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경제 ‘첩첩산중’…올 성장률 2.5% 달성 ‘빨간불’
韓 경제 ‘첩첩산중’…올 성장률 2.5% 달성 ‘빨간불’
  • 정수남 기자
  • 승인 2022.08.24 10:17
  • 수정 2022.08.24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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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수지 적자, 사상 최대 전망 147억弗…원자재가격 고공행진, 두바이유 사상최고
​​​​​​​기준금리 인상, 올해 말 2.50% 이상…생산자·소비자 물가, 각각 9%·7%대로 비상등

우리나라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대내외 악재 때문이다.

원자재 가격의 고공행진으로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섰고, 금리 인상으로 기업과 가계에도 비상이 걸려서다. 올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1997년 외환위기 직후인 7%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여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24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민관이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말에는 전년대비 3%를 제시했지만, 최근 2% 초중반으로 일제히 낮췄다.

올해 우리나라 무역수지 적자는 사상 최고에 이를 전망이다. 평택항 전경. [출처=정수남 기자]
올해 우리나라 무역수지 적자는 사상 최고에 이를 전망이다. 평택항 전경. [출처=정수남 기자]

대내외 상황이 호락호락하지 않아서다. 우선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교역에 빨간불이 켜졌다.

올해 상반기 수출은 3503억 달러(4712조5000억 원), 수입은 3606억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5.6%(471억7000만 달러), 26.2%(1047억7000만 달러) 각각 급증했다.

이에 따른 무역수지는 103억 달러 적자로, 2008년(1~5월) 63억4000만 달러 이후 13년 만에 첫 적자를 기록했다. 이로써 상반기 무역수지 적자는 외환위기가 터진 1997년 상반기 적자(91억6000만 달러)를 추월해 사상 최고를 찍었으며, 종전 반기 최대인 1996년 하반기 적자(125억5000만 달러)의 뒤를 이었다.

이를 고려할 경우 우리나라의 올해 무역수지 적자는 147억 달러로, 2008년(133억 달러)을 넘어 사상 최고를 다시 쓸 것으로 한국무역협회는 예상했다.

실제 하반기 시작인 지난달 우리나라는 수출 607억 달러, 수입 653억7000만 달러로 46억7000만 달러 적자를 냈다.

기업들도 금리가 오르자 차입으로 경영자금을 마련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단일 규모로 세계 최대인 경남 밀양 삼흥열처리. [출처=정수남 기자]
기업들도 금리가 오르자 차입으로 경영자금을 마련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단일 규모로 세계 최대인 경남 밀양 삼흥열처리. [출처=정수남 기자]

조상현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이와 관련,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한 대외 변수가 부정적인 방향으로 흐르면서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무역이 상반기 전체적으로 큰 영향을 받았다. 에너지, 곡물 가격 상승세가 지속하고 있고, 상반기 무역적자가 100억 달러를 넘어 서면서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적자는 에너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데 따른 것이다.

우리나라 유가에 영향을 미치는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2020년 11월부터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같은 해 11월 2일 두바이유의 배럴당 가격은 36달러에서 이듬해 말에는 77달러로 1년 사이 113.9% 급등했다. 올해 2월 하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자, 두바이유는 익월 9일 128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두바이유는 90달러 중반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 경제에는 악재다. 우리 산업의 80%가 석유 의존 산업이라서다.

조만간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을 것으로 보여, 수출 기업이 빨간불을 켰다. [출처=하나은행]
조만간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을 것으로 보여, 수출 기업이 빨간불을 켰다. [출처=하나은행]

올해 생산자물가지수는 공산품과 서비스 등이 오르면서 전년 동월대비 1월 8.7%, 2월 8.4%, 3월 8.8%로 상승한데 이어, 4월 9.2%, 5월 9.7%, 6월 9.9%로 각각 뛰었다.

이로 인한 소비자 물가 상승률 역시 가파르다. 국내 소비자 물가는 전년 동월대비 1월 3.6%, 2월 3.7%, 3월 4.1%, 4월 4.8%, 5월 5.4%, 6월 6%, 7월 6.3% 각각 올랐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1997년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7.5%)을 경신할 수 있다는 게 업계 경고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 전기요금 인상이 예고된 상태라 소비자 물가 인상에 대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일부 경제전문가는 인플레이션이 심화하면서 소비침체가 나타나고, 이에 따른 기업 경영 악화가 일자리 감소 등이 가정 경제의 직격탄으로 작용하는 악순환을 경고했다.

올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1998년 이후 24년 만에 7%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고물가로 한산한 성남 중원구 은행시장의 지난 주말 모습. [출처=정수남 기자]
올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1998년 이후 24년 만에 7%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고물가로 한산한 성남 중원구 은행시장의 지난 주말 모습. [출처=정수남 기자]

금리와 환율도 우리 경제가 넘어야 할 산이다.

2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338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전년 동기 1150원보다 16.3% 급등한 것이며, 2009년 4월 29일 이후 13년 4개월 만에 처음으로 1300원대를 넘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조만간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돌파할 것으로 금융권은 우려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선 것은 1997~1998년 외환위기와 2008~2009년 세계 금융위기 등의 시기다.

업계가 제시한 적정환율은 1100원에서 1150원이다.

고가의 석유와 원자재를 들여와 가공해서 되파는 수출 기업이 빨간불을 켠 이유다. 원화 가치 하락으로 기업의 이윤이 제한적라이서다.

기업은 차입 기업 경영도 어렵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하반기 서너차례 연간 기준금리 인상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통위는 상반기 두 차례 금리를 올려 현재 국내 기준금리는 현재 1,75%다. 금통위가 계획한 대로 금리를 올리면 올해 말 국내 기준금리는 2.5% 수준이다.

금통위가 금리를 지속해 올릴 계획이라, 기업과 가계의 이자 부담이 우려된다. 한 시중은행의 적금 이자율. [출처=정수남 기자]
금통위가 금리를 지속해 올릴 계획이라, 기업과 가계의 이자 부담이 우려된다. 한 시중은행의 적금 이자율. [출처=정수남 기자]

이에 따른 은행권의 대출 금리는 올해 말 7%에 이를 것이라는 게 금융권 분석이다.

기업의 차입경영이 제한을 받게 되고, 가계부채 역시 우리 경제에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이유다. 2분기 현재 가계부채는 1869조 원으로 집계됐다.

산업통상자원부 이창양 장관은 “주요국 긴축정책에 따른 경제 성장세 둔화와 여전히 높은 에너지 가격과 여름철 에너지 수요가 복합 작용하며 4개월 연속 무역적자가 발생했다. 중국 등 주요국 경기둔화 영향으로 무역적자 확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수출이 성장세 유지를 위한 정책지원이 필요하다. 정부는 작금의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우리 산업과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정수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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