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마포쉼터 소장, 생전 길원옥 할머니 양아들 불러 '입적 권유'
[단독] 마포쉼터 소장, 생전 길원옥 할머니 양아들 불러 '입적 권유'
  • 윤여진 기자
  • 승인 2020.06.17 19:05
  • 수정 2020.06.18 0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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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에게 맡긴다' 길 할머니 유언장 작성 경위도 살펴
서울 마포구 연남동 정의기억연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 '평화의 우리집'. [사진=연합뉴스]
서울 마포구 연남동 정의기억연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 '평화의 우리집' 마당. [사진=연합뉴스]

지난 6일 숨진 정의기억연대 쉼터 소장 고(故) 손영미씨가 사망 직전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 수양아들을 불러 "호적에 입적했으면 좋겠다"고 권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위키리크스한국> 취재를 종합하면 손씨는 사망하기 며칠 전 갓난아기 시절부터 길 할머니 손에서 자란 황선희 목사에게 연락을 취했다. 서울 마포구 쉼터 '평화의 우리집'에 찾아간 황 목사는 손씨로부터 "양자로 빨리 입적하라"를 말을 들었다고 한다. 곧바로 황 목사가 어머니인 길 할머니와 함께 입적 절차를 밟은 이유다. 

생전 손씨의 '입적 권유'에는 이른바 '정의연 사태'가 어떻게든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후원금이 피해자에게 제대로 쓰이지 않는다는 이용수 할머니 기자회견이 정의연 내부에도 파장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특히 쉼터에 머무는 유일한 생존자인 길 할머니를 매일 마주하는 손씨는 부담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길 할머니가 2017년 시민성금으로 받은 1억원 일부를 자신 명의 계좌에 대신 보관하던 손씨로서는 '입적 권유'가 부담을 더는 방식이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입적 과정에서 황 목사와 손씨는 길 할머니가 미리 남긴 유언장이 작성된 경위를 얘기했다고 한다. 지난해 5월 인터넷사이트 '김복동의 희망'에 공개된 길 할머니 유언장엔 "저와 관련한 모든 일들을 정리하는 것을 정대협 윤미향 대표에게 맡깁니다"라는 문장이 있다. 길 할머니 생전에 황 목사가 '법적인 관계'가 되지 않으면 사후 유언장에 따라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재산상속 처리를 도맡는 상황으로 '제2의 김복동 장학금' 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윤 의원은 정대협과 정의연에서 각각 상임대표와 이사장을 지냈다. 지난해 1월 故 김복동 할머니가 사망한 이후 정의연 전현직 관계자 위주로 구성된 시민장례위원회(위원장 윤미향)가 남은 조의금 일부를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자녀 장학금 재원으로 사용했다 비판이 인 바 있다. 손씨와 황 목사가 입적 문제로 대화를 나누면서 윤 의원에게 모든 걸 맡긴 것으로 된 길 할머니 유언장을 짚고 넘어간 것이다. 

정의연 횡령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최지석)에 지난 16일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한 황 목사 부부는 길 할머니 계좌에서 매달 돈이 빠져나간 흔적을 진술했다. 조사는 8시간 가까이 이어졌다고 한다. 애초 이날은 손씨 변사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파주경찰서 형사과에서 이들 부부를 방문해 면담 조사를 하기로 돼 있었다. 검찰에선 손씨 변사사건과 정의연 횡령 의혹 사건이 연결돼 있다고 보고 일종의 수사지휘권을 행사해 경찰에 앞서 조사를 진행한 것이다. 경찰은 계획보다 늦지만 면담은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위키리크스한국=윤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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