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 수혜 위해 미국·캐나다 공장 설립

캐나다 총리 쥐스탱 트뤼도가 지난 17일 방한해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그린 수소 협력 방안에 관련한 별도 면담을 가졌다. 면담에는 최 회장뿐만 아니라 ▲SK에코플랜트 박경일 사장 ▲SK온 최영찬 사장 ▲SKC 박원철 사장이 총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트뤼도 총리와 주요 그룹 회장들이 구체적으로 나눈 이야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SK그룹 계열사인 SK에코플랜트는 이날 캐나다 에너지 기업과 6조 원 규모의 수소 협력 협약을 체결했다고 알려진 바 있다. 이날 SK 경영진들은 트뤼도 총리를 만나 다방면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이 정부 보조금 문제를 두고 캐나다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을 중단하며 '비상 계획'을 실행하기도 했다. 캐나다 연방정부가 세액공제 및 보조금 지원 약속을 어겼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이번 면담에서 LG그룹 회장은 제외되며, 배터리 공장 공사 재개도 불투명해졌다.
이에 업계에서는 최 회장이 수소뿐만 아니라 배터리·배터리 소재 등 청정에너지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캐나다 정부의 지원책 등 협력 방안에 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협력 방안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대응 차원의 계산이 깔려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SK온은 현재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수혜를 위해 북미에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이번 면담에서 캐나다에 공장을 지어도 IRA 혜택을 받을 수 있을 만큼 협력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SK온이 캐나다에 공장을 설립하고 완성차 공장으로 배터리를 납품할 경우, 업계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은 지난 8일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한일 정상회담을 위해 기시다 일본 총리를 접견한 바 있다. 이날 기시다 총리와 최 회장은 비공개로 양국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3국 공동 진출·광물자원 협력, 소재·부품·장비 기술 협력 등 양국 경제에 도움울 줄 방안이 언급된 것으로 전해진다.
최 회장은 간담회에서 "반도체·배터리·모빌리티·벤처·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기업인 간 협력 논의을 추진 중"이라 말했다. 이어 "일본 기업인들의 한국 방문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관심을 부탁한다"는 언급을 하기도 하며 SK그룹 현안 챙기기에 여념이 없었다. 특히, 최 회장은 SK그룹과 관련 각국을 돌며 친환경 분야 그린산업 확대 추진·기술 동맹 강화를 다지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관련 면담은 비공개로 진행돼 내용을 알지 못한다"며 "SK계열사도 같은 날 트뤼도 총리와 인사하고 우대관계를 구축하는 자리에 참여했기에 협약 사항에 대해 포괄적인 이야기를 나눴다고 생각만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위키리크스한국=추예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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