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7년 연속 파업 전운…관련업계 3분기 실적도 ‘먹구름’
현대차 노조 7년 연속 파업 전운…관련업계 3분기 실적도 ‘먹구름’
  • 문 수호 기자
  • 승인 2018.06.27 14:18
  • 수정 2018.06.2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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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파업 후 잔업 및 특근 공식화, 올해도 노사 입장차 커
내수 시장점유율 상승, 추세 꺾일까 우려…경쟁사엔 기회
2018년 단체교섭을 준비하는 현대차 노조 [사진=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지부 홈페이지]
2018년 단체교섭을 준비하는 현대차 노조 [사진=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지부 홈페이지]

현대차 노조가 최근 파업 모드에 돌입할 태세를 보이고 있어 관련 업계의 시름도 깊어질 전망이다.

현대차 노조는 다음달 2일 조합원 총회를 열고 전체 조합원 5만1000명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2일 중앙노동위원회 2차 조정회의를 마치면 3일부터 쟁의권을 확보해 파업이 가능해진다.

이번에 파업에 들어가게 되면 현대차 노조는 7년 연속 파업을 이어가게 된다.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사안은 임금 협상이다.

지난 20일 12차 교섭에서 사측이 제시한 임금안은 기본급 3만500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에 성과급 200%+100만원이었다.

하지만 노조는 올해 기본급 11만6276만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에 지난해 순이익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현저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입장 차이를 고려할 때 올해도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파업으로 임단협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가고 후일 잔업, 특근을 통해 이를 보충하는 현대차 노조의 모습이 매년 반복되고 있어 자동차 부품업계는 실적이 안 좋은 상황에서 시름이 짙어지고 있다.

현대차 노조의 파업은 자동차 부품업체들을 포함한 벤더사들은 물론 철강업계, 도료업계 등 모든 관련 업체들에 피해를 준다. 특히 이들은 현대차에 대한 중국 사드 보복 및 해외 판매 부진에 따른 전반적인 생산 감소로 이미 실적 악화를 겪고 있어 현대차 노조의 파업을 달갑게 바라볼 리 만무하다.

현대자동차 입장에서도 아쉽기는 마찬가지다. 올해 들어 현대자동차는 높은 국내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한국지엠과 더불어 르노삼성, 쌍용차의 부진이 한 몫을 했지만, 점유율 80%를 회복하며 고공행진을 그리고 있는 국내 시장에서 파업이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부각되는 것이 반가울 리 없다.

 
◇ 자동차 부품업계, 전방위 실적 압박…도매상 불만 커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최상위 1차 벤더업체들을 시작으로 2~3차 업체들까지 실적 압박을 받고 있다. 이는 현대차뿐만 아니라 한국지엠 군산공장이 문을 닫는 등 전반적인 자동차산업의 부진 때문에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과거 현대차나 한국지엠을 전문으로 거래하는 곳들이 많았지만 최근엔 대부분 판매처를 다변화해 현대차와 한국지엠에 같이 공급하는 업체들이 많다. 현대차로부터 불이익을 받았다는 업체들이 한국지엠 측으로 돌아섰다가 생존 여부가 불안정해지자 다시 현대차 쪽으로 회귀하는 업체들도 있다.

자동차강판 등 소재 가격도 문제다. 자동차강판 가격은 오르는 반면 현대차는 이에 따른 가격 인상을 해주지 않아 원가 상승으로 인한 수익 감소가 나타나고 있다. 사급 물량만 취급하는 업체들엔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도매로 판매를 하는 업체들은 수익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에 부품업체들의 상반기 경영실적은 원가 상승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크게 감소했다. 하반기 제품가격 인상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차 노조의 파업은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물론 일부 사급 물량만 취급하는 자동차 부품업체 관계자들은 도매업체들에 대해 자승자박의 결과라고 질책하기도 한다. 사급 위주의 한 부품업체 관계자는 “도매의 경우 철강 등 소재 가격이 쌀 때는 값싼 소재를 들여와 제품을 비싸게 판매해 이득을 취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소재 가격이 비쌀 때는 지금과 같이 수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현대차를 잘못이라기보다 돈을 더 벌어보겠다고 사급 신청을 하지 않은 이들의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 철강업계, 자동차 생산 감소는 치명적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국내와 해외 생산을 합쳐 총 800만대 이상을 생산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600만대 후반대까지 생산이 줄어들 뻔했다.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와 함께 장기간 파업으로 생산이 지연되면서 700만대도 어렵다는 평가가 나왔었다.

파업 이후 11~12월에 잔업과 특근으로 생산을 크게 늘리면서 겨우 700만대를 넘어섰지만 올해 초 재고 처리 등 홍역을 앓기도 했다. 철강업계 입장에서 파업을 하더라도 생산량만 유지된다면 큰 피해는 없지만 잦은 파업과 장기간 파업은 생산에 악영향을 준다. 현대차그룹의 올해 생산목표는 745만대 수준으로 알려졌는데 파업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반기 가격협상도 관건이다. 자동차 산업의 어려움 때문에 철강 원가 상승에도 쉽사리 가격인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올해의 경우 상반기 실적이 전년 대비 크게 악화된 상황이어서 파업이 가격협상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생기고 있다.

최근에는 가격협상을 주도했던 포스코가 물량이 거의 빠지면서 현대제철이 주도하고 있는데 계열사의 한계 때문에 제품가격을 원가 상승분만큼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그룹 내에서 수익 배분을 결정하는데, 과거에는 노조에 큰 이득을 주지 않기 위해 현대제철 쪽에 이익을 많이 남겨주는 방향으로 했지만, 최근에는 중국 시장 부진 등을 이유로 현대차가 실적 압박을 받고 있어 현대제철 쪽의 영업이익률도 다소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현대제철이 자동차강판 가격을 올리지 못하면 결국 자동차 부품업체들에 부담이 전가되기 때문에 파업으로 인한 손실이 커질수록 관련 업계에 미치는 악영향도 부풀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위키리크스한국=문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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