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영우 "트럼프, 싱가포르 공동성명 폐기하고 한미훈련 재개해야"
천영우 "트럼프, 싱가포르 공동성명 폐기하고 한미훈련 재개해야"
  • 조문정 기자
  • 승인 2019.12.14 18:57
  • 수정 2019.12.1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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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공동성명이 살아있는 한 비핵화 진전 어려워"
"北, 美 적대정책 포기 후 '조선반도' 비핵화 위해 노력"
"한미연합훈련 중단 카드 되찾아야 핵동결 가능성 높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싱가포르 선언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싱가포르 선언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KPFF) 이사장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폐기하고 한미연합훈련을 재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천 이사장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인 '천영우TV' 방송에서 "싱가포르 공동성명이 살아있는 한 비핵화 진전은 기대하기 어렵다"며 "싱가포르 공동성명은 사실상 비핵화를 가로막는 가장 핵심적인 장애물"이라고 비판했다.

천 이사장은 그 이유를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구조나 순서를 보면 북한이 주장해온 ‘선(先) 적대 정책 포기 후(後) 비핵화 노력’이라는 원칙이 반영돼 있다"며 "미국이 대북 적대정책을 포기할 때까지 북한이 비핵화하지 않고 버틸 근거가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들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이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미국이 적대정책을 포기하면 북한이 조선반도 비핵화를 하는 게 아니라 비핵화를 향해 노력한다고 돼 있지 않느냐. 미국이 아직 대북 적대정책도 포기하지 않았는데 우리가 어떻게 지금 비핵화하느냐'라고 우기면 미국이 할 말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천 이사장은 미국이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폐기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 때문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 싫어서 싱가포르 공동성명에서 해방될 절호의 기회를 놓칠 가능성이 크다. 이 기회를 놓치고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기초로 계속 협상하면 백날 협상해도 북한의 '갑질'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게 돼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천 이사장은 북한 비핵화를 방해하는 또 다른 주요 요소로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즉흥적으로 결정한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꼽았다. 그는 북한의 핵동결과 한미연합훈련 중단은 등가(等價)교환할 수 있다며 '한미연합훈련 중단 카드'를 북한 핵동결에 사용할 만한 값이 나가는 카드라고 평가했다. 

천 이사장은 "한미연합훈련 중단이라는 카드를 북한 ICBM 발사와 핵실험 중단 상태를 유지하는 데 미리 써버렸기 때문에 지금 핵동결에 써먹을 카드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북한은 미국이 북한의 핵물질 생산 중단, 즉 완전한 핵동결에 부여하는 가치만큼 연합훈련 중단에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핵동결에 사용할 수 있는 카드를 엉뚱한 곳에 써버렸기 때문에 북한의 제재 해제 요구에 미국이 속수무책으로 끌려다니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천 이사장은 북한이 ICBM 발사로 약속을 위반한다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봤다. 한미연합훈련을 재개할 기회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한미연합훈련 중단 카드를 다시 찾아와야 핵동결 달성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이제 ICBM 발사를 더 안 할 테니 한미연합훈련을 영구적으로 중단해달라'고 요구하면 거부해야 한다. 북한에게 '핵실험이든 ICBM 실험이든 안보리를 통해 얼마든지 벌줄 수 있으니 하고 싶으면 계속하라. 그런데 완전한 핵동결 즉, 영변 밖 핵시설까지 포함해 핵을 동결할 생각이 있으면 그때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가지고 다시 이야기해보자고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천 이사장은 이 두 가지 외 미국이 독자적으로 취할 조치로 세컨더리 보이콧을 강화하고 북한 관광수입을 줄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추가 제재도 필요하지만 기존 제재의 구멍을 메우기 위해서 (북한과 거래하는 모든 제3국 기업을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이 꼭 필요하다"며 "북중 접경에서 북한 근로자들을 산업 연수생으로 신분 세탁한 후 불법 채용해 공장을 운영하는 중국 기업들을 색출해서 제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의 관광수입을 줄일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북한에 갈 중국 관광객을 모집해 송출하는 중국 관광회사들에 대해서도 불이익을 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국제사회가 취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응방법으로는 ▲안보리 결의를 통한 제재 강화(대북 석유수출 상한선 감축) ▲금융 제재 ▲해상환적을 통한 불법거래 단속과 처벌 강화를 꼽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한 '천영우TV' 18회 방송.

Q. 미국이 북핵 문제 논의를 위해 유엔 안보리 회의를 소집했습니다.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내놓은 메시지를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이 회의에서 한 발언을 자세히 보면 상당히 유화적이고 절제된 표현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내용과 톤만 보면 북한에 대화를 구걸하는지 경고를 하려는지 좀 헷갈리는 부분도 있습니다. 미국이 북한에 요구하는 게 선(先) 비핵화가 아니다’, ‘행동 대 행동 원칙에 따른 동시 병행이다’,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부분은 어떻게 보면 북한에 출구를 제시하는 성격이 강합니다.

그러면서도 준엄한 경고도 빠뜨리지 않고 있습니다. 예컨대 탄도미사일 발사는 북한이 올해에 수십번 했지만 이것은 사거리와 관계없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것을 분명히 했습니다. 지금까지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 미국이 트럼프가 나서서 '별거 아니다, 괜찮다'고 하다가 처음으로 미국이 유엔 안보리 공식 회의에서 정확하게 입장을 밝힌 것입니다. 북한이 적대 행위와 위협에서 돌아서지 않으면 안보리는 그에 따라서 행동할 준비를 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Q. 미국의 이러한 메시지를 어떻게 해석하십니까?

"미국의 메시지를 요약하면 '북한은 앙탈 부리지 말고 대화로 나오라'입니다. 그러면서도 '허튼짓하면 용납하지 않겠다, 여차하면 추가 제재할 방아쇠를 안보리가 잡고 있으니 경거망동하지 말라'는 내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미 국방부와 합참도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발신함으로써 북한의 오판을 막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Q. 미국 메시지에 북한은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미국의 안보리 소집과 크래프트 대사의 발언에 대해 북한 외무성이 어제 대변인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여기에서 북한은 '우리도 미국의 조치에 상응하는 대응을 해 줄 준비가 돼 있다', '미국이 도끼로 제 발등 찍는 것과 같은 어리석은 짓을 했다'는 식으로 이야기했습니다. 핵심 메시지는 '우리는 안보리가 겁나지 않으니 할 테면 어디 한 번 해보자'입니다. 북한의 장기인 허세를 부리고 있는 거죠."

조선중앙통신이 2017년 11월 보도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5' 시험발사 모습. [사진=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자료사진]
조선중앙통신이 2017년 11월 보도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5' 시험발사 모습. [사진=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자료사진]

Q. 실제로 북한이 감행할 수 있는 도발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ICBM 발사나 인공위성 발사입니다. 군사적으로 북한에 가장 필요한 것은 ICBM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ICBM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필요한 기술에는 ICBM을 꼭 발사해야 확보할 수 있는 기술도 있고 인공위성 발사만으로도 확보할 수 있는 기술도 있습니다."

Q. 북한이 얻으려는 ICBM 기술로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북한이 발사를 통해 얻고자 하는 ICBM 기술은 ▲재진입기술 완성 ▲엔진용량을 키우는 기술 ▲고체연료 엔진 기술 이 세 가지입니다.

먼저 재진입기술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핵탄두가 대기권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대기권으로 들어올 때 엄청난 열이 발생합니다. 재진입기술의 핵심은 1600도 이상의 열에서 탄두를 보호할 수 있는 내열 소재 기술입니다. 이 기술은 ICBM 발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17년 북한은 ICBM으로 분류되는 화성-14, 15형 ICBM 시험 발사할 때 핵탄두를 미국 본토까지 보낼 능력은 보여줬지만, 재진입 기술은 확실히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바다에 떨어지기도 전에 탄두가 다 타고 없었습니다.

두 번째는 엔진용량을 키우는 기술입니다. 더 무거운 탄두를 운반하려면 엔진추력이 더 커야 합니다. 그래서 기존 엔진보다 추력이 더 큰 신형 엔진을 개발하는 방법과 이미 개발한 화성 14, 15형 엔진을 클러스터링 방식으로 여러 개로 묶어서 발사하는 기술 둘 중 하나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기술은 굳이 ICBM 발사를 안 하더라도 인공위성 발사만으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로 필요한 기술은 고체연료 엔진기술입니다. 북한 미사일의 가장 큰 취약점은 미사일 추력이 액체연료 시스템으로 돼 있다는 것이거든요. 스커드나 노동미사일, 화성-14, 15형이 전부 다 액체연료에 기반을 둔 미사일입니다. 그런데 올해 실험한 러시아 이스칸데르형 단거리미사일, 그리고 바지선에서, 주로 잠수함을 통해 물속에서 발사하기 위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이 두 가지는 고체연료를 사용합니다.

(※참고: 스커드 C형은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스커드 2, 노동 2호, 중거리 탄도유도탄 무수단과 화성 12형 등은 중거리 탄도미사일로, 화성 13, 14, 15형 등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분류된다.)

Q. 북한은 왜 고체연료를 개발하려고 할까요?

"액체연료는 발사하는 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평소에는 빈 깡통 상태로 지하 미사일 기지에 보관했다가 발사할 때 꺼내 주유소에 가서 기름을 넣어야 합니다. 연료를 주입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그래서 스커드나 노동미사일같이 비교적 작은 미사일도 발사하는 데 최소한 1시간은 걸립니다. 빈 깡통을 꺼내 주유소에서 연료를 주입하고 다시 발사차량인 TEL(이동식발사대)에 실어 발사 위치로 이동한 후 발사 준비를 하는 데까지 북한이 아무리 서둘러도 1시간 이내에 발사하기 힘듭니다.

ICBM은 스커드미사일이나 노동미사일보다 연료가 훨씬 많이 들어가므로 연료를 주입하는 데 시간이 훨씬 더 많이 걸리겠죠. 2시간이 걸릴지 3시간이 걸릴지 그보다 더 걸릴지는 모르겠습니다. 중요한 점은 미국이 정찰자산을 충분히 투입하면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미사일은 발사하기 전에 대부분 다 제거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니까 액체연료에 기반한 미사일은 생존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결정적인, 치명적인 약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미사일은 미국 정찰자산들이 놓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연료주입에 들어가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으니 정찰자산들이 못 보고 놓칠 가능성이 그만큼 높죠. 북한 미사일의 생존 가능성을 향상하는 데 고체연료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지금까지 북한이 개발한 이스칸데르형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SLBM에 사용하는 고체연료 엔진기술을 ICBM에 적용하려면 실험 한두 번으로는 확보하기가 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지난번에 북한이 했다는 중대한 실험은 액체연료 실험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액체연료 실험은 대개 수직으로 하는데, 고체연료 실험은 대개 미사일을 수평으로 눕혀 놓고 하기 때문입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2017년 12월 22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긴급회의를 열어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안을 15개 이사국 만장일치로 채택하고 있다. [사진=뉴욕 AFP=연합뉴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2017년 12월 22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긴급회의를 열어 대북제재 결의안 2397호를 15개 이사국 만장일치로 채택하고 있다. [사진=뉴욕 AFP=연합뉴스]

Q. 미국과 국제사회는 북한의 ICBM발사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미국이 먼저 군사적으로 대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그 외 가장 현실적인 대응방법으로는 ▲안보리 결의를 통한 제재 강화 ▲금융 제재 ▲해상환적을 통한 불법거래 단속과 처벌 강화를 꼽을 수 있습니다.

그중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안보리 결의를 통한 제재 강화'입니다. 안보리는 이미 확립된 수순에 따라 북한의 도발에 대응조치를 취합니다. 새로운 결의에는 대북 석유수출 상한선을 낮추는 것이 반드시 들어가야 합니다.

2년 전 북한이 ICBM급 화성-15형을 발사할 때 유엔 안보리가 결의 2397호를 채택했습니다. 이 2397호는 북한의 석유 수입한도를 석유제품은 연간 50만 배럴, 원유는 400만 배럴로 제한해놓았습니다. 그런데 2397호 채택 당시 안보리 이사국 간에 '북한이 앞으로 ICBM을 발사하거나 핵실험을 하면 다른 제재도 할 수 있지만 석유 추가 제재는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미리 정해놓았습니다. 북한이 앞으로 ICBM을 발사하면 대북 석유수출 상한선을 줄일 것이냐 말 것이냐는 논의할 필요도 없어요. 대북 석유수출 상한선을 구체적으로 얼마를 줄일지, 혹은 전면 금수를 할지 부분 금수를 할지만 정하면 됩니다.

석유 금수 외 가장 효과적인 대북제재는 금융제재입니다. 북한과 거래하는 금융기관들을 제재하는 게 가장 확실하죠. 무역을 하려면 무역대금을 결제해야 하므로 금융제재를 부과하면 무역까지 같이 잡을 수 있습니다.

세 번째로 필요한 것은 해상환적을 통한 불법거래 단속과 처벌을 강화하는 방법입니다. 지금까지 제재 위반은 주로 해상 불법 환적을 통해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위치 식별장치를 끄고 다니는 선박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처벌하는 의무를 추가할 것이냐는 안보리에서 논의될 중요한 문제라고 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Q. 안보리 결의와 별도로 미국이 독자적으로 취할 수 있는 조치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안보리 결의와 별도로 미국이 독자적으로 결정해야 할 사항은 ▲싱가포르 공동성명 폐기 ▲한미연합훈련 재개 ▲세컨더리 보이콧 강화 ▲북한의 관광수입을 줄일 대책 마련 등입니다. 가장 중요한 과제는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폐기하는 것입니다."

Q. 먼저 싱가포르 공동성명 폐기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싱가포르 공동성명이 비핵화를 위해서 만든 것 같지만, 사실상 비핵화를 가로막는 가장 핵심적인 장애물이라는 게 그동안의 협상을 통해서 확인됐습니다. 북한은 비핵화를 거부할 근거로 항상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이용해왔습니다. 왜냐하면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구조나 순서를 보면 북한이 주장해온 ‘선(先) 적대 정책 포기 후(後) 비핵화 노력’이라는 원칙이 반영돼 있습니다.

미국이 아무리 북한하고 비핵화 이야기를 하려고 해도 북한은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다시 읽어보라. 그 속에 미국이 적대정책을 다 포기하면 북한이 조선반도 비핵화를 하는 게 아니라 비핵화를 향해 노력한다고 돼 있지 않느냐. 당신들이 아직 대북 적대정책도 포기하지 않았는데 우리가 어떻게 지금 비핵화하느냐’라고 우기면 미국이 할 말이 없습니다. 그래서 싱가포르 공동성명이 살아있는 한 비핵화 진전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미국이 적대정책을 포기할 때까지 북한이 비핵화하지 않고 버틸 근거가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Q. 미국이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폐기할 수 있을까요?

"미국은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반드시 폐기해야 하지만 실제 폐기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트럼프가 김정은에게 싱가포르에서 사기당했다는 것을 인정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트럼프는 자기가 잘못했다는 사실을 죽어도 인정하는 법이 없습니다. 싱가포르 공동성명에서 해방될 절호의 기회(북한의 ICBM 발사)가 와도  자기 잘못을 인정하기 싫어서 놓칠 가능성이 큽니다. 이 기회를 놓치고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기초로 계속 협상하면 백날 협상해도 북한의 갑질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게 돼 있습니다."

Q. 한미연합훈련 재개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한미연합훈련 중단은 싱가포르에서 트럼프가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도 모르게 그 자리에서 즉흥적으로 결정한 것 아닙니까. 한미연합훈련 중단 역시 북한 비핵화에 방해가 됩니다. 북한 핵동결에 사용할 만한 값이 나가는 한미연합훈련 중단이라는 카드를 북한 ICBM 발사와 핵실험 중단 상태를 유지하는 데 미리 써버렸기 때문에 지금 핵동결에 써먹을 카드가 없습니다. 북한은 미국이 북한의 핵물질 생산 중단, 즉 완전한 핵동결에 부여하는 가치만큼 연합훈련 중단에 가치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핵동결에 사용할 수 있는 카드를 엉뚱한 곳에 써버렸기 때문에 북한의 제재 해제 요구에 미국이 속수무책으로 끌려다니고 있는 것 아닙니까.

북한이 ICBM 발사로 약속을 위반한 이 기회를 이용해 이 카드를 다시 찾아와야 핵동결 달성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만약 북한이 '이제 ICBM 발사를 더 안 할 테니까 연합훈련 영구 중단해달라'고 요구하면 미국은 거부해야 합니다. 북한에게 ‘핵실험이든 ICBM 실험이든 안보리를 통해 얼마든지 벌줄 수 있으니 하고 싶으면 계속하라. 그런데 완전한 핵동결 즉, 영변 밖 핵시설까지 포함해 핵을 동결할 생각이 있으면 그때 연합훈련 중단을 가지고 다시 이야기해보자고 나가야 합니다."

Q. 세컨더리 보이콧과 북한 관광수입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십시오.

"북한과 거래하는 모든 제3국 기업을 제재하는 게 세컨더리 보이콧입니다. 추가 제재도 필요하지만, 기존 제재의 구멍을 메우기 위해서 이 세컨더리 보이콧이 꼭 필요합니다. 북중 접경에서 북한 근로자들을 산업 연수생으로 신분 세탁한 후 불법 채용해 공장을 운영하는 중국 기업들을 색출해서 제재해야 합니다.

북한의 관광수입을 줄일 대책도 마련해야 합니다. 북한에 갈 중국 관광객을 모집해서 송출하는 중국 관광회사들에 대해서도 불이익을 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위키리크스한국=조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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