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한미군 “北, 2차 타격 능력 개발 중”…北 방어할 획기적 ‘확장 억제책’ 필요
美 주한미군 “北, 2차 타격 능력 개발 중”…北 방어할 획기적 ‘확장 억제책’ 필요
  • 김주경 기자
  • 승인 2023.04.23 10:55
  • 수정 2023.04.2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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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사령관, 미 청문회서 ‘北 2차 타격 능력’ 공식적 첫 언급
北, ‘고체ICBM·SLBM’ 2차 타격 무기 확보…신형 ICBM '화성-18형'
美 “확장 억제 약속, 문서상으론 안 돼…제도적 실행 시스템 갖춰야”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 [사진=연합뉴스]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 [사진=연합뉴스]

미국 군 당국 내부에서 북한이 핵 선제타격 능력에 이어 보복 능력인 '2차 타격'(2격) 능력을 개발 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진 가운데 한‧미가 협의 중인 확장억제력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획기적인 대안을 내놓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3일 미국 국방부에 따르면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상원 군사위원회 예산 청문회 서면 답변에서 “핵무기를 운용에 대한 김정은의 의지는 확고하며 그는 신뢰할 수 있는 2차 타격 능력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청문회에 참석한 자리에서는 “지난 1년여 동안 그(김정은)는 여러 방면에서 다양한 역량을 보여줬으며, 2차 타격 능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답변했다.

미군 고위 당국자가 북한의 2차 타격능력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제로 북한은 일본과 괌 미군기지, 미 본토를 타격할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전술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신형 KN계열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전술유도무기 등을 보유해 남한을 선제타격할 우려도 존재한다.

특히 액체·고체연료 ICBM 시험 발사와 관련해 ‘감당하지 못할 핵반격 구축’, ‘치명적인 핵반격능력’, ‘핵 반격 태세의 효용성 급진전’ 등 표현까지 사용하며, 자체적으로 2차 타격 능력을 노골적으로 과시하고 있다.

군사 전문가에 따르면 1차 타격(이하 1격)과 2차 타격(이하 2격) 개념은 냉전 시절 미국과 소련의 핵무기 정책에서 파생된 단어다.

1격은 핵 선제 타격을 말한다. 적의 핵전력을 무력화해 핵 보복 능력을 상실케 하는 것이 목표다. 그런 목표를 약간의 손해만 입고서 달성할 수 있는 능력을 1격 능력이다. 일반적으로 적의 ICBM 발사 감지 경보가 발령되면 즉시 지하시설(사일로)에 있는 ICBM을 발사하는 형태다.

이는 경보즉시발사(LOW) 계획에 따른 것이다. 이런 능력이 핵보유국 간 핵전쟁을 막는 상호확증파괴(MAD) 전략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2격 능력은 적의 공격에 대해 핵무기로 반격할 수 있는 역량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공격 수단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다.

2격 능력은 즉시 반격이 가능하다. 게다가 지상의 핵시설이 무력화해도 수중 잠수함은 생존할 수 있다. 2격은 공격받은 뒤 30∼40분 안에 진행할 수 있어야만 상대방의 행동을 제약하는 억제력으로 의미가 있다.

그동안 전문가들은 북한이 ICBM을 선제공격에 해당하는 1격 수단으로 사용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반면, 북한은 미국의 선제공격할 경우 ICBM을 내세워 ‘핵반격’ 즉각적으로 2격 수단으을 활용할 것임을 공공연히 언급해왔다.

북한이 최근 고체연료를 사용한 신형 ICBM ‘화성포-18’형을 새롭게 개발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13일 핵심주력수단으로 중대한 전쟁억제력의 사명을 수행하게 될 새형의 대륙간탄도미싸일(미사일) ‘화성포-18’형 시험발사가 이뤄졌다”며 14일 영상을 공개했다. [ [사진=연합뉴스]

실제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13일 고체연료를 사용한 신형 ICBM '화성-18형' 첫 시험 발사한 자리에서 “화성포-18형 개발은 우리의 전략적억제력을 크게 재편시킬 것으로 본다. 핵반격 태세의 효용성을 급진전시키고 공세적인 군사전략의 실용성을 변혁시키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화성포-18형이 2격인 ‘핵 반격용’임을 직간접적으로 시사한 것이다.

게다가 북한 관영 매체가 터널 속에 정차한 화성-18형 탑재 이동식발사차량(TEL)과 야지에서 기동하는 TEL 사진을 공개한 것도 2격 능력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한다.

앞서 지난 1월에는 고체연료 ICBM 개발을 언급하며 “신속한 핵반격능력을 기본사명으로 하는 또 다른 대륙간탄도미사일체계를 개발에 대한 과업을 제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북한이 2021년 1월 제8차 노동당 대회에서 제시한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의 핵심 5대 과업’은 극초음속 무기 개발, 초대형 핵탄두 생산, 1만5천㎞ 사정권 내 타격명중률 제고, 수중 및 지상 고체발동기 대륙간탄도로켓 개발, 핵잠수함과 수중발사 핵전략무기 등이다. 이들 무기는 2격에 동원할 무기로 꼽힌다.

특히 1만5000㎞ 사정권 안의 타격명중률 제고는 여러 개의 핵탄두를 서로 다른 목표물로 유도하는 다탄두 개별유도기술(MIRV)을 개발해 워싱턴DC나 뉴욕 등을 동시 공격하는 능력을 갖추겠다는 의미다. 쉽게 말해 2격 무기체계 개발의 궁극적인 목표는 미국을 겨냥한 것이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핵반격태세 효용성 급진전"도 미국을 겨냥한 2격 능력이 급신장했다”는 의미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최선희 북한 외무상은 21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담화에서 “철두철미 미국의 위협으로부터 자기를 방어하기 위하여 부득불 핵을 가지게 되였다는데 우리 핵보유의 본질이 있다”면서 “우리는 미국의 핵 위협에 방어하는 힘만 가지면 그만이며 절대로 그 누구의 인정도, 승인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핵무기의 가공할 파괴력 탓에 2차 공격 능력을 확보하면 미국의 공격을 억제할 수 있는 힘을 확보한 것이란 논리가 깔려 있다.

북한은 지난달 18일 오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고각발사했다고 밝힌바 있다. 북한의 ICBM운용부대 중 제1붉은기영웅중대는 이날 오후 평양국제비행장에서 ICBM '화성-15'를 최대사거리체제로 고각발사했다고 조선중앙TV가 19일 보도했다. [출처=연합]
북한은 지난달 18일 오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고각발사했다고 밝힌바 있다. 북한의 ICBM운용부대 중 제1붉은기영웅중대는 이날 오후 평양국제비행장에서 ICBM '화성-15'를 최대사거리체제로 고각발사했다고 조선중앙TV가 19일 보도했다. [출처=연합]

전문가들은 오는 26일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핵기획그룹(NPG)에 버금가는 한미 간 확장억제력의 제도적 실행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제사회 일각에서는 북한이 남한을 겨냥한 1격 능력에 이어 이처럼 미국에 대한 2격 위협을 노골화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확장억제력 제공이 문서상 ‘공약’ 수준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강경론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 군 관계자는 “미국은 핵 사용 의사결정 과정에서 우리 측 입장이 반영되도록 한미 위기협의 시스템 발전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곧 실효성을 더욱 보장하는 체계가 갖춰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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