보호' 이유로 합격 불변
[정진수 중소기업유통센터 대표이사 / 사진=중소기업유통센터]
[정진수 중소기업유통센터 대표이사 / 사진=중소기업유통센터]

정진수 중소기업유통센터 대표이사가 이끄는 중소기업유통센터에서 과거 한 담당자의 실수로 합격해야 할 39명의 취준생이 면접서 탈락한 황당한 일이 발생한 것으로 감사 결과 드러났다. 정 이사는 실수를 인정하고 관련자의 문책 처분과 피해자 구제방안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 속에서도 중기유통센터 측은 합격한 3명에 대해서만 유독 '신뢰 보호 측면에서 합격을 번복하지 않는다'고 밝혀 의문이 들고 있다.

28일 중기부에 따르면, 중기유통센터 채용을 대행한 A업체는 2018년 11월 진행된 사업관리직·정산사무직 등 지원자 총 1304명의 서류심사 결과 571명을 합격시켰다고 유통센터에 통보했다. 그러나 중기유통센터 측은 서류전형 결과 재확인 과정에서 개인별 총점 및 순위가 뒤바뀐 것을 뒤늦게 파악하게 됐다. 각 심사평가 지표별 점수 합산 및 합격 여부 확인을 위한 엑셀 파일 계산식이 잘못 입력돼 있었던 것이다.

이로인해 서류심사에 합격해야 할 39명의 취준생이 불합격 처분을 받게 됐다. 반대로 불합격해야 했으나 합격한 지원자가 101명이었다. 그러나 중기유통센터는 이같은 사실을 파악하고도 무슨 이유에서인지 불합격해야 할 지원자 중 최종 합격한 지원자 3명에 대해선 최종 합격 판정을 번복하지 않았다. 중기유통센터는 "계산식을 정정했을 때 불합격이지만, 이미 최종 합격한 직원 3명은 신뢰 보호 측면에서 합격을 번복하지 않기로 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중기유통센터는 나머지 피해를 본 취준생들에겐 희망자에 한해 추후 신입사원 채용 시 필기시험에 응시할 기회를 다시한 번 부여하기로 했다. 아울러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채용 과정 전반에 대한 검증 절차를 마련하는 등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채용대행 업체가 제출한 진행 결과에 대해 인사팀장과 담당자가 재차 검증을 실시하고 확인 서명을 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은 불합격으로 처리돼야 할 3명의 직원을 최종 합격시킨 중기유통센터에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혹시 국회의원과 연관된 사람들이 아닌지 조사해 볼 필요가 있다", "3명 잘못 뽑았으니 책임지고 담당자 3명을 퇴사시켜야 한다", "서류전형 잘못 붙은 사람 101명 중 3명 합격하는 것 보면 신뢰도가 높은 듯" 등의 주장이 댓글을 통해 이어졌다.

중기유통센터 측은 "앞서 언급했듯 서류심사에선 점수가 부족했으나 최종 면접까지 합격한 만큼, 이들의 합격은 번복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류심사 불합격자가 면접서 합격했다고 최종합격 됐다면, 서류심사는 뭐하러 보느냐'는 질문에 해당 관계자는 "그 부분은 저희가 다시 파악해보도록 하겠다"며 명확한 답변을 하지 못했다. 

중소기업유통센터 측은 추후 "정진수 대표가 임명되기 전에 발생한 일"이라면서 "피해를 본 수험생들은 의사에 따라 구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 사장 역시 올해 초 '소소공모전' 수상작 결과를 구체적 이유도 밝히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번복하고 이에 대한 안내를 참가자에게 문자 통보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중소기업유통센터 측은 이에 대해서도 "잘못된 부분은 구제했다"고 답했다. 과연 중소기업유통센터측이 말하는 '구제'로 피해자들이 어디까지 위로 됐을지는 의문이다. 정진수 대표의 경영 방침이 올바른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는지 다시한 번 점검해 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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