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HUG, 권형택 사장 ‘사의’ 표명에 허점 털려…엉망진창 ‘신용등급’ 논란에 속수무책
[단독] HUG, 권형택 사장 ‘사의’ 표명에 허점 털려…엉망진창 ‘신용등급’ 논란에 속수무책
  • 김주경 기자
  • 승인 2022.10.06 08:27
  • 수정 2022.10.06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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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G 간부, 특정 건설사 뒤봐주기 혐의로 ‘고발’ 당해
국토부 내부 고강도 감사 추진하자 권형택 사장 ‘사표’
국토부, 위법 행위 발견 시 ‘고발·수사 의뢰’ 법적 조치
‘신용평가 잣대’ 엉망진창…업무 프로세스조차 미인지
HUG VS 민간기관 ‘신용평가’ 차이 묻자…“잘 모르겠다”
권형택 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 [사진=HUG]
권형택 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 [사진=HUG]

권형택 주택도시보증공사(이하 HUG) 사장이 12일로 예정된 국정감사를 앞두고 돌연 사의를 표명하자,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국토부에 따르면 권형택 사장이 사의의 뜻을 밝힌 구체적인 이유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최근 국토교통부가 HUG 간부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하고 내부적으로 고강도 감사를 진행한 것이 사퇴에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게다가 국토부를 포함해 피감기관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국정감사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부는 비위 조사 과정에서 공공기관 수장인 권형택 HUG 사장의 책임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 세부 감사를 계속해서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세운 상태다. 감사를 통해서 위법행위가 파악되면 고발·수사 의뢰 등 법적 조치를 통해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는 입장이다.

6일 HUG에 따르면 권형택 사장은 4일 원희룡 국토부 장관에게 일신상 사유로 사의를 전달했다. 권 사장은 지난해 4월 취임한 관계로 잔여 임기는 1년 6개월가량 정도다. HUG는 이달 12일 국정감사를 앞두고 있다.

최근 국토부가 발표한 종합감사 결과에 따르면 HUG가 정당한 사유 없이 지난해 D 건설사에 대한 신용등급을 BB+에서 A+로 4단계 상향했다. 이는 HUG 본사 임원 A씨가 영업 지사에 수차례 등급 상향 조정을 지시하면서 불식 간에 이뤄졌다는 것이 국토부의 설명이다.

신용등급 상향에 따른 HUG 보증료 손실은 약 13억 2000만원에 이른다. 해당 영업 지사가 등급 상향이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의사를 전하자 해당 지사장을 지방으로 인사발령을 내는 등 사실상 ‘좌천성 인사’를 펼친 정황도 파악됐다.이뿐 아니다. 해당 건설업체는 아파트 할인분양을 통해 회수 불가능한 비용을 손실에서 제외한 것으로 파악됐다.

HUG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HUG 측이 밝힌 D건설사 등급을 상향한 기준은 모기업의 지원 가능성과 향후 경영성과 전망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내린 결정이라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 HUG가 신용평가를 위해 건설사에게 요구하는 자료가 방대한 것으로 아는데, 기껏 내놓은 해명이 수상하다.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HUG 관계자는 “D건설사 신용평가와 관련해 국정감사 시즌인 데다가 현재 국토부 내부적으로 세부 감사가 진행 중인 관계로 지금 상황에서 말씀드리긴 조심스럽다. 다만 신용평가와 관련해 아직까진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부분이 많아 좀 더 세부적으로 들여다 본 다음 추후에 상세하게 말씀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남구 부산국제금융센터 내에 입주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부산 남구 부산국제금융센터 내에 입주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건설업계에 따르면 등급 상향 요구 등 이의 신청은 갑작스러운 자본 증가 등 객관적인 자료가 입증될 때만 수용되는 경우가 대다수다. 신용등급이 정당한 사유 없이 단기간에 4단계 상향은 정상적이지 않은 만큼 신용등급을 평가하는 잣대가 석연치 않다는 반응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HUG가 매년 신용평가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의제기를 통해 1~2등급 정도는 상향이 이뤄지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그러나 이의를 제기하는 기간이 일반적으로 2개월 정도로 짧다는 점을 반영하면 단기간에 4단계 상승한다는 것은 천재지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 최근 건설경기가 악화일로를 걷는 상황에서 대형건설사와 중견건설사 불문 신용등급 한 단계 올리기가 ‘하늘의 별따기’라고 할 정도로 어려운 데, 특정 건설사에 대한 신용등급 급등은 내부적으로 경영진에게 보고할 정도로 민감한 사항인 만큼 향후 조치가 어떻게 이뤄지는 지에 대해서,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HUG에서 매년 평가하는 신용등급 평가 기준의 잣대가 엉망이라는 점도 논란거리다. 심지어 민간 신용평가와 HUG가 진행하는 신용평가의 차이가 무엇인지도 전혀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적으로 진행하는 업무 프로세스와 관련 전문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얘기다.

이에 HUG 관계자는 “저희가 민간 기관이 아닌 데다 공공기관 내부적으로 신용평가는 주된 업무가 아닌 관계로 관련 민간과 저희 기관이 진행하는 신용평가가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알지 못한다. D건설사에 대해 신용등급이 4단계 상향된 것도 최근에 언론을 통해서 알았다. 어떤 프로세스로 진행되는 것인지 유관 부서에 구체적으로 파악한 다음 알려주겠다”고 답변했다.

일반적으로 HUG에서 진행하는 신용평가는 거래업체의 재무상태 및 경영능력에 대한 신용도를 종합적으로 측정해 AAA~D까지 15등급으로 나눠지며, 건설사들에게 책정된 등급 중 1개 등급을 부여한다.

HUG는 그 결과에 따라 주택보증수수료를 낮춰주는 등 건설사 별로 상이한 업무거래 혜택을 제공한다. HUG 보증을 위한 자체적인 평가 자료로 활용되는 만큼 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에서 진행하는 평가보다 공신력이 다소 낮다고 평가받는다.

[위키리크스한국=김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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