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AIR] 가덕도신공항, 어떻게 ‘동남권 관문공항’ 됐나…파란만장한 17년 역사
[WIKI-AIR] 가덕도신공항, 어떻게 ‘동남권 관문공항’ 됐나…파란만장한 17년 역사
  • 안준용 기자
  • 승인 2023.09.04 08:43
  • 수정 2023.09.04 08: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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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신공항, 총 13조7000억원 규모…올해 예산 5363억원
지난해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올해 3월 착공·완공 공식화
여의도 면적 2배 규모…2024년 말 착공·2029년 12월 개항
17년 간 지역정치와 엮여 민감한 현안 탓에 추진·무산 반복
부산엑스포 유치시 개막에 맞춰 개항…동남권 광역교통망과 연계
가덕도신공항 근접조감도. [자료=부산시]

가덕도신공항이 2030부산세계박람회(부산 엑스포) 일정에 맞춰 2029년 12월 조기 개항한다.

가덕도신공항은 지난 17년간 지역과 중앙정부의 정치논리와 이해타산과 맞물려 추진과 무산이 반복돼 ´우여곡절´이라는 말이 가장 잘 맞는 공항이다. 부산 지역의 국회의원들과 지자체장들은 물론 역대 대통령들의 선거 공약에 빠짐없이 등장한 바로 그 공항이다.

작년인 2022년 4월에야 예비타당성 조사가 면제됐고 올해 3월 비로소 착공과 완공 계획이 발표됐다.

 

국가가 최우선적으로 책임지는 가덕도신공항

국토교통부(장관 원희룡, 이하 국토부)는 올해 연말까지 기본계획을 수립·고시하고 오는 2024년 말 공사에 착수해 2029년 12월 개항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추정 총 사업비는 13조7000억원이다. 신공항은 여의도 면적의 2배가 넘는 규모(666만9000㎡)로 2065년까지 국제선 여객 2326만명, 국제선 화물 33만5000톤을 수용하는 것이 목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3월 가덕도신공항 기본계획 용역 중간 보고회를 열고 건설공법·공항 배치(Layout)·로드맵 등을 밝힌 자리에서 여객터미널과 화물터미널, 계류장 등 공항시설은 육상과 해상에 걸쳐 배치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사전타당성조사에서는 가덕도신공항을 전부 해상 매립하기로 했지만 기본계획에서는 육상과 해상에 건설하기로 공항 배치를 변경했다. 이를 통해 해상 매립량이 사전타당성조사 대비 절반 이하로 줄어들고 육상 절취부에서 여객터미널 공사를 조기에 착수할 수 있기 때문에 공사 기간이 27개월 단축될 것으로 국토부는 전망하고 있다.

국토부는 2029년 12월 개항을 적시하고 대규모 사업량으로 통합발주(턴키)하면 민간 기업이 효율적인 대규모 장비 투입, 신기술·신공법 적용 등을 통해 공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기본계획 수립 시 보상을 위한 사업인정이 가능하게 하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 연내 개정을 추진 중이다.

가덕도신공항 기본계획 검토안. [사진=국토교통부]

가덕도신공항은 지난 2021년 제주 제2공항과 함께 ´제 6차 공항개발 종합계획´에 반영돼 추진될 정도로 정부가 ´특별 관리´하는 국책 사업이다. ´공항개발 종합계획´은 공항시설법에 따라 5년 단위로 수립하는 공항 분야 최상위 법정계획이다.

´제6차 공항개발 종합계획´은 ´포용과 혁신으로 도약하는 사람 중심의 공항 구현´을 정책비전으로 이를 달성하기 위해 국토부는 ▲포용적 공항 생태계 조성 ▲국가와 지역경제 성장 견인 ▲신성장 동력 확보로 미래 대비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 공항관리 등 4대 추진전략을 마련했다. 가덕도신공항은 국토부가 환경 이슈에 대한 체계적 대응을 위해 ´탄소중립 공항 2050 로드맵´에 따라 건설하는 첫번째 공항이다.

또한, 국토부는 신공항이 개항되면 셔틀버스, 도로·철도 등 접근교통체계를 점검하고 다른 인프라 개발계획과 연계한 중장기 개선계획을 수립하고 공항을 지역경제 거점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UAM 버티포트(이착륙장)도 설치해 도심항공교통 기종들의 이동도 가능하게 한다.

가덕도신공항 광역조감도. [자료=부산시]

 

민감한 지역현안, '동남권 관문공항'이 되기까지

한때는 ´동남권 관문공항´으로 불렸던 부산의 이 공항이 국가가 최우선적으로 관리하기까지 오랜 세월이 걸렸다. 밀양과 가덕도 후보지 선정 논쟁부터 김해공항과 대구경북신공항(TK신공항)간의 문제, 특별법 제정까지 가덕도신공항은 영남권 분열의 상징이었다고 무방하다.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시로 ´남부권 신공항´이라는 명칭으로 공식적으로 논의가 되기 시작했다. 이후 3명의 대통령을 거치면서 이명박 정부에서는 ´동남권 신공항´, 박근혜 정부에서는 ´영남권 신공항´, 문재인 정부에서는 ´동남권 관문공항´이라고 불리게 됐다. 2021년 2월 특별법 제정을 기점으로 ´가덕도신공항´이라는 명칭이 쓰이게 된 이후 ´부울경 메가시티´가 탄력받게 된 것이다.

이미 김해공항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건설이 추진된 가덕도신공항은 첫 출발부터 난항을 겪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논의가 진척되다가 결국 백지화됐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것이다.

경북 밀양과 부산 가덕도 두 후보지 모두 최종 선정에서 제외됐고 기존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안이 통과되자 대구와 경북은 정부의 결정에 불복하며 대구경북신공항을 추진해왔다. 박 전 대통령의 고향인 대구와 정치적 기반인 경북에서 세게 나오자 정부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후 김해신공항 안이 폐지되고 가덕도로 공항 부지가 결정됐음에도 TK신공항은 그대로 추진하기로 했으며, 결국 군위군의 대구광역시 편입까지 이뤄진 것이다.

가덕도신공항 건설 계획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018년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 울산시장, 경남도지사 모두 민주당이 배출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3년 뒤 부산시장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문 전 대통령이 직접 가덕도로 가 15년간 지체돼 온 신공항 사업을 통해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그 다음날 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됐다.

10년 넘게 지지부진하던 건설 계획은 특별법 제정 이후 사전타당성 검토 연구, 6차 공항개발 종합계획, 추진단 출범, 예타 면제, 그리고 기본계획안 협의까지 2년 반만에 빠른 속도로 추진되고 있다.

가덕도신공항건립추진단이 지난 2021년 개소식을 가졌다. [사진=국토교통부]
가덕도신공항건립추진단이 지난 2021년 개소식을 가졌다. [사진=국토교통부]

 

가덕도신공항과 엑스포,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부산시

부산을 비롯한 울산과 경남의 동남권 지역의 고속도로, KTX 등 광역 교통망 건설이 전부 가덕도신공항 개항과 2030부산엑스포 개막에 맞춰 진행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각종 최첨단 공사기법으로 부산시의 요청에 따라 개항을 엑스포에 맞춰 6년 정도 앞당긴 공항을 중심으로 도로망과 철도망 계획이 짜여지고 있다. 엑스포 유치가 확정되면 더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실제로 국토부에 따르면 가덕도신공항은 24시간 운영 가능한 국제공항으로, 공항 접근도로‧철도 건설 및 물류‧상업 시설 등을 위한 장래 활용부지도 조성할 계획이다.

동남권 고속도로 조성 계획. [자료=국토교통부]

대한민국 제2의 도시로서 부산은 이미 대부분의 주요 교통망은 조성돼 있는 상황이지만 울산, 김해, 창원, 거제 등 인접 지자체들은 신공항 배후도시와 광역교통망 조성을 촉구하고 있다.

부산시는 부산신항~김해 고속도로, 가덕대교~송정IC 고가도로와 부산신항~거가대로 연결도로 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부산형 급행철도(BuTX)와 부전~마산 복선전철도 계획하고 있다. 급행철도는 오시리아와 센텀시티까지의 48km 노선으로 24시간 운행이 가능한 수소전동차가 투입될 전망이다. 또한, 울산선, 대구선, 창원선, 양산선과 환승 연결될 예정이라 2030년 이후에는 동남권 광역철도로서 부산에서 어디든 1시간 내 이동이 가능하게 된다.

경상도 이외의 지역에서도 신공항을 이용하기 편리해진다. 2028년 부산과 광주를 잇는 남해안 고속철도가 완공되면 상대적으로 교통망 개발이 덜 된 남해안 일대의 이동시간도 2시간대로 줄어들 전망이다.

제4차 철도망 구축계획에 담긴 동남권 광역인프라 조성. [자료=국토교통부]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이기도 한 가덕도신공항의 조기 개항의 의지는 내년도 예산에서도 드러난다. 새만금국제공항 건설 예산이 89% 삭감된 66억원인 반면 가덕도신공항은 5363억원의 예산을 책정받았다.

가덕도신공항은 이제 시작하는 단계다. 기본계획이 이제야 수립됐으며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가 진행 중이다. 흑산공항과 새만금공항과 마찬가지로 철새도래지 파괴 등등 환경 문제는 넘어야할 산이다.

[위키리크스한국=안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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