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에도 카드론 금리는 하락세…역마진 우려↑
기준금리 인상에도 카드론 금리는 하락세…역마진 우려↑
  • 김수영 기자
  • 승인 2022.06.08 07:14
  • 수정 2022.06.08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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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대출금리 올리는데 카드론 금리는 거꾸로 인하
4월말 평균 12.98%, 0.28%p↓...시장경쟁력 확보 목적
자금조달 구조적 문제…역마진, 실적까지 영향 미치나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지면서 카드 및 보험사들의 자금조달 부담도 가중되는 추세다. [출처=픽사베이]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지고 있지만 카드사들은 장기카드대출(카드론) 금리를 인하 중이다. [출처=픽사베이]

카드사들이 지속적으로 장기카드대출(카드론) 금리를 인하하면서 역마진 우려가 제기된다. 제2금융권에서는 일부 저축은행들도 대출금리를 낮추고 있지만 카드사들의 자금조달 방식이 대부분 빚인 만큼 같은 전략에도 위험도는 더 크다는 평가다.

8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기준 국내 7개 전업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하나·우리)들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12.98%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3월 말 대비 평균 0.28%p 하락한 수준이다.

올해 초부터 대부분의 카드사들은 지속적으로 카드론 금리를 인하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올해 2월 평균 13.78%였던 카드론 금리를 지난 4월 말 기준 12.70%까지 낮췄다. 같은 기간 국민카드도 13.50%에서 12.96%까지 인하했고 삼성카드(13.76%→13.12%), 현대카드(13.47%→12.39%), 롯데카드(15.15%→14.01%), 우리카드(14.16%→12.45%) 등 대부분의 카드사들이 카드론 금리 인하에 나서는 중이다. 그동안 낮은 카드론 금리를 책정했던 하나카드만이 같은 기간 금리를 올리며(11.79%→13.25%) 타사와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섰다. <도표 참조>

이는 다른 금융권의 움직임과는 대조적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인상하면서 각종 여·수신 금리도 인상을 거듭하고 있다. 이미 작년부터 지속 인상을 단행해온 은행권의 대출금리는 최근 4%를 넘어섰고, 대부분 보험사들 역시 약관대출을 제외한 가계대출 금리를 인상했다.

대부분의 카드사들은 연초부터 카드론 금리를 인하 중에 있다. [자료출처=여신금융협회]

반면 카드업계는 오히려 주력 대출상품의 금리를 낮추고 있다. 이는 시장경쟁력 확보를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2금융권임을 감안해도 10%를 넘어서는 고금리는 일반 소비자들이 감내하기는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카드론은 일반적으로 카드사 대출상품 가운데 가장 낮은 금리를 제공한다.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 금리는 약 16~19% 수준으로 법정 상한(20%)과 큰 차이가 없다. 대출 상품은 아니지만 카드대금 일부를 익월로 이월시키는 리볼빙 금리도 비슷한 수준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금리가 오르면서 대출수요 자체가 줄었고 카드론 수요도 감소했다”라며 “금리가 오를 때 조금이라도 인하하면서 관심을 보이는 일부 고객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경쟁력 확보 차원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실제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를 제외한 나머지 카드사들의 카드론 취급실적은 작년에 비해 줄어든 점이 눈에 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신한카드의 카드론 취급액은 2조8891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2조7713억원)에 비해 약 4.25% 늘었다. 삼성카드도 2조4277억원으로 작년(2조3684억원) 대비 2.50% 가량 늘었다.

반면 국민카드(-3.48%)·현대카드(-22.62%)·롯데카드(-19.57%)·우리카드(-38.82%)·하나카드(-58.63%) 등 나머지 전업카드사들의 카드론 이용금액은 모두 줄었다. 이들 카드사들의 작년과 올해 카드론 취급액을 비교하면 약 2조원이 감소했다.

카드사들의 자금운용에서 카드론은 신용판매 다음 비중을 차지한다. 업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신판 비중은 약 70% 내외, 카드론 비중은 25~28% 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관계자들의 발언을 종합하면 카드론 부문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은 만큼, 금리 인상기에도 카드론 금리를 낮춰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카드사들의 자금조달 구조상 지속적인 대출금리 인하가 곧 역마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수신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대부분의 자금을 여신전문채권(여전채)을 발행해 조달한다. 최근 CP(기업어음)·ABS(자산유동화증권) 등 단기자금시장을 활용하는 곳도 늘었지만 자금의 약 70%는 여전히 회사채를 통해 조달된다.

이는 카드사들의 자금통로가 결과적으로 ‘빚’이라는 얘기다. 문제는 금리가 인상되면서 기업이 발행하는 회사채 금리도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초 2.460%였던 AA-등급 회사채(3년물) 금리는 이날 4.001%까지 치솟았다. 같은 기간 AA+등급도 올 초 2.400%에서 3.949%까지 올랐다.

오르는 여전채 발행금리와 낮아지는 카드론 금리 간 격차가 좁혀질수록 역마진 가능성은 높아진다. 당장은 카드론 금리와 채권 금리 간 격차가 있지만 이같은 상황이 장기화 되면서 격차가 더욱 좁혀질 경우 자금운용 비중 약 30%를 차지하는 카드론 특성상 실적도 담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

다만 카드사들은 이같은 우려를 인지하고 있고, 현재 보유해 사용하는 자금 중 최근 차입한 자금 비중이 적어 상황이 장기화 돼도 실제 역마진이 일어나기까지는 몇 년 이상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채를 발행할 때 밑천이 다 드러날 정도로 급한 상황에서 자금을 조달하진 않는다”라며 “보유 자금이 일정 수준 이하가 되면 발행을 결정하는데 카드사는 보통 3년물로 발행한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 사용하는 돈은 2~3년 전 끌어온 것도 포함돼 있고 얼마 전 조달한 자금도 포함돼 있다”라며 “카드론 비중이 좀 되긴 하지만 거기서 발생한 역마진으로 실적에 큰 영향이 있으려면 몇 년이나 더 지속돼야 가능할 것 같다. 단기적으로는 전혀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도 부연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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